[Opinion] 동물을 위해 책을 읽습니다. [도서/문학]

글 입력 2023.07.12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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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영화나 책이 인생을 완전히 바꿨다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비슷한 맥락으로 ‘인생 영화’, ‘인생 책’과 같은 캐치프레이즈도 그닥 선호하지 않는다. 물론, 강조의 의미로 사용되었다는 것은 이해하나, 특정 작품 하나가 인생을 흔들 정도로 작용했다는 맥락이 완벽히 공감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말을 바꿔서 특정 작품이 ‘인생을 조금 바꾼 것 같다.’라는 말에는 공감이 간다.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작품을 보고 난 전과 후가 달라지는 경험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삶의 궤도를 조금 비틀거나, 본인의 시야에 미묘한 영향을 주는 것. 이러한 경험이 쌓여 인생이 바뀌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예술이 위대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얘기가 조금 커졌지만, <동물을 위해 책을 읽습니다>는 최근 나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작품이다. 해당 책은 혜화의 독립서점인 ‘풀무질’에서 친구에게 받은 소중한 선물이다. 소란한 시간을 보내고, 최근 집에서 여유롭게 읽을 수 있었다. 책을 읽는 동안, 굉장히 힘들고 불편했다. “안다는 건 불편한 일이다.”(p.174)와 같은 문장처럼, 동물 학대의 현장과 무시당하는 동물권에 관한 이야기에 마음을 앓았다. 책을 읽으며 동물들에 공감했고, 무지했던 스스로를 반성하며 여러 다짐을 거듭하였다.


T든 F든(MBTI에 관한 이야기) 강아지에 관한 이야기에는 무조건적으로 공감한다는 밈을 본 적이 있다. 한편, 나의 주변에는 동물을 싫어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좋아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예전에, 학교 주변을 돌아다니면 고양이에게 몰려든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었다. 또, 최근 ‘동물 복지’가 주목받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앞과 같은 경험으로 인해, 지금 세상이 동물들이 살기 나쁘지 않은 환경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주위에 사랑받는 반려동물을 자주 봐서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러나, 해당 책을 읽고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생각을 고쳤다.


“길고양이를 수백 마리 잡아서 죽여도, 개를 처참하게 때리고 굶겨 죽여도, 자동차에 매달아 질질 끌고 다니며 끔찍하게 죽여도 수십만 원 벌금형이 대부분이다.”(p.40) 고양이나 개를 제외하고도, 공장식 축산 문제, 동물 학대 등등. 아직 동물들이 살기 나쁘지 않은 환경조차 오지 않았다. 어쩌면 극소수의 운 좋은 동물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동물에게 지구는 지옥이지 않을까.


동물들이 좀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책을 읽으며 계속 들었던 생각이, 세상이 동물에 대해 무지하고 냉정하다는 것이다. 동물, 그리고 생명과 약자에 관해 관심을 기울이는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 환경윤리학자 레오폴드는 말한다. “우리는 우리가 보고, 느끼고, 이해하고, 사랑하고, 믿음을 갖는 것들에 관해서만 윤리적일 수 있다.”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는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이해하고, 사랑하고, 믿어야 할 것이다.


동물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나 역시 동물을 좋아하는 편이었지만, 동물을 주제로 공부하거나 여러 고민을 한 경험은 적었다. 이번 기회로 인해, 동물권에 관심이 생겼고 동물을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는지 고민하게 되었다. 동물을 애정한다면, 더 나아가 약자와 생명에 관심을 기울인다면 해당 책을 읽기를 추천한다.


김보경 작가님은 출판사 책공장더불어를 운영하고 계시는데, 해당 출판사는 동물에 관한 책을 주로 출판한다고 한다. 동물에 관해서 굉장한 노력을 하는 분이 있다는 점이 가슴을 굉장히 따뜻하게 해주었다. 또, 책에 소개된 동물에 관한 따뜻한 이야기를 읽으며 동물과 함께 사는 세상이 행운처럼 느껴졌다.

 

앞으로, 더 많은 동물이 행복하고 자신의 권리를 누리기를 기도한다. 나도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겠다.

 

 

[김민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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