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늦여름과 초가을 사이 playlist [음악]

낮의 뜨거운 햇살, 밤의 시원한 공기와 어울리는 미지근한 노래들
글 입력 2021.10.15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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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의 10월이 다가왔다. 낮엔 여름이 옷자락을 붙잡고 있기라도 한 듯, 아직은 쨍-한 날씨다. 그러나 밤엔 시원한 공기를 머금은 가을바람이 우리를 맞이한다. 가을과 여름 사이, 마음이 느끼는 온도도 각기 다른 요즘. 이 계절에 듣기 좋은, 미지근한 분위기를 가진 노래 3곡을 추천하려 한다.




1. 백예린 –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 거야 (2019.3월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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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백예린’이라는 가수의 음색을 제대로 알려준 곡이다. 2년 전 노래임에도 최근에서야 알게 되었다. 나는 내가 관심이 생기지 않으면 주위 사람들이 좋다고 해도 별로 흥미를 가지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노래는 ‘왜 그때 몰랐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 정도로 마음에 쏙 든 곡이었다.

 

노래 자체가 기-승-전-결의 느낌도 아니고, 그렇다고 확실한 훅(Hook)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가수의 음색과 몽환적인 노래의 분위기, 그리고 왠지 모를 다정한 가사의 삼박자는 완벽 그 자체다.

 

특히 ‘가끔은 너무 익숙해져 버린 서로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이라는 가사가 꽤 인상깊다. 정말 잃고싶지 않은 누군가에게 속삭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오묘하다. 이 노래를 들으며 본인이 잃고 싶지 않은 누군가가 있는지, 있다면 누구일지 한 번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 곡을 좋아해서 다른 가수분들이 커버한 영상들도 찾아봤는데, 그 중에서도 가수 린(Lyn)과 존 박님이 부른 버전이 유난히 좋았다.

 

 

 

2. 10cm – 서울의 잠 못 이루는 밤 (feat.이수현) (2021.5월 발매)


 


 

 

이 곡 또한 첫 곡과 마찬가지로 최근에 알게된 곡이다.

 

평소 10cm의 어쿠스틱을 참 좋아해서 폰서트, 스토커 등 꽤 많은 노래를 안다고 자부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노래는 아예 몰랐었다. 유튜브 <바라던 바다>에서 게스트로 등장한 권정열이 악동뮤지션 이수현과 함께 버스킹을 하는 영상을 보고, 이 노래를 알게 되었다. 너무도 좋아하는 두 음색의 만남이라 노래를 듣기도 전부터 어깨가 들썩거렸다. (이 노랠 라이브로 듣는 사람들은 얼마나 좋았을까.)

 

이 노래를 처음 접한 게 버스킹 영상이라 그런가, 노래 제목에 ‘서울’이 있는데도 가사 곳곳에 도시의 풍경이 묻어나는데도 듣고 있으면 시원한 가을 ‘밤바다’가 생각나는 느낌이다. 그리고 노래 구성이 1절은 권정열, 2절은 이수현이 부르는데 2절 시작할 때 상큼한 목소리가 톡 튀어나와서 색다른 느낌을 준다.


‘어떻게든 우린 서로 연락해야 해’라는 가사가 있는데 이 부분을 너무 잘 살려 불러서 기억에 남는다. 이 곡은 음원도 좋지만 라이브가 더 좋다. 꼭 라이브 영상으로 들어보는 걸 추천한다.

 

 


 

 

 

3. 잔나비 –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 (2019. 3월 발매)


 


 

 

‘잔나비’라는 밴드를 내 머릿속에 각인시킨 곡.

 

사실 이 밴드는 대학 동기가 ‘인디 음악을 좋아해요. 잔나비라는 가수를 제일 좋아해요!’라는 자기소개를 통해 알고 있었다. 하지만 노래는 들어볼 생각을 하지 못했었는데, 길을 가다 약간 80년대 st 어쿠스틱한 노래가 들려서 검색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노래는 나의 잔나비 최애곡이 되었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이 곡을 ‘영원할 것 같던 사랑도 언젠가는 끝이 난다. 마지막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 한 번 기꺼이 사랑에 속아 주려 하는, 청춘의 한 장면을 노래한 곡이다.’ 라고 소개했다.

 

그 때문인지 뮤직비디오 또한 아련함이 묻어난다. 마치 응답하라 시리즈 드라마처럼 한없이 두근거렸다가, 엇갈리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속상하고 안타까웠다. 음원과 라이브만 보다가 뮤직비디오는 처음 접했는데, 노래 못지않게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만큼 인상적이었다.

   

*

 

이렇게, 지금 날씨와 딱 어울리는 주관적인 세 가지 곡을 소개해 보았다.

 

개인적으로 첫 번째 곡은 아끼는 사람과 함께, 바람부는 공원에서 들었으면 한다. 그리고 두 번째 곡은, 어둠이 드리운 밤바다에서 누군가와 걸으며 들었으면 좋겠다. 마지막 세 번째 곡은, 누군가가 유난히 그리운 밤에 그 사람과 함께했던 순간들을 회상하며 들으면 좋을 것 같다.

 

오늘 소개한 음악과 함께, 곧 다가올 완연한 가을을 기다리며 말이다.

 

 

[김민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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