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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의 정의는 시대가 바뀌며 조금씩 변해 왔다. 이전에 비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들도 늘어난 듯 보인다. 그러나, 외로움은 오래 지속되어서는 안 될 상태임은 분명하다.

 

카치오포에 따르면 외로움은 굶주림, 갈증, 신체적인 통증의 불쾌감과 맞먹을 정도로 불쾌한 감정이며, 인간이 육체적 고통을 겪지 않기 위해 위험한 일을 피하는 것과 같이, 사회 정서적 고통을 겪지 않기 위해 사회적인 관계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사회적 유대감은 인간의 정상적인 욕구 중 하나이다. 타인과의 교류가 점점 사라진다면 외로움을 타는 것을 넘어 고립이라는 함정에 빠지게 된다.

 

 
고립이라는 괴물은 개인을 둘러싼 모든 사회적 연결성의 끈을 잘라 외부와 단절시키고, 자신감이나 자아존중감을 물어뜯어 바닥에 내동댕이치면서, 더 이상 사회적 동물로서의 생활이 불가능하도록 하여, 생물적 욕구인 생존의 욕구마저도 희미하게 만들어 삶의 의미를 상실하게 만든다. - 42p
 

 

외로움의 함정에는 세 가지 단계가 있다.

 

첫 번째, 일상적 단계이다. 평범한 이들에게 해당되는 단계로 ’외로움‘을 스스로 인식하고 완화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가끔 느끼는 시공간적 외로움, 관계의 외로움 등이 이에 포함된다. 이 단계에서 외로움을 본인이 인식하여 해소할 수 있다면, 심화적 단계로 진전될 가능성은 낮다.

 

두 번째, 심화적 단계이다. 일상 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며 정상적인 삶의 패턴을 유지하기 힘든 상태이다. 이 단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나의 외로움은 일상생활을 버겁게 할 만큼 심각하다‘라는 자각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자각을 가진 이들이 많지 않고, 섣불리 외로움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세 번째, 고립적 단계이다. 이 단계는 사회적 연결성이 단절되고, 마음의 문을 닫아 자물쇠를 꽁꽁 채워버린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외로움의 악순환을 경험하며 현 상황에서 벗어나려는 시도 자체를 포기하게 된 것이다. 고립은 ‘개인적 고립’과 ‘사회적 고립’으로 나눌 수 있는데, 개인적 고립은 대부분 자발적인 장소적/공간적 격리의 성격이 강한 반면 사회적 고립의 경우 비자발적이며 사람 간 관계에서의 단절 및 소속감이 끊어진 상태를 말한다.

 

 

외로움은 주변에 아무도 없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남과 공유할 수 없는 것, 남과 공유할 수 없다고 느끼는 것이다. - 80p

 

 

분석심리학자 칼 융의 말이다. 외로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사자가 느끼는 인식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같은 일이라도 개인이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상황 대처가 다른 것처럼, 상황이 외로움이라는 정서로 연결될지 말지의 여부는 개인의 상황 인식이 좌우한다.

 

또한 자기인식도 중요하게 작용하는데, 이는 개인적 정체성과 사회적 정체성으로 나눌 수 있다. 개인적 정체성은 스스로가 느끼고 규정하는 내용으로, 성격이나 취향 등이 해당된다. 사회적 정체성은 자신을 규정하는 데에 집단을 필요로 하며 이를 위해서는 타인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현대의 자본주의 사회는 공평하지 않다. 무한 경쟁의 구도에서 뒤처진 사람은 쓸모 없는 잉여적 존재로 치부된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 간의 유대, 연대감은 희미해지고 공동체 의식은 약화된다.

 

인간이 가장 절망적인 순간 중 하나는 이 세상에 내가 속한 곳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소속감이란 것은 큰 의미를 가지는데 살아가며 이것을 느끼지 못할 때 인간은 커다란 무기력에 빠진다. 필자도 동일한 경험이 있기에 매우 공감됐다. ‘나는 대체 누구지?’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끊임없이 소속되기를 갈망하는 마음에 사로잡혔었다. 본문에서 언급한 것처럼 어디에도 속한 곳이 없다는 건, 자신이 사회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절망감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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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고립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개인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저자는 ‘나의 외로움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방법’이 가장 손쉽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한다. 최근 뇌과학 관련 논문을 보면, 사람 간의 건강한 네트워크 연결이 마음의 건강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고 한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마음은 사람들 사이를 돌고 도는 것이 자연스러우며, 한 사람에게 갇히면 병이 된다고 한다.

 

‘성인발달연구’를 보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돈, 지능, 사회적 지위, 운동 등이지만 실제로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무엇보다 풍요롭고 만족스러운 ‘친밀한 관계’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몇 명이든 상관없다. 마음이 통하는 단 한 사람이라도 곁에 있다는 것은 엄청난 행운이자 행복의 지표이다.

 

저자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인 만큼 혼자 살더라도 소속감을 위한 공동체도 필요로 하겠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보내게 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각자 외로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주변 인간관계를 잘 돌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과의 소통이다. 사실 가족, 친구와 보내는 시간 이외에 대부분의 시간은 혼자 보내지 않는가? 인생은 결국 나의 이야기니까.

 

‘고독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는데, 필자도 여기에 속한다. 혼자 카페에 가거나 책을 읽고 산책을 하는 등 타인과의 관계에서 벗어나 나와의 대화를 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고립에 빠지지 않기 위해 충전이 필요한 상태임을 인지하고, 나만의 충전 방식을 만드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책을 읽으며 인간은 어쩔 수 없이 타인과 공존해야만 하는 사회적 동물임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우리의 인생 속 많은 지점에서 상처를 받는 것도, 상처를 주는 것도 인간이겠지만 그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기에, 어떻게 처신하는 것이 지혜로운지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모두가 외로움에서 한 발짝 벗어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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