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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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팍한 일상 속 음악 페스티벌은 말 그대로 축제다.

  

달력에 동그라미를 그려두고 그 날짜만을 기다리게 된다. 하나 둘 뜨는 라인업을 기대하며 하루하루가 설렌다. 준비과정도 여정의 일부다. 그곳에 어떻게 갈 지 찾아보는 것, 챙길 물품을 적으며 일종의 준비과정을 거치는 것 또한 두근댄다.


페스티벌에서 라이브를 듣는 건 꽤나 의미있는 일이다.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새로운 곡, 몰랐던 곡을 청취하며 새로운 취향을 찾아나갈 수 있다. 음원사이트에서 무작위로 찾아듣는 것보다 진입장벽이 낮다고 느낀다. 왜냐하면 대부분 트랙리스트를 모르기 때문이다.

 

무지에서 오는 장벽의 허묾은 외연을 보다 넓히도록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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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페스티벌에 어울리는 브라운 톤의 착장을 한 권진아는 감미로운 음색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히트곡들을 모두 들을 수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silly silly love'의 전주가 나올 때 가장 환호했다. 이 곡은 잔잔한 멜로디 뒤 숨겨진 직설적인 가사가 참으로 매력적이다. 라이브로 들으니 여름날 반짝 어린 사랑이 더 와닿았다.


날씨가 분명 좋았는데 갑자기 구름이 끼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권진아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하늘에도 닿은 걸까. 사람들이 비를 피해 스탠딩 존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마지막 곡 '운이 좋았지'가 흘러나올 참이었다.

 

분위기가 다소 어수선해지긴 했으나 개의치 않고 노래를 이어나가는 모습이 정말 프로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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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색머리에서 흑발로 돌아온 우즈. 검은 티셔츠에 검은 가죽자켓을 입은 그는 꼭 앙큼한 검은 고양이 같았다.

 

템포 빠른 노래들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 그는 명불허전 라이브 장인의 자태를 아낌없이 뽐냈다. 끼가 철철 흐르는 느낌. 음역대가 높은 노래인데도 피치가 떨어지지 않는 모습이 정말 대단했다. 사운드 클라우드에만 있는 곡도 라이브로 들려줘 더 특별한 무대가 됐다.

 

마지막 곡은 역시나 'Drowning'. 노래방에서 도전해봤다 장렬히 실패한 곡인데, 역시 원곡자는 원곡자다 싶었다.

 

그의 무대를 직관한다면, 팬이 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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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다네, 정말로! 그의 곡 '멸종위기사랑'을 정말 좋아해서 그만큼 기대했던 이찬혁의 무대.

 

무대 구성부터가 남달랐다.

 

곡의 분위기에 맞게 화려한 컬러 조명을 주로 사용했고, 이찬혁 자신 뿐만 아니라 코러스와 세션 분들까지 존재감이 확실했다. 그의 음악세계를 라이브로 온전히 느낄 수 있어 좋았다. 깊이 있는 가사도, 따라 부르기 쉬우나 은근한 노스탤지어가 느껴지는 멜로디도. 무대에 오른 모두가 행복해보인다는 느낌을 받은 건 오랜만이라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파노라마'라는 곡의 가사가 특히 와닿아서 울컥하기도 했다. '이대로 죽을 순 없어, 버킷리스트 다 해봐야 해.'  일상에 회의감이 파도처럼 밀려올 때 자꾸만 곱씹고 싶어지는 가사였다. 그의 시간이 다 끝나고 퇴장할 때도 정말 이찬혁다워서 웃음이 났다.

 

이찬혁이라서 가능한 무언가가 느껴졌던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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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페스티벌에 가기로 한 결정적인 이유. 토요일 라인업에 이소라가 있었기 때문이다.

 

오래도록 그녀의 음악을 동경했던 팬의 입장에서 안 갈 수 없었다. 꼭 현장에서 그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 왜 이렇게 떨리는지. 기다리던 이소라를 마주하고, 노래의 첫 소절을 시작하는 순간 오로지 그의 목소리에 빠져들었다. 베테랑 가수의 감정선이란 이런 것이구나.

 

관객들의 분위기 자체도 달라진 느낌이었다. 숨결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 간절한 마음들이 가닿는듯 했다. 노래가 끝나도 박수치는 걸 잊을 만큼 집중하는 각자의 풍경이 너무도 소중했다. 음악 프로그램 및 라디오 등 여러 방송을 경험해오신 만큼 능숙하고 따스한 멘트들로 우리들의 마음을 녹여주었다.

 

'청혼', '처음 느낌 그대로', 'Track 9', '바람이 분다' 등 애정해 마지않는 곡들을 직접 들을 수 있어 정말정말 행복했다. 감탄을 넘어 경이에 가까운 무대였다. 왜인지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사랑합니다 소라언니, 오래오래 노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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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10시에 끝나는 공연이었지만 심한 비바람으로 인해 공연이 약 30분간 중단됐었다. 마지막 순서인 잔나비의 무대를 조금 더 보고 싶었지만, 예매해둔 공항리무진 시간이 빠듯해 10시 10분쯤 공연장을 나서야 했다.


궂은 날씨에도 꿋꿋이 진심을 다해 노래하는 그들을 보며 '일'의 의미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보게 됐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이 일이 나에게 맞는지, 또 다른 꿈을 위한 이정표일지, 아니면 거쳐가는 정류장에 불과할지. 한 가지 확실한 건 나도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좋아하고 싶다는 것. 결코 놓고 싶지 않다는 것.


손수 찍은 동영상을 돌려보며 경험 발자국을 다시금 꾹꾹 눌러 찍어본다.


이 때의 선율이,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 되겠지. 또 하나의 잊지 못할 조각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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