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기교와 설득력 있는 해석, 매혹적인 음색으로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아온 아우구스틴 하델리히가 오는 9월 13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무반주 바이올린 리사이틀을 연다.
2006년 인디애나폴리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린 하델리히는 미국 주요 오케스트라를 비롯해 베를린 필하모닉, 빈 필하모닉, 암스테르담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런던 필하모닉 등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국제적인 명성을 쌓아왔다. 2018년에는 음악 전문지 ‘뮤지컬 아메리카’가 선정한 ‘올해의 연주자’에 이름을 올렸으며, 올해는 통영국제음악제 상주 음악가로 선정되며 한국 관객과도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평소 폭넓은 레퍼토리를 다뤄온 하델리히답게 이번 공연의 작품들은 시대와 장르를 아우른다. 1부는 텔레만의 <무반주 바이올린 환상곡 8번>으로 시작해 자유롭고 생동감 넘치는 바로크 양식의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다.
이어지는 퍼킨슨의 두 개의 작품에서는 보다 현대적이고 이색적인 음악 세계를 펼쳐낸다. 바흐로 대표되는 무반주 바이올린의 전통 위에 블루스 음계와 재즈 특유의 리듬, 즉흥적인 감각을 더한 <무반주 바이올린을 위한 Louisiana Blues Strut: Cakewalk>는 블루스 노트의 미묘한 음정과 강한 악센트, G현을 중심으로 한 깊고 묵직한 울림과 더블스톱 등이 어우러지며 클래식 바이올린에서는 쉽게 만나기 어려운 독특한 정서를 느낄 수 있다.
<무반주 바이올린을 위한 Blue/s Forms>에서는 전통 클래식의 어법과 블루스의 자유롭고 거친 어법의 재미있는 충돌이 더욱 두드러진다. 이러한 블루스의 리듬감과 악센트, 즉흥적인 억양을 하델리히가 특유의 섬세한 음색과 깊이 있는 표현력으로 어떻게 풀어낼지 역시 이번 무대에서 기대가 되는 지점이다.
몽환적이고 섬세한 분위기의 이자이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5번>을 지나면 1부의 마지막은 파가니니의 <카프리스 19번 & 16번>이 장식한다. 빠른 패시지와 정교한 운지, 다양한 연주 기법을 요구하는 파가니니의 작품은 바이올리니스트의 기교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레퍼토리다. 완벽에 가까운 테크닉을 보여주었던 하델리히가 이번 무대에서는 어떤 극적인 색채를 만들어낼지 주목해 볼 만하다.
2부는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으로 채워진다. 바흐의 세 개의 바이올린 파르티타 가운데 가장 널리 사랑받는 작품으로, 특히 마지막 악장인 ‘샤콘느’는 바이올린 음악사의 정점으로 꼽힌다. 하델리히는 이 작품을 삶에 비유하기도 했다. 반복되는 주제 위에 고통과 슬픔, 사색과 환희가 차례로 펼쳐지는 음악의 흐름이 삶의 여정과 닮아 있다는 것이다.
‘샤콘느’는 짧고 간결한 주제에서 출발해 수많은 변주를 거치며 하나의 거대한 구조를 만들어가는 악장이다. 한 대의 바이올린으로 여러 성부를 암시하면서 긴 호흡의 흐름을 이어가야 하는 만큼, 그 안에서 무엇을 듣고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연주자의 음악적 시선과 해석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삶의 다양한 표정을 품은 이 거대한 음악적 구조를 하델리히는 어떤 하나의 흐름으로 완성해 낼지 궁금해진다.
하델리히의 연주는 과장된 제스처가 없으면서 강한 울림을 남긴다. 음악 자체가 충분히 말할 수 있다면 감정을 과장하거나 연기할 필요가 없다는 그의 생각처럼, 이번 무대에서도 음악에 불필요한 것을 더하기보다 악보가 지닌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연주를 들려줄 것이다. 오롯이 바이올린 한 대와 연주자만 남는 이번 무반주 무대에서 하델리히가 음악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건넬지 기대해 본다.
■ PROGRAM ■
텔레만 무반주 바이올린 환상곡 8번 E장조
G. P. Telemann Fantasia for Solo Violin No. 8 in E Major
퍼킨슨 루이지애나 블루스 스트럿: 무반주 바이올린을 위한 케이크워크
Coleridge-Taylor Perkinson Louisiana Blues Strut: A Cakewalk for Solo Violin
퍼킨슨 무반주 바이올린을 위한 Blue/s Forms
Coleridge-Taylor Perkinson Blue/s Forms for Solo Violin
I. Plain Blue/s
II. Just Blue/s
III. Jettin’ Blue/s
이자이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5번 G장조, Op. 27
E. Ysaÿe Sonata No. 5 for Solo Violin in G Major, Op. 27
I. L’Aurore
II. Danse Rustique
파가니니 카프리스 19번, 16번
Paganini Caprice No. 19, No. 16
Intermission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 d단조, BWV 1004
J. S. Bach Partita for Solo Violin No. 2 in d minor, BWV 1004
I. Allemanda
II. Corrente
III. Sarabanda
IV. Giga
V. Ciacco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