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변환][포스터] 선셋 롤러코스터 내한공연_2026년 3월 14일_KBS아레나.pn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603/20260309020602_hexrrwmo.png)
대만의 밴드 Sunset Rollercoaster (이하 선셋 롤러코스터)가 3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2009년 데뷔해 아시아 인디 씬의 슈퍼루키로 시작한 선셋 롤러코스터는 이제 글로벌 인지도와 인기를 가진 밴드로써 입지를 단단히 하고있다. 단독 공연으로는 지난 2017년, 2023년 두 번 방문했지만 한국 아티스트들과 콜라보와 락 페스티벌 참여로 한국 리스너들에게는 더욱 가깝게 느껴지는 밴드이다. 장르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그들의 다짐과 함께 선셋 롤러코스터는 데뷔 이래 재즈, 드림팝, 펑크 등 다양한 장르와 스타일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해석하며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이번 내한공연은 지난 8월 발매된 정규 4집 《QUIT QUIETLY》를 기념한 아시아 투어 ‘Q comes Q goes’의 일환이다. 이들의 내한에 앞서 디스코그래피를 훑어보며 대표곡부터 이번 공연에서 기대되면 곡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MY JINJI
결성 이후 약 5년의 공백기를 가진 뒤 발표된 [My Jinji]
커버 속 사탕 위를 맴도는 개미들처럼 곡은 따뜻하고 달콤한 분위기를 가진다.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밴드이지만, 하나의 궤로 음악 세계를 설명하자면 ‘달콤함’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이 곡은 신시사이저 중심의 사운드 위에 재즈와 소울, 펑크 요소가 섞이며 레트로한 질감을 만들어내는데, 이는 이후 선셋 롤러코스터가 보여주는 시티팝적 색채의 출발점으로도 보인다. 또한 후반으로 갈수록 겹겹이 쌓여가는 세션은 곡의 공기를 서서히 확장시키며 공감각적인 인상을 전달한다. 신디사이저가 합류하며 등장한 그들만의 새로운 색채를 담은 음악이 도시 풍경을 연상시키는 듯하다.
마치 밴드명처럼 노을을 앞에 두고 천천히 거리를 거니는 데이트처럼, 느릿하고 따뜻한 온도를 가진 곡 [My Jinji]
GREEDY
풍부한 색소폰과 세션의 조화가 돋보이는 이 곡은 두 번째 정규앨범 《Cassa Nova》에 수록된 [Greedy]
곡은 비교적 느긋한 템포 위로 보컬 멜로디와 색소폰 라인이 부드럽게 얹히면서 점차 공간감을 확장한다. 이러한 편곡 방식은 재즈와 펑크, 신스팝 요소가 결합된 선셋 롤러코스터 특유의 사운드를 잘 보여준다. 부드러운 리듬 위로 흐르는 색소폰 라인은 곡 전체에 여유로운 공기를 만들어내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형성한다.
Under the Skin
선셋 롤러코스터는 음악만큼이나 시각적 요소에도 강하다. 뮤직비디오들 또한 밴드의 음악을 이해하는 데 또 다른 지평을 열어준다. 특히 [Under the Skin]
또한 영상은 비교적 단순한 세트와 반복적인 동작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절제된 연출은 장면의 리듬과 오브제의 움직임에 집중하게 만들며, 현실과 비현실 사이 어딘가에 있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뮤직비디오 속 잔디 위 피크닉 테이블에서는 한 손이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처럼 꿈틀거린다. 텅 빈 테이블 위에 컵과 접시, 음식들이 차례로 등장하고 손은 홀로 기다리며 춤을 춘다. 현실적인 공간 속에서 신체의 일부만이 독립적으로, 마치 하나의 인물처럼 움직이는 이 장면은 일상적인 풍경을 낯설게 만드는 초현실적 연출로 읽힌다.
Blue Bird
[Blue Bird]는 제목과 노래의 첫 음이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지는 곡의 좋은 예시다. 이 곡은 선셋 롤러코스터의 최신 정규 앨범 《QUIT QUIETLY》에 수록된 트랙으로, 밴드가 최근 보여주는 보다 세련되고 팝적인 사운드 감각을 잘 드러낸다. 신시사이저와 기타 리프가 노래의 시작을 연다. 레이어가 점차 쌓이는 구조 속에서 멜로디와 리듬의 균형이 자연스럽게 유지되는데, 이러한 균형감이 곡의 슬프면서도 따뜻한 정서를 이어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너무 심심하지도 않고 과하지도 않는 그 중간 지점을 이제 중견 밴드가 되어가는 선셋 롤러코스터는 완벽하게 만들어낸다.
첫 음이 시작되는 순간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멜로디는 제목이 가진 이미지와도 절묘하게 맞물리며 산뜻하면서도 어딘가 쓸쓸한 인상을 남긴다. 이러한 점에서 [Blue Bird]는 선셋 롤러코스터가 만들어내는 낭만적인 사운드를 비교적 간결한 톤으로 보여주는 곡이라 할 수 있다.
Fading Out
한 앨범에서 정교하게 배열된 트랙 순서대로 음악을 듣다 보면,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시작과 끝을 마주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선셋 롤러코스터의 정규 4집 마지막 트랙 [Fading Out]을 처음 들었을 때의 인상이 바로 그랬다.
제목이 암시하듯, 이 곡은 마치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카메라가 천천히 멀어지고 화면이 서서히 페이드 아웃되는 순간을 연상시킨다. 전체적인 멜로디라인에서는 중화권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르기도 한다. 극적인 클라이맥스 대신, 여운을 남기며 사운드의 밀도를 조절하는 방식이 곡의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구조는 앨범의 마지막 트랙으로서 자연스럽게 긴장을 풀어주면서도, 앞선 곡들의 정서를 정리한다. 앞서 소개한 [Blue Bird]
선셋 롤러코스터의 음악을 듣다 보면 종종 시청각적인 장면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곤 하는데, 이 곡은 특히 그런 감각이 강하게 작동하는 트랙이다. 그래서인지 이번 콘서트에서 이 곡 또한 어떤 방식으로 구현될지 가장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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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한국에서 신스팝, 얼터너티브, 드림팝 계열의 음악은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듯하다. 특히 이국적인 분위기와 함께 멜랑콜리한 감성을 건드리는 지점이 많은 리스너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선셋 롤러코스터 한국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통해 이러한 흐름 속에서 꾸준히 존재감을 드러내왔다. 특히 혁오 밴드와의 콜라보로 발표된 프로젝트 앨범 《AAA》가 그 관심을 정점에 끌어올린 계기가 되었다. 두 밴드는 후지 락 페스티벌,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등 여러 무대에서 함께 공연하며 서로 다른 음악 세계가 어떻게 자연스럽게 융화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런 만큼 이번 공연에서 기대되는 지점들이 많다. 선셋 롤러코스터의 단독 투어이지만 [Young Man]
마지막 공연이 열렸던 3년 전 콘서트의 공연장 YES24 LIVE HALL과 달리 이번 공연은 더 큰 규모의 KBS 아레나에서 진행된다. 훨씬 많은 관객을 수용하는 공간인 만큼 이들의 무대 연출이나 스케일, 그리고 라이브에서 보여줄 편곡 변화 역시 기대를 모은다. 현실과 비현실 사이 어딘가에서 서서히 번져가는 선셋 롤러코스터의 멜로디처럼, 이번 내한 공연 역시 관객들을 달콤한 여운 속으로 천천히 밀어 넣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