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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충동적으로 끊은 항공권 한 장 [여행]

공강 날 떠난 일본

by 윤경주 에디터
2026.06.0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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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강을 활용해 해외여행을 가는 것은 작지만 오랜 로망이었다.


하지만 희망과는 거리가 멀게도, 지난 나는 바쁜 학기를 보내며 해외여행은커녕 공강 날 집 밖을 나가는 것조차 버거울 정도로 무력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 지난 4월, 중간고사를 앞두고 괜히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는 마음에 항공권을 검색해 보았다. 사실 검색할 때만 해도 정말 갈 생각은 없었다. 그냥 얼마 정도 하는지 궁금했을 뿐이었다.


유류할증료 때문에 항공권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들었지만, 막상 찾아보니 예상보다 저렴했다. 문득 '이 정도면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 번 가볼까?'


여차저차하여 일정이 가능한 친구들을 동원해 여행 크루를 만든 뒤 충동적으로 항공권을 끊었다. 일정과 여행 계획을 조율한 끝에 5월 말, 2박 3일 일정으로 오사카를 다녀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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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처음이었다.

 

무척 덥고 습한 나라라고 알고 있었는데, 지금 한국도 더운데 일본은 얼마나 뜨거울지 걱정이 됐다.


게다가 머무는 내내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되어 있었기에, 후덥지근하고 습한 여행이 되겠거니 하며 좋은 날씨는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간사이 공항에 막 도착했을 때는 하늘이 맑았고, 해가 지자 선선한 바람이 부는 기분 좋은 날씨였다.


첫째 날에는 지하철을 타고 난바로 이동했다. 익숙하지 않은 구글맵과 복잡한 우메다역의 정신없는 인파 사이에서 헤매다가, 간신히 교통카드를 충전하고 무사히 난바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저녁을 먹은 뒤 상가를 구경하며 도톤보리 쪽으로 걸어갔다.


금요일 저녁의 도톤보리는 무척 북적였다. 글리코상 앞은 이미 사람들이 가득해서, 열심히 찍은 기념사진 속에는 모르는 사람들이 함께 나올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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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에는 교토에 가서 가모강 근처를 구경했다. 활기차고 시끌벅적한 오사카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다. 목조 건물이 눈에 띄는, 차분하고 한적한 거리였다. 초록빛 가로수와 햇빛이 반짝이는 강물 풍경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이날은 습하지는 않았지만, 햇빛이 무척 뜨거웠다. 양산과 그늘이 있어 참 다행이었다. 원래 더운 날씨를 좋아하지 않지만, 지금 이 계절에만 볼 수 있는 풍경 같아 그래도 이맘때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나절 정도만 머물렀던 것이 아쉬워 기회가 된다면 다시 교토를 방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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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나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행지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대화하고, 낯선 거리를 걷고 새로운 풍경을 보면서 예상하지 못한 즐거움을 느꼈다. 평소에는 사람들과 스몰토크 하는 것도 어색해하는데, 타국에서 익숙하지도 않은 언어로 말을 거는 것은 생각보다 용감하게 해낼 수 있었다.


심지어 같이 여행을 간 친구들은 유치원 때부터 알고 지낸 친구들이지만, 익숙한 일상 밖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니 평소에는 몰랐던 모습들도 보였다. 같은 사람들과 같은 관계라고 생각했는데, 장소가 달라지니 대화와 경험도 조금씩 달라졌다.


돌이켜보면 이번 여행은 단순히 새로운 곳을 구경하는 경험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잠시 익숙한 일상에서 벗어나 나와 주변 사람들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2박 3일은 짧았지만, 그 짧은 시간이 다시 일상을 살아갈 힘을 채워준 것 같다. 충동적으로 끊은 항공권 한 장이 생각보다 큰 환기가 되어 주었다.


또다시 여행을 갈 날을 기원하며 오늘 하루를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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