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미지의 세계로 내딛는 한 걸음 [여행]

해외여행을 두려워하는 당신에게
글 입력 2023.10.27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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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것을 도전하는 데에는 기분 좋은 떨림도 있지만 그만한 두려움도 따라오는 것 같다. 때로는 그 두려움에 잠식되어 새로운 것을 도전하는 것조차 힘들 때도 많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역시 ‘안 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하고 후회하는 게 낫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해외여행을 떠나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경우가 많다. 외국의 화려한 건축물, 방대한 자연, 혹은 이색적 분위기에 이끌려 자연스레 그 목표가 생길 수밖에. 그만큼 해외여행은 사람들의 다양한 취향을 막론하고 그 존재 자체가 주는 유혹이 상당하다.


그래서 해외로 향하는 것은 나에게 쉽지 않은 과제였다고 말한다면, 누군가는 필히 의아해할 것이다. 모두가 바라는 꿈만 같은 일을 왜 두려워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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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누군가 나처럼 해외여행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면, 그 종류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뉠 것이다.


첫 번째로, 소통의 두려움이다. 내가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모국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유창하게까지는 아니더라도 제대로라도 사용할 수 있을까? 갑작스럽게 소통에 문제가 생기면 어떡하지? 비록 나는 영어와 프랑스어를 배웠지만, 외국어를 맞닥뜨렸을 때 숨이 턱, 하고 막혀오는 기분은 어쩔 수 없었다. 이게 ‘언어의 장벽’이라는 것일까.


두 번째로, 치안의 두려움이다. 비록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뒤숭숭한 사건이 여럿 발생하고는 있으나, 그럼에도 해외와 비교하였을 때 우리나라의 치안이 여전히 좋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 듯하다. 작게는 소매치기부터 크게는 폭동이나 총기 사고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사건·사고들이 해외에서는 발생한다. 거기에 내가 휘말리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로 해외여행을 포기하는 것은 다소 미련한 행동일지도 모른다.


물론 위의 두 가지 두려움을 아예 부정하지는 않겠다. 우리나라가 아니기에 소통하는 데에 훨씬 더 큰 어려움이 있으며, 여전히 유명 관광지에서도 다양한 사건·사고가 발생하고 있으니. (내가 몇 달 전 파리를 떠난 직후 바로 큰 폭동이 이어졌다. 말 그대로 간발의 차였다.) 그리고 그 외에도 우리나라에서 생활할 때 비해 겪는 여러 불편함과 어려움이 분명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해외로 떠났을 때, 전혀 다른 환경의 타국이 주는 즐거움은 정말 짜릿하다. 당연하고도 진부한 얘기이기는 하나, 골백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사실이다. 해외에서는 우리가 지금까지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무언가를 경험한다. 그것은 마치, 다시 태어나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하는 기분이다. 단순히 다른 나라로의 여행이 아니었다. 다른 세계로의 이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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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룽게른 호수를 본 적이 있는가?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도 나온 장소인데, 푸르다 못해 옥색으로 빛나는 호수 주변을 아기자기한 건물들과 울창한 산들이 둘러싸고 있다. 버스를 타고 이곳을 지나칠 때, 마치 동화 속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이 호수의 색깔은 우리나라에서는 절대로 볼 수 없을 것이다. 물속 석회질이 풍부해서 만들어지는 색깔이니.


이처럼 유럽은 석회암이 많아 식수를 마시거나 몸을 씻을 때 석회질로 인해 불편함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그 특징은 우리나라와 다른 아름다운 환경을 만들어낸다. 하얗게 물들어있는 석산, 유달리 푸른 바다와 호수, 다양한 대리석 조각상과 건축물들. 그래서 그저 길을 걸으며 주위를 둘러봐도 계속 감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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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움을 경험하는 것뿐만 아니라, 오히려 이미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것을 직접 보는 즐거움도 있다.

 

뉴욕현대미술관 내 하얀 벽 한쪽에 걸려 작지만 빈틈없는 화려함을 보이는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루브르 박물관 계단을 올라가는 길 끝에 당당하게 그 위엄을 뽐내며 자리하고 있는 <사모트라케의 니케>는 직접 보았을 때 주는 감동과 위압감이 상당하다. 또 파리의 에펠탑, 로마의 콜로세움 등을 처음 보았을 때는 이게 현실이 맞나 싶은, 꿈같은 기분까지 느껴진다. 이것은 미디어 혹은 종이로만 보았을 때는 절대로 느낄 수 없는 카타르시스이다.


그러니, 해외는 갈 수 있을 때 꼭 가보는 것이 여러모로 인생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당부하고 싶은 말은, 기회가 제대로 주어졌다면 꼭 붙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기회는 생각보다 쉽게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하던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너무 많은 것을 포기했다. 내게는 해외 어학연수도 그중 하나였다. 그 당시에는 내가 포기한 것이 얼마나 귀중한 것이었는지 잘 몰랐다. 어차피 해외에 머물러도 고국에 대한 그리움만 커졌을까 봐. 하지만 졸업한 이후 처음으로 유럽으로 갔다 와 보니, 어학연수에 가지 못한 것이 내 인생 가장 큰 후회 중 하나로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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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 가지 못할 장소도 존재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해수면이 점점 높아지면서, 베네치아는 관광지로서의 수명을 다할 위기에 처해있다.

 

베네치아의 가장 오래된 플로리안 카페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산 마르코 광장을 멍하니 바라보고, 산 마르코 종탑으로 올라가 베네치아의 아름다운 전경을 구경하며 즐겼던 그 느긋함이 정말 좋았다. 이렇게 아름다운 도시를 언젠가는 보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그래서 해외여행을 갈 수 있을 때 가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 지금이 그곳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일 수 있기에.


해외여행을 가는 게 마냥 쉬운 일만은 아니다. 시간과 돈도 많이 들고, 챙겨야 할 것도 많다. 하지만 준비가 되어 있다면, 미지의 존재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기대감을 더 느껴보기를 바란다. 분명 갔다 온 후에는, 여행을 다니던 그 순간순간을 앞으로 계속 곱씹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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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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