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에세이] 독서토론을 시작하다. 단 둘이서.

조지 오웰 - <동물농장>, 알베르 카뮈 - <이방인>을 읽고

by 김유정 에디터
2026.05.27 10:37

 

 

131.jpg

 

 

매일 출퇴근 시간에 릴스를 보고, 9시간 이상 데스크탑 화면을 쳐다보며 나의 눈은 결국 버티지 못했다.

 

눈에 무리가 가는 것이 느껴지고 병원에 다니며, 건강한 보기의 필요성이 절실히 느껴졌다. 출퇴근을 핑계로 멀어졌던 독서가 가장 먼저 떠올랐고, 자주 영화를 보며 감상평을 나누던 친구와 소박한 독서토론 모임을 시작하였다.


 

 

조지 오웰 <동물농장>


 

모임이라고 하기에도 모호한 2명이 전부이지만, 독서토론을 입문할 수 있는 책을 고르고자 제미나이를 괴롭힌 결과, 우리가 선정한 책은 <동물농장>이었다. 이미 내용을 전반적으로 알고 있다고 생각했으나, 막상 오랜만에 읽어보니 읽히는 느낌은 완전히 색달랐다.

 

[아는 것이 힘이다] 직관적인 책이기에, 이야기할 거리가 많았으나 2명 모두 책을 읽고 내린 한 줄 평은 다름 아닌, 아는 것의 힘이었다.

 

인상적인 구절로는 [네 발은 좋고 두 발은 더 좋다.]를 뽑았는데, 혁명의 본질이 완전히 무너져버린 농장의 모습을 잘 표현한 문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흥미로웠던 점은 두 사람 모두 혁명에 앞장서서 권력을 잡은 돼지들 보다도, 혁명에 익숙하지 않아 다른 농장으로 떠난 ‘몰리’, 권력이 있는 동물에게 빌붙어 언변으로 살아남는 ‘모지스’, 소시민적으로 살아가다 아끼던 친구를 잃은 ‘복서’ 등 혁명의 중심에서 조금 떨어진 동물들에 대한 생각 정리를 보다 많이 했다는 점이다.

 

이는, 각자의 성격상 혁명이 일어난다면 돼지들보단 이러한 주변의 역할을 자처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가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이야기가 오가기도 했다.

 

다양한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표현되어있고, 현재와도 밀접하게 연결 지어 이야기할 거리가 많아 첫 토론은 나름 성공적이라며 뿌듯함을 가지고 마무리했다.


 

 

알베르 카뮈 <이방인>


 

첫 토론에 1시간 언저리의 대화를 나눈 우리들은, 독서+토론에 흥미를 애정을 가지기 시작했고 고심 끝에 읽어보고자 했던 <이방인>을 선택하였다. 그러나, 명성과 달리 우리의 독서 취향의 문제인 것인지 독서 수준의 차이였던 것인지 토론을 진행하기엔 어려움을 느껴 2회 만에 회원 2명의 독서토론은 난항을 겪을 뻔하였던 책이기도 하다.

 

첫 책과는 결부터 많이 달라, 토론을 주인공 ‘뫼르소’에 대해 해석하고 이야기해보는 방향으로 진행해 보고자 노력했다. 우리의 주요 주제는 ‘도덕적 괴물이라 여겨진 뫼릐소가 실은 단 한 번도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라는 점이었다.

 

물론 뫼르소의 행동은 명백한 죄이고, 현재 우리의 사고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 점도 많았지만, 정직을 요구하는 세상에서 정직했기 때문에 더욱 비난의 정도가 심해지는 현상이 모순이라는 결론을 내리며 이야기를 마쳤다.


안과를 다니고, 근무시간을 제외하곤 인터넷과 모니터 화면을 멀리하고자 노력했던 시간 동안 나는 1달에 1-2권씩 독서토론을 진행하였다. 아무래도, 혼자 읽는 것보다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생기니 또 다른 독서의 재미를 느끼게 되는 시간이었다.

 

나 혼자가 아닌, 타인과의 약속이기에 의무감으로라도 한참 멀어졌던 책과 다시 가까워지게 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기한 내에 토론을 준비해야 하므로 시간을 내서라도 읽게 되는 어느 정도의 강제성이 있는데,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는 강제성 또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도, 혼자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도 생각하는 것이 많이 달라 이야기하는 것이 흥미로웠던 친구와 각자의 생각을 공유하며 다른 견해로도 책을 해석하게 되니 책을 2번 읽는 효과를 가지는 것 같다.

 

소수의 모임이지만(내향인 2명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펼치기엔 아주 적합한 규모의 모임이라고 생각했다.) 오히려 토론의 진행을 위해 각자 더욱 열심히 준비를 해오며 책임감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 가장 좋은 점은 내 취향의 책만 읽는 편식독서를 피하게 된다는 점인데, 이런 이유로 현재까지 3개월 이상 우리의 모임은 지속되고 있으며, 순항 중이다.

 

앞으로도 종종 토론에 나눴던 이야기를 글로 남기며 우리의 기록을 공유하고 싶기도, 책과 가까워지고자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이런 소소한 모임을 만들어보고자 추천을 하고싶기도 하여 오랜만에 자유로운 글을 남겨본다.


 

김유정 에디터의 인기글

많이 읽힌 글 3편
  1. 01 [Opinion] 선과 악이 불분명하게 공존하는 세상 [영화]
  2. 02 [Opinion] 교동아, 생일 축하해 [만화]
  3. 03 [에세이] 우리 인생에 자기개발은 꼭 필요할까?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