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년배라면 모를 수가 없다.
어린 시절 tv 앞에 앉아 꿈빛파티시엘을 보며 감딸기를 꿈꿔오던 시절이 있었다. 덤벙거리고 실력은 없었지만, 쑥쑥 성장해가며 많은 경험을 하고, 파티시에의 꿈을 이루는 감딸기를 동경했다.
베이킹을 직접 해보기 시작한 건 고등학교 때,제과제빵을 꿈꾸던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를 따라 홈베이킹을 해보며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겼다.
처음에는 버터쿠키부터 만들었다. 쿠키를 굽는 것에 익숙해지고 나서는 쿠키 위에 그림을 그려보기도 했다. 친구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하나씩 골라서 그려줬는데 생각보다 모양이 잘 나왔다. 직접 만든 쿠키에 친구가 좋아하는 캐릭터까지 얹어놓으니 그냥 쿠키 하나를 만드는 것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었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베이킹을 해서 내가 먹는 것도 좋지만, 내가 만든 것을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모습도 꽤 좋다는 걸 알게 됐다. 그 뒤로 스모어쿠키를 만들고 치즈케이크를 만들었다. 빵을 만드는 과정이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하나를 만들고 나면 다음에는 뭘 만들어볼까 찾아보게 됐다.
그 후론 약간식 변형하며 브라우니치즈케이크를 만들고, 모찌빵과 치아바타도 만들어 샌드위치도 해먹었다.
그렇게 만든 것들을 사진으로 남겨두다 보니 어느새 내가 만든 빵과 디저트 사진이 꽤 쌓였다.
두쫀쿠도 그중 하나다. 지금처럼 두쫀쿠가 크게 유행하기 전부터 레시피를 찾아 직접 만들어봤다. 만들어서 혼자 먹기도 했지만 친구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직접 만든 걸 친구들이 먹어보고 맛있다고 해주는 게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베이킹을 계속하게 된 이유에는 이런 것도 있었던 것 같다.
생각했던 모양과 다르게 나오기도 하고, 레시피대로 했는데도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이상하게 한 번 실패했다고 해서 그만두게 되지는 않았다. 다음에는 조금 다르게 해볼까 싶어서 다시 만들어봤다.
베이킹의 재미는 완성된 음식을 먹는 데만 있지는 않았다. 어떤 재료를 얼마나 넣을지 정하고, 반죽을 만들고, 오븐에 넣고 기다리는 과정까지 직접 해야 한다. 특히 오븐에서 빵이 구워지는 냄새가 나기 시작하면 결과가 어떨지 괜히 기대하게 된다. 잘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기다렸다가 꺼내보는 순간도 나름의 재미가 있다. 무언가를 만들어 먹는다는 건 사 먹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 같은 쿠키라도 내가 원하는 만큼 달게 만들 수도 있고 좋아하는 재료를 더 넣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내가 먹고 싶은 것을 직접 만들어본다는 점이 좋았다.
그래서 지금도 가끔 새로운 디저트를 보면 ‘이건 집에서 만들어볼 수 있겠는데?’ 라는 생각을 한다. 꼭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시간이 있으면 하나쯤 만들어보고, 잘 만들어지면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준다. 어릴 때 <꿈빛파티시엘>을 보며 막연하게 생각했던 베이킹은 그렇게 내 일상에 들어왔다. 파티시에가 된 것도 아니고, 전문적으로 베이킹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먹고 싶은 빵이 있으면 한번 만들어보고, 재미있으면 또 만드는 정도다. 그래도 직접 만들어본 뒤로는 빵을 보는 방식이 조금 달라졌다. 예전에는 그냥 맛있어 보이는 디저트였다면 이제는 ‘이건 어떻게 만들었을까’라는 생각을 한 번 더 하게 된다. 사 먹는 것에서 끝났다면 몰랐을 것들을 직접 만들어보면서 알게 됐다. 한 번 해보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계속하게 되고, 그렇게 몇 번이고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내 것이 되어 있다.
나에게 홈베이킹은 딱 그 정도의 취미다. 어릴 때 만화에서 보던 빵을 직접 만들어보고 싶었던 마음에서 시작해, 이제는 가끔 내가 먹고 싶은 것을 직접 만들어 먹는 일. 그리고 잘 만들어진 날에는 친구들과 나눠 먹는 일. 지금까지 만든 것들을 하나씩 꺼내어 보면, 그 안에는 꽤 오래된 취향 하나가 들어 있는 것 같다.
딸기야, 어릴 때는 막연히 맛있는 빵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만들어보니 내가 좋아하는 것을 직접 만드는 일도 좋더라. 그리고 내가 만든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나눠줄 때는 행복한 마음이 꽉 차올랐어. 혼자 먹을 때보다 같이 먹을 때 더 맛있기도 했고. 아마 너도 행복을 나눌 수 있는게 좋아서 파티시에를 시작한 거겠지.
예쁜 케이크를 만드는 것도, 맛있는 빵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내가 만든 것을 누군가와 나누고 그 사람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것. 어쩌면 그게 네가 그토록 파티시에가 되고 싶었던 이유였을지도 모르겠다. 가끔 집에서 혼자 조물조물 빵을 만들고 잘 만들어진 날에는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하나씩 나눠준다.
빵을 만드는 나를 봐 빵유로워!
꿈빛파티시엘을 보며 파티시에를 동경하던 어린 아이는 파티시에가 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도 나만의 방식대로 빵을 만들어 행복을 전달해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