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를 아끼는 방법 [문화 전반]

"최고의 요리는 아무래도, 직접 해먹는거 아닐까?"
글 입력 2023.12.05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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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우리 가족은 김장을 했다.

 

우리 가족은 몇 년 전부터 직접 김치를 담가 먹고 있다. 사 먹으면 되는, 완제품이 있는 편한 시대에 왜 굳이 힘들여 김장을 할까? 처음 김장을 하던 해에 내가 갖던 의문이었다.

 

바로 나를 아끼기 위함이다. 나를 아끼는 가장 쉽고 확실한 방법은 좋은 음식을 먹는 것이다.

 

우리 집에서 하는 김장은 공정과정은 줄이고, 최대한 건강한 재료를 사용하려 노력한다. 농사일을 하는 지인에게서 받아온 고춧가루, 지역 어시장에서 사 온 새우젓 등 과정이 보이는 건강한 재료를 사용하려 노력했다.

 

무를 갈아 무채를 만들고 손질한 갓을 넣고 고춧가루, 마늘, 새우젓, 액젓 등 다양한 재료를 큰 대야에 한데 넣고 열심히 섞는다. 소가 완성되면 소금물에 절여 숨을 죽인 배추를 준비하여 배추 잎 사이사이에 손으로 꼼꼼히 소를 넣는다.

 

하얀 배추에 빨간 소가 입혀지는 것이 먹음직스럽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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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에 들어가는 건강한 음식이라는 의미뿐만 아니라 우리가 직접 만들어먹는다는 성취감 또한 엄청나다.

 

이번엔 4통의 김장김치가 나왔다. 김장을 마치고 이를 보면 뿌듯함과 올해 먹거리를 마련했다는 만족감이 든다. 각자의 역할을 맡아 김장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이루고 다 함께 둘러앉아 수육과 김장김치를 먹으니 돈독한 멤버십도 생겼다. 그렇게 매년 함께 김장을 하다보니 가족 간의 추억거리도 쌓여갔다.

 

["최고의 요리는 아무래도, 직접 해 먹는 거 아닐까?"] - 리틀 포레스트


우리 몸에 들어갈 음식은 우리가 직접 해 먹는다. 리틀포레스트에서 주인공은 자연에서 나온 재료를 가지고 건강하게 또 정갈하게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그 영화에서 직접 해 먹는 삶이 나를 위한 방법일 수 있겠구나 느꼈다. 도시에서도 충분히 리틀 포레스트의 삶을 살 수 있다.


명절엔 제사를 지내지는 않지만 직접 재료를 사와 전을 부쳐먹는다. 무언가를 직접 만들어먹고 복작복작 그날만의 분위기를 느낀다. 전을 부치는 일은 일상에선 해볼 수 없는 특별한 이벤트같이 재밌는 일이었고 내 손에서 맛있는 음식이 만들어진다는 만족감도 전이 쌓이듯이 쌓여갔다.

 

나를 아끼는 또 다른 방식으로 우리 가족은 이제는 사시사철 여행을 간다. 행복을 미래로 유예하지 않기로 한 결과였다. 봄이면 벚꽃을, 여름에는 계곡으로 피서를, 가을엔 단풍놀이를, 올 겨울은 따뜻한 온천이 있는 곳으로 여행을 가려한다. 매 계절 변화하는 자연을 느끼는 것은 살아있음을 느끼게 했다.


나를 아끼는 것, 그것은 나에게 좋은 음식을 먹이고 좋은 볼거리를 보여주고 현재에 충실하게 살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다.

 

나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하려는 것, 그 마음만 있다면 그 누구보다 든든한 나 자신인, '내 편'이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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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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