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존귀를 증명하는 것은 오롯이 너의 몫이다.
(중략)
배우고 익혀 지성을 갖는 것.
내가 이 자리에 앉을 자격이 있음을 증명하는 것.
타인의 힘이 아닌 내 스스로 나의 가치를 드높이는 것.
그것만으로도 배움의 이유는 충분하지.
라넬라, <꽃은 춤추고 바람은 노래한다> 14화 中
illust by 아현(雅玄)
중간고사가 끝났다. 시험은 언제나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방학마다 설레는 마음으로 시간표를 짜던 게 거짓말 같다. 처음 학기가 시작됐을 때만 해도 강의에 대한 기대가 가득했는데, 과제와 시험을 버티다 보면 늘상 초췌해지기 마련이다. 종강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평범한 대학생 1이 된다. 그럼에도 수험생으로 돌아간다 한들 내가 지망하는 학과는 딱히 달라지지 않을 것임을 안다.
대학은 어쨌든 학교. 대학의 본질은 배우는 것. 상아탑이라는 거창한 뿌리에 기여하기엔 나는 딱히 공부를 좋아하지도 연구에 관심이 있지도 않지만. 그럼에도 여기 머무는 동안, 배우고 쌓아간 시간들이 나를 나아가게 하는 반석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