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0일부터 4월 19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2026 코첼라 페스티벌이 열렸다.
나는 우연히 기사를 통해 코첼라 페스티벌에 빅뱅, 저스틴 비버, 사브리나 카펜터, 태민 등 국내외 다양한 아티스트가 출연한다는 소식을 접했고, 흥미로웠지만 할 일이 많아 그냥 지나치려고 했다. 그러다 빅뱅 대성의 '날봐, 귀순' 트로트 영상이 여러 SNS에 올라오는 것을 보고, 궁금함을 참지 못해 보기 시작했다.

특히 한국인이 좋아하는 남성 솔로 팝 아티스트 중 한명인 저스틴 비버, 올해 20주면을 맞은 빅뱅, 그리고 그룹 샤이니의 멤버이자 솔로 가수인 태민의 곡은 10대 시절 자주 들었던 음악이라 그런지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사실 처음에는 열성적인 팬이 아닌, 그저 그 시대의 음악을 즐기던 사람이기 때문에 잠깐 보고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오랜만에 예전 노래를 듣다 보니 그 시기의 나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어 결국 끝까지 보게 되었다.
페스티벌 첫 주, 저스틴 비버의 무대는 해외 비평가들과 일부 대중으로부터 코첼라에서 역대 최고 수준의 출연료를 받은 것에 비해 무대 연출이 허술했다는 비판과 조롱을 받았다. 하지만 틱톡과 유튜브의 실시간 스트리밍에서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러한 저스틴 비버의 기록을 보고 '한 시대의 미국을 대표하는 인물임을 증명했다'라는 댓글을 보게 되었는데, 개인적으로 그 말에 매우 공감했다.
과연 나는 왜 직접적인 팬도 아닌데, 2010년 전후를 대표했던 아이돌이나 뮤지션들의 노래를 들을 때 나의 학창 시절을 떠올리게 되는 것일까?
이는 심리학과 뇌과학 연구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중고등학생 시기는 신체적, 인지적 변화를 겪는 시기로, 이 시기에 음악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심리적 안정을 주는 동시에 뇌를 자극해 그 시기의 기억이나 또래와의 유대감에 대한 기억을 강화한다고 한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보통 10대에서 20대 초반까지 새로운 경험과 음악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지만, 나이가 들수록 이러한 경향은 줄어든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 학창 시절에 접한 음악과 추억은 상대적으로 더 강하게 기억된다. 그러므로 우리가 학창 시절 노래를 즐기며 좋아하고 더 많이 추억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는 것이다.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그 시대로 돌아가게 만드는 가장 쉬운 매개는 음악이지만, 드라마나 영화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했던 서양 여배우는 앤 해서웨이였다. 어린 시절 내가 떠올리던 서양공주나 아름다운 서양 여배우의 이미지와 맞닿아 있었고, '프린세스 다이어리',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레미제라블', '인터스텔라' 등 그녀의 작품을 즐겨 보았다.
그래서 이번 4월 27일에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후속작이 20년 만에 개봉한다고 발표됐을 때, 친척이나 오래된 친구를 오랜만에 만난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설렜다. 아마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 TV 영화 채널에서 이 작품을 보며 느꼈던 감정을 다시 떠올리게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사실 추억이라는 것은 기억을 좋게 포장한 결과일 수도 있다. 실제로 여러 심리학 실험에서는 시간이 흐른 후 인간의 기억이 미화되거나 변형된다는 점이 밝혀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억'이라는 이름은 나의 학창 시절과 어린 시절, 그리고 지금의 나라는 존재를 더 가치 있게 만들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