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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경, 젊은 층에서는 인터넷을 중심으로 ‘브레인롯(Brain Rot)’이라 불리는 밈이 유행했다. 무의미하고 단편적인 이미지들로 이루어진 이들은 맥락을 이해하기보다, 그저 받아들이는 데서 감각이 작동한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반면 회화는 흔히 개념적이고 어렵게 여겨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여기, 그 ‘브레인롯’과 어딘가 닮은 방식으로 회화 작품을 전시한 인스타그램 큐레이션 계정이 있다. IT'S NOT GALLERY(@itsnotgallery)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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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부터 ‘갤러리가 아님’을 선언하는 이 계정에는 다국적 동시대 작가들의 회화가 별다른 설명 없이 나열되어 있다.

 

맥락은 의도적으로 비워져 있고, 이미지들은 서사나 해석을 요구하지 않는다. 얼핏 보면 무작위에 가깝다. 일상적인 장면과 유명인의 얼굴, 인터넷 밈의 파편이 뒤섞인 채 이어지고, 때로는 과격하며 때로는 고요하다.


이 ‘무작위함’은 그 자체로 IT'S NOT GALLERY의 특별함이다. 주제도, 기법도 다양한 작품들이 이어지지만, 이상하게도 화면 전체에는 하나의 리듬이 생긴다. ‘랜덤함’이라는 이름의 전시 테마가 완성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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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rew Park(@andrewjpark)의 작품, @itsnotgallery.

 

 

판단하지 않는다는 점은 IT'S NOT GALLERY의 또 다른 매력이다. 대신 설명을 덜어내고 이미지를 나열하는 방식으로 그 감각 자체를 드러냈다. 외부 시선이 청년 문화를 규정하려는 방식과는 대조적이다. 밈도, 무맥락성도 여기선 특별히 규정할 대상이 아닌, 자연스럽게 내재화된 현상일 뿐이다.


설명할 필요가 없다는 태도, 그리고 굳이 이름표를 붙이지 않아도 공유되는 감각은 이 계정이 역설적으로 설득력을 갖는 이유다. 이 계정의 작품들은 동시대 청년들의 삶을 숨기거나 축소하기보다, 오히려 과장된 이미지와 파편적인 장면을 통해 그대로 드러냈다.

 

당사자가 직접 드러낸 모습에서 오는 진솔함이야말로 이 계정의 설득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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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orgia Nielson(@georgianielson)의 작품, @itsnotgallery.

 

 

결국 이 계정은 질문을 유보한다. 무엇을 의미하는지, 왜 이런 배열인지에 대한 해석을 서두르지 않는다. 청년 세대라는 이름 아래 소비되고 재단되던 무질서와 무맥락성은 이곳에서 하나의 미학으로 재편됐다.


IT'S NOT GALLERY는 ‘갤러리가 아님’을 선언하면서도, 인스타그램이라는 가장 대중적인 형식 안에서 동시대의 감각을 가장 또렷하게 전시했다.

 

그 전시는 늘 피드 위에 머물며, 가공되지 않은 이미지들로 현시대의 감각을 드러내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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