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 다녀왔다. 3일 동안 무려 자원활동가 ‘락커즈’로 활동했다!

락커즈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간단하다. 펜타포트에 꼭 가보고 싶었고, 펜타포트라는 큰 행사를 함께 만들어나가는 일원이 된다는 것이 너무 낭만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사실 이미 몇 년 전에 지원해서 면접까지 봤지만, 그때는 인연이 닿지 못해 떨어졌다. 하지만 포기란 없는 법. 올해는 드디어 합격해서 자원활동가로 활동하게 되었다.
펜타포트는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페스티벌로, 매년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개최된다. 그동안 참 많은 페스티벌을 가 봤지만, 펜타포트는 사실 이번 락커즈를 계기로 처음 와보게 되었다. 자원봉사도, 그리고 펜타포트도 처음이라 왠지 떨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공연 하루 전 송도에 도착했다.
펜타포트 현장은 생각보다 정말 넓었고, 공연 리허설을 하는 가수들의 모습을 보니 내가 펜타포트의 한 구성원이 되었다는 것이 왠지 실감났다.

락커즈로 활동하게 되면 각자 지정된 부서에서 근무하다가 정해진 휴게 시간에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공연을 보거나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나도 짬짬이 쉬는 시간을 이용해 무대를 보기도 하고, 다양한 부스를 둘러보며 펜타포트 현장을 즐겼다.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는 첫날 키라라의 공연이다.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사람들과 함께 키라라의 'wish'를 따라 부르는데, 이상하게도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그저 사람들과 함께 같은 음악을 따라 부르며 그 순간을 온전히 즐기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소중했다.
그리고 이상하리만큼 큰 위로를 받았다. 키라라의 'wish'는 마치 오래된 기억 속으로 천천히 이끌려 들어가는 듯한 노래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추억 속에 잠겨 위로받고, 공감하며, 한목소리로 노래를 따라 부른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창작자와 관객이 음악을 통해 서로를 위로하고 공감으로 이어지는 것, 그것이야말로 음악이 가진 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락커즈로 활동하다 보면 휴게 시간이 정해져 있어 보고 싶은 가수의 공연을 놓치거나, 시작부터 끝까지 온전히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사실 이번 펜타포트에서 드래곤포니의 무대를 가장 보고 싶었는데, 점심시간과 겹치는 바람에 시작 부분은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다른 팀원이 교대하러 오자마자 점심시간이 같았던 친구와 메인 스테이지를 향해 전속력으로 달렸다. 옷을 대충 갈아입고 무대를 향해 정신없이 뛰어가는데, 왠지 웃음이 나왔다. 마침내 메인 스테이지에 도착했다. 그 순간 무대 위로 물줄기가 뿜어져 나왔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인 '꼬리를 먹는 뱀'이 시작됐다. 이루 말할 수 없는 행복감이 밀려왔다.
근무하면서 힘들었던 순간들이 참 많았다. 체력적으로도 그렇고,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다 보니 지치기도 했다. 그렇지만 무대를 보는 순간에는 정말 거짓말처럼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공연이 시작되고 사람들과 몸을 맞대는 순간에는 그 무엇도 떠오르지 않고 그냥 지금 이 공간만이 내 전부인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난 페스티벌이 좋다. 모든 걱정을 내려놓고 오직 이 순간에만 집중할 수 있으니까.

락커즈로 활동하며 락을 사랑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같은 취향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연결감을 만들어 줄 수 있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처음 만난 사람들과 함께 어깨동무하며 무대를 즐겼고, 다 같이 부딪히고 춤을 추며 음악을 온몸으로 느꼈다. 서로 이름도, 사는 곳도 모르지만, 함께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 굉장히 특별하게 다가왔다. 사람들과 부딪히며 느껴지는 열기가 기분 좋았고, 음악의 힘을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었다.
페스티벌 현장은 열기와 함성이 가득한 뜨거운 곳이지만, 동시에 누구보다 자유롭고 평화로운 곳이기도 하다. 노래와 춤, 그리고 음악만이 이 넓은 공간을 채운다는 사실은 나에게 큰 평온을 안겨준다.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이곳에서 3일간 락커즈로 활동하다 보니, 이 세계를 쉽게 벗어나고 싶지 않아졌다.

페스티벌이 끝나고 현장을 나서는 순간은 늘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3일간 펜타포트의 한가운데에 내가 있었다는 사실이 왠지 꿈처럼 다가온다.
활동이 끝나고 나니 모든 순간은 어느새 한여름의 추억으로 남아 있었다. 힘들었던 순간도, 무대를 보기 위해 휴게 시간을 쪼개 달려갔던 일도, 함께 근무한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던 시간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춤을 추었던 순간도 모두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았다. 아무런 걱정 없이 음악에 온몸을 맡기고 마음껏 즐겼던 3일간의 기억은 앞으로도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다.
고마웠어, 펜타포트. 내년에 또 만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