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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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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antsImages - Own work, CC BY-SA 4.0

  

 

“That’s what I’m fu**ing talking about!”

 

 

지난 2월 19일,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피겨 스케이팅 결승전에서 알리사 리우(Alysa Liu)가 금메달을 확정 짓는 연기를 마친 뒤 카메라를 향해 외친 말이다. 이 격정적인 한마디에서 알 수 있듯, 공식 석상에서도 자유로움과 솔직함을 숨기지 않는 그녀는 최근 피겨 스케이팅계는 물론 Z세대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데이즈드 앤 컨퓨즈드(Dazed & Confused)를 비롯한 여러 패션 매거진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곧바로 그녀를 새로운 아이콘으로 소개하기 시작했다. 올림픽 개막 전 약 30만 명이던 그녀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현재 약 710만 명까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이후 쏟아진 수많은 팬아트와 기사들은 그녀를 향한 세간의 관심을 다시 한번 증명한다.


필자는 언론이 대서특필하는 대한민국의 올림픽 성적 외에는 이번 올림픽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인스타그램을 둘러보던 중 우연히 마주한 알리사 리우의 모습에는 단숨에 매료되고 말았다. 대담한 투톤 염색과 스마일리 피어싱 등 그녀만의 독특한 스타일은 전형적인 피겨 스케이팅 선수에 대한 관행적 스테레오타입을 완전히 뒤집는다. 금메달에 새겨진 올림픽 오륜 마크와 그녀의 키치한 투톤 헤어, 피어싱은 전통적 권위와 동시대적 개성이 공존하는 대비를 만들어냈다.


필자를 사로잡은 것은 단순히 그녀의 독특한 스타일만이 아니었다. 그녀의 과거 이력과 인터뷰를 살펴보면, 이러한 스타일은 삶을 긍정하고 현재의 순간을 즐기려는 태도가 자연스럽게 반영된 결과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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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oweringDagwood - Own work, CC BY 4.0


 

알리사 리우는 2005년 미국에서 태어났으며, 13세의 나이로 미국 피겨 선수권에서 우승해 역사상 최연소 챔피언에 올랐다. 이후 영재로 주목받던 그녀는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치른 뒤 “스케이팅이 더 이상 재미없었다”는 말을 남기고, 번아웃을 이유로 16세의 나이에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과도한 훈련과 통제 또한 그 원인이었다고 그녀는 이후 인터뷰에서 밝혔다.


일반적인 대학 생활을 이어가던 중 그녀는 다시 스케이팅에 도전했다. 2024년 공식 복귀 선언 이후에는 이전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훈련과 경기에 임했다. 기록이나 결과보다 스케이팅 자체의 즐거움에 집중하는 선택을 한 것이다. 프로그램 구성과 스타일, 훈련 방식에서도 자신의 결정권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이러한 변화는 예상보다 빠르게 결실을 맺었다. 2025년 세계선수권 우승에 이어,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는 여자 싱글과 단체전 금메달을 동시에 거머쥐며 화려한 복귀 서사를 완성했다. 어린 나이에 찾아온 번아웃을 극복하고 ‘행복’과 ‘즐거움’이라는 자신의 진정한 재능을 꽃피운 것이다.

 

 

“I don’t need a medal. I just need to be here. I just need to be present.”

(나는 메달이 필요하지 않다. 그저 여기 존재하며 이 순간에 있으면 된다.)


“I hope the score or the placement doesn’t affect how people see me.”

(점수나 순위가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는 방식에 영향을 주지 않았으면 한다.)

 

 

진정으로 즐기는 사람의 저력을 보여준 그녀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와 같은 말을 남겼다. 인터넷상에서는 이러한 긍정적인 태도와 함께 그녀의 출생과 배경을 둘러싼 갑론을박 또한 이어지고 있다.


분명 경쟁과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그녀의 태도는 많은 이들에게 낯설고 어렵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어떤 이들은 ‘그렇게 살고 싶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러지 못한다’는 불안과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녀가 보여준 ‘즐거움’과 ‘행복’의 가치는 이러한 논쟁 속에서 쉽게 소모되어서는 안 될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필자가 알리사 리우라는 선수에게 매료된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행복’의 에너지가 그녀의 외형과 행동을 통해 강하게 전해졌고, 그 순간 필자에게는 반성과 경외심마저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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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antsImages - Own work, CC BY-SA 4.0

 

 

알리사 리우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도 ‘즐거움’과 ‘행복’이 행동의 가장 자연스러운 원천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다만 그것을 끝까지 지켜냈는지, 아니면 당장의 불안과 경쟁에 떠밀려 자신을 소모하게 되었는지의 차이만이 남았을 뿐이다.


이 지점에서 필자는 ‘즐거움’과 ‘행복’이 노력과 생산성의 반의어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금 확신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괴로워도 해야 한다’는 정신은 개인의 나태함을 경계하는 데 분명 일정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즐겁고 행복하기 때문에 더 할 수 있다’는 정신 또한 분명 유효하며, 때로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만들어낸다.


알리사 리우의 금메달은 어쩌면 그 사실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준 장면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날 빙판 위에서 그녀가 외친 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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