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칼럼·에세이

 

 

살면서 꼭 이루고 싶은 게 무엇이냐 묻는다면 책을 내는 것이라 답할 테다. 기왕이면 소설로.

  

공모전을 목표로 습작하면서 지내고 있는데, 갈피를 못 잡아서 헤맬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전공자도 아니거니와 기사 형식의 글만 써오다 보니 익숙지 않은 작문 방식에 어버버하기도 한다. 매주 아트인사이트에 글을 기고하면서 일상의 작은 조각도 유심히 바라보고 성찰하게 되긴 하지만, 더 발전하고픈 마음이 커진다. 주변에 글을 쓰는 사람이 없는지라 참고할 만한 건 작문 책이나 강연밖에 없기에 에디터로서 활동할 때 다가온 소중한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오늘 함께 볼 책은 임승수 저 『나의 무엇이 책이 되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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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된다는 것


 

저자는 책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항상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다고 한다.

 

 
'초판 1쇄도 다 팔리지 않을 정도로 쫄딱 망하더라도 책을 쓴 것에 대해 후회가 없겠는가?'
 

 

'예스'가 나오기는 쉽지 않겠지만 그런 대답이 나온다면 뛰어드는 거다. 가치 있는 삶이란 무엇인지,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지. 그 답을 찾는 과정에서 확신이 든다면 인세는 책에서 나온 말 그대로 쥐꼬리만큼이고, 책이 안 팔리더라도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풀어놓는 것이 작가의 삶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와인, 마르크스주의, 국제 정치, 예술, 역사, 글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책을 쓴 만큼 전문가 뺨치는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냐는 기대에 아니라고 답한다. 그가 책을 쓴 비법은 독자층을 확실하게 설정하는 것이다. 와인 음미에 이제 막 발을 들인 초보자 등 자신이 도움이 될 만한 분야에서 선뜻 길을 열어주는 것. 그것이 글의 쓸모를 증명하는 길이라고 밝힌다.

 

1장을 읽으면서 깨달은 점은, 역시 인풋이 많아야 쓸 만한 아웃풋이 나온다는 사실이다. 물론 저자는 정보 전달을 위주로 한 글쓰기에 특화된 인물이다. 따라서 허구를 창작하는 나의 상황과는 조금 다르겠지만 어쨌든 타인의 글을 많이 읽어야 내 글을 돌아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경험을 많이 쌓아야 남들과의 차별점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

 

 

 

책이 되는 글쓰기


 

남이 보라고 쓰는 게 글이다. 작가의 처지가 아닌 독자의 관점에서 글을 써야 한다. 초등학교 교과서에서도 독자를 상정하여 편지 쓰기가 나오는데, 이런 당연한 사실을 습작하면서 놓칠 때가 종종 있다. 이러한 기본적인 진리를 글 쓰는 사람이 마음 깊이 깨우치도록 이 책은 저자의 경험담에 실어 전달한다. 독자의 처지에서 글을 쓴다는 건 결국 독자의 감각기관을 자극해야 한다는 뜻이다. 나는 이 말을 독자가 함께 작품 속 인물의 감각을 느낄 수 있도록 공유하는 것이 소설가의 의무라는 이야기로 받아들인다.


글쓰기는 아름다움을 향한 고백이다. 불교 신자이지만 좋아하는 성경 구절이 있는데, 이 책에도 나와서 반가움에 올려본다.

 

 
내가 사람의 모든 말과 천사의 말을 할 수 있을지라도, 내게 사랑이 없으면, 울리는 징이나 요란한 꽹과리가 될 뿐입니다. 내가 예언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을지라도, 또 모든 비밀과 모든 지식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또 산을 옮길 만한 모든 믿음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내가 내 모든 소유를 나누어줄지라도, 내가 자랑삼아 내 몸을 넘겨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게는 아무런 이로움이 없습니다.
 

 

아름다움이 반드시 예쁘고 사랑스러운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작가의 눈에 비추어 세계를 드러내고, 그게 찝찝함이든 슬픔이든 혹은 그저 의문이든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면 그것 또한 아름다움이다. 작가는 그러한 통찰을 독자에게 던짐으로써 아름다움을 전파한다.

 

 

 

책이 세상에 나오려면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는 시대이다.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 등 개인 채널만 있으면 자기 생각을 담은 이야기를 여러 사람에게 전할 수 있다. 저자는 오마이뉴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조언하는데, 아트인사이트에 글을 기고하는 입장에서 보니 정말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주일에 한 편씩 글을 쓰는 것이 마냥 쉬운 일은 아니지만 국내 최대 문화예술 플랫폼에서 글을 연재할 수 있는 게 얼마나 큰 영광인지! 주변인들에게 기회가 된다면 규모가 있는 사이트에서 글을 쓰는 경험을 꼭 해보라고 권하고 싶을 정도다.


평소에 기고한 글을 바탕으로 출판 제의가 들어오는 행운도 언급하지만, 저자는 직접 투고하는 방법까지 친절하게 알려준다. 출판 기획서를 꼼꼼히 뜯어보고, 좋은 기획서의 기틀을 마련해준다. 출판 계약서를 보는 방법도 일러준다. 어떤 출판사와 언제, 어떻게 계약을 맺을지. 더불어 편집자와 원만한 업무 관계를 쌓는 법까지!


아트인사이트에 글을 기고하거나 일상 블로그를 올릴 때 가장 오래 고민할 때가 바로 제목 짓기다. 차별화 요소를 만들어 내는 시작점이 제목이기에 신경 쓸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이 쓰고 있는 책의 내용의 깊이나 문체의 톤, 대상 독자의 범위, 혹은 형식적인 구성 방식뿐만 아니라 같은 분야의 다른 책들까지 파악해야 한다. 그래서 시장 조사와 인풋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요즘의 나에게 가장 필요한 책을 만나 매우 큰 도움을 얻었다. 글은 쓰기도 어렵지만 남에게 보여주기도, 더 나아가 팔기도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럼에도 나는 스스로에게 묻고 답할 수 있다. 하고픈 말을 세상에 늘어놓을 수만 있다면, 내 세계를 타인에게 공유할 수만 있다면.

 

얻는 게 없을지라도 책을 위한 열정만으로 이 분야에 뛰어들 마음이 있는가?

 

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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