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 인기작 ‘집이 없어’가 오는 11월 26일 뮤지컬로 첫선을 보인다.
와난 작가의 웹툰 ‘집이 없어’는 2018년부터 2024년까지 연재되며 두터운 팬층을 쌓았다. 청소년기의 상처, 결핍, 그리고 관계를 통해 회복되는 감정을 현실적인 감수성으로 풀어내며 여러 독자층의 지지를 얻은 작품이다. 2024년 월드웹툰어워즈 수상, 2022년 오늘의 우리만화상 등 굵직한 상을 거머쥐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 받기도 했다. 이번 초연은 단순한 웹툰 무대화를 넘어, 이미 많은 공감을 얻었던 원작 특유의 쓸쓸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어떻게 공연 예술의 방식으로 새롭게 구현되는지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이번 뮤지컬은 원작의 주요 배경인 낡은 기숙사, 일명 ‘귀신의 집’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친다. '귀신의 집'은 그 이름처럼 어쩐지 스산한 분위기를 풍기는 버려진 기숙사지만, 그 안에서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상처를 나누는 인물들이 만든 온기 덕분에 묘한 이중성을 가진 장소다. 섬세한 조명과 사운드 연출을 기반으로 이 공간이 지닌 의미가 쌓아올려지는 과정을 엿보는 것도 주요 관극 포인트다. 인물들의 감정선이 밀도 있게 전달되도록 설계된 극인 만큼, 소극장 공연만이 선사할 수 있는 몰입도가 극대화될 예정이다.
음악은 서정적이면서도 생동감 있는 밴드 사운드로 구성된다. 소극장 창작극에서 밴드 편성은 흔치 않은 선택인데, 이는 청소년 캐릭터들이 가진 복잡하고도 날것의 감정을 조금 더 직접적이고 진솔하게 전달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웹툰 속 인물들이 마음속으로 움켜쥐었던 말들, 관계를 통해 조금씩 변화하는 감정들이 음악을 통해 자연스럽게 번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캐스팅 라인업 역시 기존 원작 팬층과 공연 관객 모두의 흥미를 끌 만하다. 귀신이 보이는 소년 고해준 역에는 김경록과 황건우가 더블 캐스팅됐다. 김경록은 ‘레미제라블’, ‘모리스’ 등 대극장과 소극장을 넘나들며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여온 배우로, 고독과 따뜻함이 공존하는 고해준 캐릭터를 섬세히 포착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황건우는 ‘베어 더 뮤지컬’, ‘뱀프X헌터’ 등에서 선보인 진정성 있는 연기와 탄탄한 가창력으로 눈도장을 찍은 배우다. 두 배우의 에너지 차이는 같은 배역을 서로 다른 감각으로 즐길 수 있는 재미를 더한다.
내면의 상처를 화려한 겉모습 뒤에 감춘 백은영 역에는 조성태와 정이운이 출연한다. 조성태는 ‘미아 파밀리아’, ‘이름 없는 약속들로부터’ 등에서 섬세한 감정선으로 호평을 받아온 만큼, 은영의 복합적 정서를 세밀하게 그려낼 것으로 기대된다. 정이운 역시 ‘더 픽션’, ‘6시 퇴근’, ‘살리에르’ 등에서 보여준 진정성 있는 연기, 깊이 있는 감정 표현으로 큰 사랑을 받아왔다. 입체적 인물의 무게를 충분히 품어낼 수 있는 배우들이 그리는 백은영은 극의 긴장감과 몰입감을 한층 끌어올릴 예정이다.
조연 배우들의 조합도 작품의 분위기를 단단하게 받쳐준다. 박주완 역에 배우 윤현선, 김마리 역에 배우 홍이솔, 강하라 역에 배우 위예경이 캐스팅됐다. 박주완, 김마리, 강하라 캐릭터는 '관계의 빈틈을 메워주는 인물들'로서 원작에서도 단순한 조연 이상의 존재감을 발하며 작품의 서사를 끌어갔다. 창작 초연 뮤지컬인만큼, 해당 캐릭터들에 대한 배우들의 다채로운 해석을 살펴보는 것 역시 흥미로운 관극 요소가 되어준다.
웹툰 장르의 접근성과 가볍지만은 않은 주제의식을 모두 갖춘 뮤지컬 ‘집이 없어’는 이번 연말 공연 라인업 속에서도 색다른 존재감을 드러낼 전망이다. 소극장 특유의 현장감 속에서, 따뜻한 성장 서사를 더욱 생생하게 담아낼 이번 공연은 새로운 창작 작품을 찾는 관객은 물론 원작의 감동을 다시 느끼고 싶은 팬들에게도 의미 있는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뮤지컬 ‘집이 없어’는 오는 11월 26일부터 12월 28일까지 서울숲 씨어터 2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