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을 사랑하라는 메시지가 어디에나 퍼져있는 세상이다. 수많은 책과 칼럼에서 말하는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은 과연 스스로에 대한 조건 없고 한계가 없는 사랑일까?
다음은 정유정 작가의 소설 <완전한 행복>에 나오는 작가의 말 중 일부다.
‘언제부턴가 사회와 시대로부터 읽히는 수상쩍은 징후가 있었다. 자기애와 자존감, 행복에 대한 강박증이 바로 그것이다. 자기애와 자존감은 삶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미덕이다. 다만 온 세상이 ‘너는 특별한 존재’라 외치고 있다는 점에서 이상하기 그지없었다. 물론 개인은 ‘유일무이한 존재’라는 점에서 고유성을 존중받아야 한다. 그와 함께 누구도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점 또한 인정해야 마땅하다. 자신을 특별한 존재라 믿는 순간, 개인은 고유한 인간이 아닌 위험한 나르시시스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 자기애와 자존감은 다르다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자기애는 높지만, 자존감은 낮은 유형의 사람을 피해야 한다고 했다.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을까 생각해 봤는데, 없는 것 같았다. 지인 중에 이상한 사람이 없다면 혹시 자신이 그러한 사람은 아닌지 의심해 보라는 말이 떠올라서 흠칫했다. 그냥 끼리끼리의 법칙이겠거니 생각하는 쪽이 마음이 더 편했다.
자기애와 자존감은 타인의 말에 휘둘리는지의 여부로 판단할 수 있다. 정말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라면 어떤 말을 듣더라도 ‘난 그런 사람이 아니니까’라는 자기 확신이 강하다. 그래서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참 어려운 일이다. 타인이 툭 던진 말에 완벽하게 귀를 닫을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그것도 이상하리만치 외부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한 세상에서.
앞에서 언급한 정유정 작가의 말이 좋다. 개인의 고유성이 존중받아야 하는 것은 맞지만 누구도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점 또한 인정해야 한다는 말.
누구는 이기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말하고, 누구는 이타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자기계발서의 혼란스러움 때문에 그런 책을 싫어한다. 그런데 개인은 저렇게 모순적으로 정의되는 것이 가장 안전한 것 같다.
BTS의 앨범 중 LOVE YOURSELF 시리즈는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다고 했다. 자아를 찾아가는 것처럼 자기애가 자신에 대한 객관적 이해, 딱 거기까지만 해석됐으면 한다.
나는 내가 얼마나 파워 P 인간인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일을 그르치게 만드는 나의 즉흥성까지 사랑하면 안되는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