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발레와 고전소설의 만남 - 유니버셜 발레단 심청

글 입력 2023.05.21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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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청 포스터 수정.jpg

 

 

나는 발레를 운동으로 2년간 해본 적이 있다. 운동으로 접하고 나니 용어에 대해 알게 되고 내 자세와 나의 호흡에 집중하는 순간들이 즐거웠다. 그렇게 운동을 하니 자연스럽게 발레에 관심이 생겨서 유튜브에서 찾아보기도 하고 공연을 보러 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작년에 국립발레단 <지젤> 공연을 봤고 올해는 유니버셜발레단의 <심청>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고전소설 심청을 떠올리면 줄거리는 사실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고 발레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가 궁금했다.

 

발레를 운동으로 했던 친한 언니와 오랜만에 예술의전당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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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물의 감정표현 - 동양의 고전 소설이 발레와 어떻게 잘 어우러질지 상상이 되질 않았기에 실제로 장면 장면을 볼 때마다 많이 놀랐다. 대사 한 줄 없는 무용수의 몸짓에서 기쁨, 슬픔, 분노, 당황 등 다양한 감정들이 보였다.

 

심청이 태어났을 때의 기쁨, 공양미 300석에 아버지를 두고 갈 때의 슬픔, 바닷속에서의 황홀함, 사랑에 빠졌을 때 등. 우리가 알고 있는 줄거리의 인물들이 다채롭게 등장했고 대사가 없더라도 그 감정이 온전히 드러난다는 것이 참 신기했다.

 

#2. 의상 - 우리나라의 전통의상을 입고 추는 춤이 발레였는데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또한 용궁에서 물고기를 표현하는 의상은 반짝반짝했고 마치 지느러미를 표현한 것 같았는데 나는 그 디테일이 참 재미있었다. 예전에 한복을 입어본 적이 있었고 일상복과는 다른 불편함이 있었는데 발도 많이 들어야 하고 몸을 자유롭게 움직여야 하는 발레에서 어떻게 고전 의상을 입을 수 있었는지 신기해하면서 봤다.

 

#3. 음악 - 음악 역시 풍부한 공연을 볼 수 있는데 참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바다의 웅장함과 무서움, 용궁의 신비로움 등 장면 장면마다 어울리는 곡들이 있었기에 스토리 전개를 더 잘 느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공연을 같이 본 언니도 풍부한 오케스트라 덕분에 더 곱씹을 수 있는 공연이라고 말해서 공감이 됐다.

 

#4. 남성 군무 - 소설 특성상 나오는 선원들의 군무가 굉장히 파워풀하고 독보적이라고 생각했다. 여자 무용수, 남자 무용수의 호흡이 아닌 선원들만 등장해서 보여주는 군무는 내가 보기엔 마치 서커스 같기도 했고 바닷바람의 휘몰아침, 그 속에서 살아가는 선원들의 역동적인 모습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남성 무용수들을 많이 볼 기회가 없어서 더 그렇게 느낀 걸 수도 있지만 캐릭터가 보여주는 파워, 함께 합을 맞추는 무용수들의 힘과 에너지가 굉장히 잘 느껴져서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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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 공연을 어릴 때 보고 성인이 서 본 것은 작년이 처음이기 때문에 경험이 적어 내가 보는 시각이 한정적인 것은 아쉽다는 생각을 먼저 했다. 하지만 공연을 보며 우선 확실히 느꼈던 것은 고전 소설과 발레도 참 잘 어울린다는 것이었다.

 

소리의 풍부함도 느낄 수 있고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옷들도 볼 수 있었다. 또한 각 무용수들이 맡은 역할들이 다채로웠고 배경이나 소품 하나하나 참 고전적이었다.

 

특히 2부에서 심청이가 연꽃 안에서 등장하는 장은 환상적이라는 생각까지 했으니 말이다. 신경을 많이 쓴 공연이라고 생각했는데 유니버셜 발레단의 창작 작품이라는 이야기를 보고 대단하다는 생각까지 했다.

 

동양과 서양의 조합을 이렇게 멋진 공연에서 볼 수 있어서 의미가 있었다. 지금은 비록 다른 운동을 하고 있지만 2년간 내 관심사 중 하나였던 만큼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발레 공연을 보고 싶다. 그렇게 보다 보면 더 많은 것들이 내 시야에 보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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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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