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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전통공예는 촌스럽다? [미술/전시]

내가 몰랐던 전통공예

by 신민정 에디터
2023.05.1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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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을 먼저 구경하고 안국으로 걸어가는 길에, 혹은 반대로 안국에서 경복궁으로 걸어가는 길 사이에 도심 공원인 열린송현 녹지광장이라는 공간을 본 적이 있을 것 같다. 그쪽으로 놀러 가면 그 옆길을 따라 걸은 적은 있어도 광장 안으로는 걸어간 적이 없어 이 공터 같은 공간은 도대체 뭐지? 하고 지나쳤다.

 

뒤늦게 공원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부터는 경복궁에서 안국으로, 안국에서 경복궁으로 걸을 일이 있으면 공원을 통해 가게 됐다. 그러다 어느 날 공원 끝에 원통형의 독특하게 생긴 건물을 보게 됐다. 맨날 같은 곳만 다녀왔는데 이런 곳이 있었다니.

 

검색을 통해 그곳이 서울공예박물관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내가 무관심해서 몰랐던 게 아니라 2021년에 개관했다고 한다. (올해에 알게 된 거라 변명의 여지가 없기는 하지만.)

 

아쉽게도 내 시선을 끈 원통형의 독특하게 생긴 건물은 어린이 박물관에다가 예약이 필수라 들어가지는 못했고 (성인은 어린이를 동반해야지 들어갈 수 있는 듯했다.) 다른 전시동을 구경했다. 풍문여고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건축했다고 하는데, 전시동이 3개로 분리되어 있고 꽤 커서 꼼꼼하게 보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


특별전인 줄 알고 봤던 전시들이 전부 상설전시였다는 걸 후에 알게 됐는데 살짝 놀랐다. 한국 최초 공립 공예박물관이라고 하더니 정말 전통공예를 알리고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정성을 많이 들인 전시라는 게 느껴졌다.

 

보자기, 자수, 나전칠기 등 전통공예라고 하면 바로 떠올릴 법한 공예품들을 주제로 진행된 전시들은 쉬우면서도 흥미로웠다. 세 전시는 궁중에서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화려한 문양이 있는 공예품부터 일상적으로도 사용했던 공예품의 제작 방식, 소재, 용도 등을 보여준다.

 

할머니 집에서 많이 본 공예품들을 보면서 웃음이 나오기도 했고, 이렇게까지 화려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화려한 공예품들을 보며 감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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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나전 기법을 사진과 함께 설명해줘서 이해하기 쉬웠다. 

 

 

보고 평가하기만 잘했지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지는 궁금해하지 않았던 나에게 평가하기 전에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는 아냐고 반문하는 것 같았다.

 

바느질이 다 거기서 거기지라고 생각했는데 수 놓는 기법으로는 매우 다양한 기법이 있고 나전 장식법과 나전으로 표현할 수 있는 문양이 얼마나 다양한지를 보며 이때까지 내가 전통공예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워졌다.


진열장에 코를 박을 만큼 가까이 가야 보일 정도로 세세한 묘사와 질감을 가진 공예품들을 보며 직접 만져보고 싶고 더 가까이 들여다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는 생각이 들던 찰나에 군데군데 미디어를 적절하게 활용한 걸 볼 수 있었다.

 

몇몇 공예품은 만질 수 있는 모본을 통해 실제와 비슷한 질감을 느낄 수 있었고 또 몇몇 공예품은 앞에 놓인 모니터에서 확대를 해 내 눈보다 시력이 좋은 것 같은 고화질의 사진으로 세세한 묘사 하나하나 뜯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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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문양, 색깔까지 다 마음에 들었던 나전칠기.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잊지 말라는 말은 여기도 적용되지 않을까. 항상 익숙하게 보던 공예품들이라 예쁘다는 걸 망각하고 있었던 거지 전통공예품들은 언제나 예쁘고 실용적이었다. 새삼 전통이라는 게 괜히 이어져 온 게 아니구나라는 조금 어처구니없는 깨달음을 얻기도 했다.

 

어쨌거나 국립중앙박물관 굿즈라든지 콜라보를 통한 다양한 공예품들을 통해 허물어져가던 나의 전통공예에 대한 진입장벽은 서울공예박물관을 통해 완전히 무너졌다는 건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멀고도 가깝게 느껴지는 전통공예품과 친해져보고 싶다면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서울공예박물관을 방문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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