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지금 전 세계는 brat Summer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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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색 바탕에 평범한 듯한 저해상도 폰트로 앨범 이름만 박아둔 찰리 xcx의 새 앨범 ‘brat’은 이번 여름 내내 내 플레이리스트 1번 트랙이 되었다.
찰리 xcx 새 앨범 냈네, 한 번 들어볼까 하고 틀었다가 미친듯한 중독성에 빠져버렸다. 이전 앨범 crush도 명반이라 전곡 다 플레이리스트에 넣어뒀는데 이번 앨범도 전곡 다 플레이리스트에 넣었다.
근데 brat이 뭐지? 뭔데 미국에서 난리가 난거지?
하고 알아보니 버릇없는, 감당하기 어려운 아이라는 의미를 가진 brat이라는 앨범에, 안 그래도 젊은 층이 환장할 스타일의 컨셉과 음악으로 인기를 끌던 중에 찰리가 오피셜 트위터로 대통령 후보 카말라 해리스를 두고 ‘kamala IS brat’이라고 함으로써 지금 가장 핫한 사람이 트렌디함을 인정하며 더 시너지를 내 brat summer이라는 현상을 만들어냈다고 한다.
brat 같은 앨범 또 없나 싶어 하이퍼 팝, 비슷한 곡, 추천 곡을 둘러봐도 brat 같은 앨범은 brat뿐이었다. 심지어 찰리 xcx의 다른 앨범도 이런 느낌이 덜 나서 결국 다시 brat으로 돌아오게 됐다. 비트만 좋으면 장땡이라고 여기고 가사에 집중해서 들어볼 생각은 안 했는데, 언젠가부터는 가사가 귀에 들어왔다.
360 속 I'm so Julia의 Julia가 누구일까부터 시작해 찰리 xcx라는 사람에 대해 궁금해졌다. 어떤 인생을 살아왔길래 이런 노래를 만들까.
내가 처음 찰리 xcx라는 가수를 알게 된 건
삼성 갤럭시 tv 광고 속 음악이었다.
아이콰팝과 함께 부른 이 노래는 아마 전 국민이 다 알지 않을까.
이후로는 무슨 노래를 냈는지 모르고 지내다가 영화관에서 본 <안녕, 헤이즐>에서 헤이즐과 거스가 암스테르담으로 여행을 간 장면에서 Boom Clap이 크게 깔려서 나왔는데,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특유의 목소리가 들려 찾아보니 아니나 다를까 찰리였다.
이때부터 찰리의 신곡이 나오면 무조건 들어보기는 했지만 노래만 좀 들었지 어떤 사람인지, 노래를 만들게 된 배경이라든지에 대해서는 하나도 알지 못해 찰리의 유년, 행보를 정리한 유튜브를 찾아보게 됐다. 출처가 명확한 인터뷰를 기반으로 제작해 팩트 체크가 안 되어있는 흔히 말하는 렉카 채널과 달리 신뢰가 갔다. 20분 안에 내가 알고 싶었던 내용들이 간략하지만 다 들어있었다.
앨범마다 팝과 팝, 일렉트릭이 합쳐진 pc 뮤직을 번갈아가며 시도하다가 이번 앨범을 통해 아예 pc 뮤직에 정착한 것 같은데 찰리 음악은 팝이면 팝, pc 뮤직이면 pc 뮤직 어떤 컨셉을 잡고 나와도 찰리의 색깔이 뚜렷해서 장르가 찰리라는 말이 딱인 것 같다.
음반 시장이 약한 우리나라에서도 홍대 입구 지하철역 안에 brat 광고가 붙어있는 걸 보면 전 세계가 brat summer을 보내고 있다는 게 전혀 과장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brat은 어느 시대에 들어도 촌스럽지 않을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찰리의 다음 앨범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신민정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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