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여행 2차 창작자가 되기로 - 인사이트 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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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입력 2023.01.12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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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데이를 맞아, 지난 토요일 합정역 근처의 '언제라도 여행' 카페에서 "여행자에서 여행 기록자로"라는 주제로 강연이 있었다. 두사람 출판사의 김준영 대표와 이유진 디자이너가 자리에 함께해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준다. 강연은 3부로 구성되어 있어 여행에 대한 기억에서 출발해 기획하고 콘텐츠로 만드는 이야기까지 긴 호흡 속에 진행되었다.

 
part1. 여행자에서 여행 기록자로
part2. 여행을 기획하다
part3. 여행을 콘텐츠로 만들다
 

 
멈춰버린 여행 속에서 출판사가 살아남는 법

 

여행 업계는 실은 코로나의 영향을 직격탄으로 맞은 분야다. 비행기가 뜨지 않고 국경이 닫혔다. 이 시기에 요란하게 여행을 가는 건 나 욕 좀 해주쇼, 라는 말과 다를 바 없었다. 팬데믹이 시작되던 2020년 5월, 에어비앤비는 결국 직원의 4분의 1을 해고하게 된다. 거대한 기업조차 휘청거릴 때, 실제로 많은 출판사가 문을 닫고 매대에서 여행책이 내려가는 동안, ‘두사람’ 출판사는 이 시기를 어떻게 버틸 수 있었을까?

공간을 활용해 여행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을 마련하기로 한 것이다. 일 년 전부터 여행을 테마로 한 카페 ‘언제라도 여행’을 운영하고 계시다. 여행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이 공간에는 여행안내서와 에세이, 잡지뿐 아니라 여행지 테마의 티와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여행 사진을 판매하거나 굿즈를 전시하고 다양한 여행 준비 모임을 운영한다. 이 장소를 중심으로 작가님들을 모시고 ‘여행자 살롱’, ‘입문 글쓰기’ 등 세미나를 통해 독자와 작가를 연결하는 행사를 꾸준히 도모한다.

또, 출판사의 본업도 잊지 않고 안내서보다는 에세이 쪽으로 눈을 돌린다. 여행 작가들이 모여 이전의 즐거웠던 여행을 회고하며 『우린 다시 여행하게 될 거야』라는 에세이를 내고, 방구석에서 여행지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책들을 출판하는 길을 택한다.

여행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사람들이 이 공간에 모였다. 이러한 관심사를 연결하고 끊임없이 서로의 필요를 충족시키며 연결하려는 시간으로 보인다. 출판사는 작가와 독자를 잇는 역할을 하는데, 여행과 여행자를 이어주려는 시도 또한 계속하셨던 것 같다. 알맹이 있는 콘텐츠로 연결된 사람들은 든든하고 따뜻한 커뮤니티를 형성한다. 이러한 문화는 남아 계속해서 좋은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것 같다.

 

우리는 어떻게 기록해야 할까?


위드 코로나 시대로 접어든 지금, 다시금 여행의 불이 지펴졌다. 더 이상 소비자로만 남지 않으려는 사람들은 앞으로 여행을 어떻게 기록해야 할까? 이에 대해 구체적이고 단계적인 답변을 제시한다.

 
“진정한 여행이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지는 데 있다.”
 
- 마르셀 프루스트
 

유튜브가 워낙 발달한 요즈음 새로운 여행지나 여행 방법은 잘 없다. 기존의 것을 새롭게 바라보는 일이 필요한 때. 나만의 주제와 콘셉트를 찾는다, 그리고 습관을 들여 꾸준히 쓴다. 가장 자신 있는 콘텐츠를 하는 것이 가장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작가님들은 이미 글을 쓰는 습관을 지니고 계신다. 한 작가님은 여행지에 가면 “키보드 없이 자기 무릎에 키보드를 친다.”고 한다. 그러니까 기록하지 않아도 이미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글을 쓰고 있는 게다. 이 또한 오랜 시간 연습을 들였을 것이다. 간단한 메모나 녹음, 여행 기록지를 구체적으로 작성해 경험과 느낌을 남겨 두자.

전략적으로 쓴다. 여행 사진을 찍을 때도 내 생각과 감정을 위해서가 아니라 여행지의 매력이 드러날 수 있게 찍는다.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을 예측해서 보여주는 것이다. 영상과 SNS는 이 시대의 무기다. 적절히 활용해서 나의 콘텐츠를 알릴 수 있는 수단으로 삼는다. 반응이 오는 콘텐츠를 파악하기도 좋다.

적합한 매체를 선택한다. 인쇄물, 블로그와 브런치, SNS와 유튜브, 오프라인 콘텐츠. 이렇게 크게 네 가지 갈래로 플랫폼을 분류할 수 있겠다. 판매를 고려하는 유튜브, 조회수가 중요한 블로그와 브런치, 팔로우와 구독을 늘려야 하는 SNS와 유튜브, 정보와 경험의 공유를 목적으로 하는 오프라인 모임.

이 모든 이야기를 가로지르는 한 가지는 독자를 고려해서 적절한 내용을 골라 넣어 자꾸 눌러보게 만드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에는 트렌드와 나만의 오리지널리티를 잘 엮어내는 일이다.

*

수많은 이야기를 2시간 안에 꾹꾹 담은 후, 한 시간 넘게 열띤 질문이 퍼부어졌다는 것을 상상할 수 있을까? 좋아하는 것으로 창작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서인지 강연만큼이나 알찬 이야기가 오갔던 것 같다. 사진을 잘 찍는 팁, 여행 업계 트렌드, 풍성하게 여행 일지를 적는 방법 등 구체적인 질문부터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한 습관이나 여행 일정 짜는 팁까지 개인적인 질문까지 다양했다. 질문의 몇 배 이상 풍성한 이야기를 전해주시는 것에 감사했던 시간이었다.

맛있는 커피와 여행책의 향기가 나는 공간에서는 어디로든 떠날 자신감이 생긴다. 더 많이 보고 듣고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경험을 가공해서 시선을 끄는 콘텐츠로 만드는 창작자의 길을 가기로 다시 한번 결심했다.
 
 
[고승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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