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자연에 감각을 맡기는 것

글 입력 2022.09.23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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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자연의 신기함과 아름다움을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하늘을 바라보는 것에서부터 나의 자연 감상기는 시작되었다.

 

어느 날 고개를 들어 유난히 푸른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순간 현기증이 느껴졌다. 하늘이 곧 바다처럼 느껴져 하늘에 빠질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하늘에는 전혀 한계점이 느껴지지 않았다. 정말 말 그대로, 끝이 없는 심연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때로는 하늘이 평면이 아니라 휘어져 있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이래서 지구가 둥근 건가, 하는 터무니없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물론 지구 안에 내가 서 있는 공간은 아주 자그마한 면적에 불과하니 하늘이 구처럼 휘어져 있다는 생각은 착각일 것이다. 그러나 위로도, 사방으로도 끝이 없어 보이는 하늘을 볼 때면 내가 땅에 발을 붙이고 서 있다는 감각조차도 잊게 된다.


이번 달은 유달리 다양한 모양의 구름이 보였다. 그림과도 같은 뭉게구름, 솜사탕이나 실타래처럼 생긴 구름, 갈기갈기 찢어진 구름, 촘촘하게 새겨진 구름…. 그 구름이 제각기 다른 방향과 속도로 이동하는 것이 가장 신기한 구경이었다.

 

저 하늘 위에서도 치열하게 다른 방향과 속도로 움직이는 바람이 존재한다는 것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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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뜨고 지는 풍경을 구경하는 것도 시간의 흐름을 가장 아름답게 감상하는 방법이다.

 

해가 뜨고 지는 것 하나로 하늘은 수많은 색으로 변화한다. 때로는 붉고 노란색, 때로는 분홍색, 보라색…. 물론 하나의 색으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여러 색이 뒤섞여 각기 다른 방향으로 관찰했을 때 다 다른 색이 나타난다. 저녁에는 은은하게 해가 저물다가도, 이른 아침에는 세상을 불태울 것처럼 뜨거운 색을 몰고 해가 뜨기도 한다.


하늘 구경하는 것 외에도 다른 취미가 있다. 바람과 공기를 느끼는 것. 잠시 마스크를 내려 공기 냄새를 맡거나, 바람이 불 때 손을 펼쳐 손가락 사이로 지나가는 바람을 느끼는 것.

 

물론 서울의 공기는 그다지 상쾌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눅진하고, 텁텁한 공기가 코로 들어와 공기를 들이마셔도 시원하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나무가 가득한 곳으로 들어가기만 해도 향기롭고 가벼운 공기가 코로 들어온다.


바람이 손가락 사이로 타고 들어오는 간지러운 감각은 꽤 신기하다. 차를 타고 손을 내밀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차를 타고 손을 내밀 때는 내가 직접 공기를 향해 돌진하는 느낌이라면, 바람에 손을 맡기는 건 공기가 나를 향해 달려드는 느낌이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산뜻한 가을바람이 손가락 사이를 스칠 때 기분이 즐거워지곤 한다.


그렇게 온몸으로 자연을 느껴보면 자연이 온통 내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자연 속 나의 작고 작음보다는, 오히려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된다.

 

아무런 대가 없이 느낄 수 있는 이 아름다움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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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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