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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로코코에게 - 2026 서울시향 우리동네 관현악 : 양천문화회관
홋따따, 첼로 한 대가 너무 진심이었다 - 2026 서울시향 우리동네 음악회 관현악 : 양천문화회관
차이콥스키, 로코코 주제에 의한 변주곡 가장조 시작부터 대단히 예사롭지 않더니. 아니, 첼리스트 여윤수는 활을 낮게 쓰면서도 명랑하게 소리를 놓아주는데, 정작 첼로에는 숨을 한가득 불어넣더라. 눈을 감고 들으면 아주 편하게 연주하고 있을 거라 예상하게 되는데, 막상 얼굴을 보면 그리 단순하지 않다. 그러니까 변주가 나타나기 전, 맨 처음 주제 선율을 들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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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진 에디터
2026.11.07
칼럼/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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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사랑의 소문자 -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마린 알솝 & 임윤찬 (11.05)
한 번 더, 같은 자리에서 -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마린 알솝 & 임윤찬 리뷰 (11.05)
I. Allegro ma non tanto 거의 가만히 앉아 있더라. 몸을 움직이지 않으려는 사람처럼 손등뼈의 움직임마저 최소화하더라. 그걸 보고서야 소리를 만드는 데 필요한 움직임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작다는 걸 알았다. 오히려 그의 사방을 오가는 단원들의 옆바람 같은 이야기들이 더 눈에 띄었다. 가장 중심에 있는 사람이 정작 눈에 띄지 않는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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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진 에디터
2026.11.06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예술을 함축한 시선
시선을 향한 에세이를 쓰고 난 뒤
문학과지성 시인선 R의 열세 번째 시집 『마라나, 포르노 만화의 여주인공』은 시인 박상순의 산문으로 끝을 맺는다. 이때 그의 산문 「그림 카드와 종이 놀이」는 시인이 자신의 시세계에 덧붙이는 부언임과 동시에 그 너머 어딘가에 또 하나의 열린 세계가 매섭게 도래하고 있음을 알리는 단초로서 기능한다. 모든 예술가에게 한 가지 의무가 있다. 그것은 자신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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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 에디터
2026.11.02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더 편해진 세상, 더 편협해진 시야
번역은 자동이고 글읽기는 무료였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댓가가 따랐다.
엑스(구 트위터)에서 자동번역 기능을 도입하고 '바벨탑 세워졌다'라는 평을 듣고 있다. 처음에는 사람 사는 건 다 비슷하다는 인식을 주면서 모르는 이와 번역기를 끼지 않고 농담을 주고받았다. 해외의 잘못된 정보가 퍼지면 멘션으로 정정해 주는 외국인의 설명도 볼 수 있었다. 언어의 장벽이 허물어진다는 건 국제적인 감각을 키울 수 있는 기회처럼 보였다.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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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에디터
2026.11.01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기억하고 있어도 잊어버릴 것 같아서
오래된 앨범을 열어보면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엿볼 수 있다. 나도 잊어버린 내 모습을 다시 열어 볼 수 있는 게 기록이라, 나는 순간의 자국을 어디든 찍어 내고 싶어 했다. 잊힐 과거가 두려운 건지 현재가 여전히 지나고 있다는 게 아까운 건지 미래의 내가 과거를 그리워하는 게 느껴 건지.
치이카와 극장판 인어 섬을 보고 문득 나의 어릴 적이 떠올랐다. 집엔 내 인형이 수십 개가 있었다. 언제 어떻게 내게 온 인형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애정이 가득했다는 것 모든 인형들에게 애정을 표하듯 쓰다듬어주기도 하고 눈을 마주치며 혼자 웃기도 했다. 집에 온 날에는 이름도 정성스레 붙여줬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애정이 가득했는데 하나의 이름도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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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빈 에디터
2026.10.31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잃어버린 순수함을 되찾을 수 있을까
딱 하루만 더 살아보고 싶은 시절의 그리움에 대한 이야기
딱 하루만 더 살아보고 싶은 시절이 있다. 사소한 것들에 쉽게 상처받고, 다투고, 철 없는 내 행동들을 인지하지 못했던 날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순간이 찬란했던 시절. 지난 주말, 출근을 하고 퇴근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이박스에서 알림이 왔다. 바탕화면 상단에 뜬 'N년 전 오늘의 추억'이라고 적힌 알림창을 누르니, 잊고 있던 그날의 내 모습
by
강소정 에디터
2026.10.30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새로운 챕터: 이방인의 시선 얻기
시골쥐의 프랑스 적응기
파리에서 혼자 살기 시작한 지 50일이 넘었다. 말이 50일이지 500일은 지난 것 같다. 한국에 있을 땐 손에 꼭 쥐고 살던 것들이 점점 멀어져 가는 것을 느낀다. 빈자리는 새롭고 낯선 것들이 채운다. 여전히 잘 알아듣지 못하겠는 말과, 나는 공유하지 못하는 사회의 습관 같은 게 빈 자리를 채우고 들어온다. 그리고 그것은 20년 남짓 유지해 온 나만의 면
by
정현승 에디터
2026.10.28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박경리 '토지' 답사일지 2
통영과 거제와 아모르파티
박경리 씨 '토지'를 읽노라니 그토록 추억하던 사람 내음 물씬 풍기온다. 조금 울컥한다. 할아버지와 외할머니의 정서랄까. 고향이 대구이니 내 찾던 내음도 대구 사람 냄새이려니 하다가, 문득 다시 생각해 보니 그것을 경상도 정서라고 일축할 수만도 없겠는 게, 할아버지 고향은 충남 예산이렷다. 그럼 내 지금 고대함도, 그 시원일 내 정서의 몸체도 말로써 증명
by
서상덕 에디터
2026.10.25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바나나 푸딩이 나에게 남긴 것
어쩌면 나를 알아간다는 건 나에 대한 답을 모두 찾아내는 일이 아니라 달라지는 나를 발견할 때마다 그 모습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지난 8월, 일주일간 제주로 떠났다. 계획 없이 떠난 첫 여행이었다. 나는 극 J다. 여행은 적지 않은 돈과 시간을 들이는 일이기에 그만큼 많은 것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늘 여행을 준비할 때면 많은 것을 보고, 먹고, 경험하기 위해 철저하게 계획을 세웠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플랜 B, C까지 마련했다. 하지만 그러다 보니 여행을 준비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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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희 에디터
2026.10.24
칼럼/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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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별일 없는 날도 있어야 한다 - 2026 서울시향 얍 판 츠베덴의 모차르트 레퀴엠
진주 구슬을 굴리는 피아노, 먹구름을 부르는 목소리 - 2026 서울시향 얍 판 츠베덴의 모차르트 레퀴엠 (10.23) 리뷰
카메라를 두고 왔다. 이런, 카메라를 두고 왔네. 그걸 오전 8시가 넘어서야 깨달았다. 하필 오늘은 공연이 있는 날인데, 어쩌나. 잠깐은 뭘 잘못한 사람마냥 화들짝 놀랐지만, 생각해 보면 그렇게 큰일도 아니었다. 그저 물건 하나를 두고 온 것뿐이다. 잠시 놀랐던 정신은 금세 덜컹덜컹, 조용한 이곳으로 돌아왔다. 나는 처음부터 그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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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진 에디터
2026.10.24
칼럼/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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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약속이 남긴 것들
어릴적 무언가를 얻기 위해 지켰던 약속이, 어른이 된 지금은 누군가의 믿음을 잃지 않기 위한 신뢰와 책임의 무게로 이어진다. 나 혹은 우리에게 약속은 어떤 의미일까?
어릴 적 엄마는 무언가를 잘 해내면 장난감을 사주겠다고 약속하곤 했다. 밥을 남기지 않고 먹거나, 받아쓰기에서 백 점을 맞거나, 떼쓰지 않고 얌전히 기다리는 일 같은 것들이었다. 갖고 싶은 장난감이 생기면 평소에는 하기 싫었던 일도 제법 열심히 했다. 그러니까 내게 약속은 노력 끝에 따라오는 보상이었다. 물론 약속이 언제나 지켜진 것은 아니었다.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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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아정 에디터
2026.10.23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내 삶은 제법 괜찮았어요, 나는 그걸 너무 늦게 깨달았지만
내 삶도 누군가에겐 이국의 낭만일지도
날이 좋으면 오로라가 보인다는, 알래스카와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 캐나다 북부의 작은 도시를 방문했을 때 나는 생각했었다. 오후 다섯 시가 채 되기 전에 해가 지면 사람들은 마을에 딱 하나 있다는 펍으로 모여 먹고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겠지. 바깥은 강물에서 김이 피어오르고 눈썹이 통째로 얼어붙어 버릴 만큼 추우니 이곳의 모든 사교 활동은 주로 실내에
by
김그린 에디터
202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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