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
[Opinion] 빨간 수화기 너머로 [사람]
서울과 고양의 경계에서 지하철 3호선에는 지상과 지하를 오르내리는 구간이 있다. 서울시와 고양시의 경계에 놓인 7개의 역을 거치는 동안, 열차는 바다 깊은 곳에서 수면 위로 올라오는 고래처럼 암흑에서 벗어난다. 특히 맑은 날이면, 고개를 들라 재촉하듯 햇빛이 쏟아져
by 유예현 에디터
-
[Opinion] 우리는 모두 생존자입니다. [공연]
* 이 글은 뮤지컬 『더 라스트맨』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2026년 3월 24일부터 8월 9일까지 공연장 링크더스페이스 1관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더 라스트맨』을 관람했다. 공연을 보기 전 알게 된 이 공연만의 특이점은 1인극이
by 최승윤 에디터
-
[Opinion] 한국은 공감을, 중국은 동경을 판다 [드라마]
몇 년 정도를 기다리고 사랑해야 우리는 그것을 진정한 로맨스라고 부를까. 한국 드라마에서는 오랜 첫사랑도 길어야 몇 년의 시간이다. 그러나 어떤 드라마에서는 사랑을 위해 목숨을 걸고, 수행하며, 검을 들고, 운명을 거스른다. CG도 세계관도 사랑도 대륙의 스케일을 자
by 오수민 에디터
-
[Opinion] 여성의 결혼은 왜 비즈니스가 되었을까 - 제인 오스틴의 '설득' [도서/문학]
제인 오스틴의 소설이 그렇듯 <설득>도 사랑과 결혼에 관한 이야기이다. 결혼은 뻔한 로맨스의 결말일 수 있다.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이 위기를 겪고 사랑을 확인한 뒤, 대단원의 막을 내리듯 맞이하는 결혼. 하지만 결혼은 이야기의 끝이 아닌, 사회구조를 보여주는 소재가
by 윤선주 에디터
-
[Opinion] 메리 카삿과 베르트 모리조 작품으로 본 모더니즘 시선의 성적 정치학 [미술/전시]
그리젤다 폴록(Griselda Pollock)은 『Vision and Difference: Femininity, Feminism and the Histories of Art』의 「Modernity and the Spaces of Femininity」에서, 모더니즘 시
by 서연화 에디터
-
[Opinion] 폐관 후의 박물관에서, 이머시브 연극의 한계를 실험하다 [공연]
이머시브 연극을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하는 말이 있다. 관객이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넘어 이야기 안으로 들어간다는 것, 정해진 자리에서 공연을 바라보는 대신 직접 공간을 이동하고 배우와 소통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관객이 이야기 안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생각보다 추상적이다
by 김지현 에디터
최신글
-
[Opinion] 흰, 그 끝없는 공허 속에서 [도서]
한강의 흰은 흰색을 통해 삶과 죽음, 상실과 기억의 경계를 탐구하며, 사라진 것들의 흔적을 재구성하는 깊은 감정을 전달하는 작품이다.
* 본 오피니언은 스포일러를 포함할 수 있습니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흰』을 읽게 되었다. 한강 작가님의 작품은 항상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다. 마침 우리 집 책장에 『흰』이 있어 펼쳐보게 되었다. 이 책은 작가가 태어나지 못한 언니를 기억하며, 그
-
[오피니언] 내 문을 두드려줘서 고마웠어 -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공연]
로봇들이 그려내는 가장 인간다운 이야기
지난 주말, 간만에 아껴두었던 ‘어쩌면 해피엔딩’ dvd를 꺼내보았다. 그리고 여지없이 눈물이 흘렀다. 감히 최애 작품 중 하나로 뽑을 수 있는 어쩌면 해피엔딩은 몇 번이나 반복 관람해서 내용을 줄줄 다 외우고 있어도 매번 속수무책으로 터져 나오는 눈물을 막을 방도가
-
[Opinion] 마음을 가진 모든 이름들에게 - 하늘의 뿌리 [도서/문학]
하늘을 향해 뻗어나가는 모든 뿌리들
["지구 곳곳에서 여러 세력이 결집되고 결의에 찬 청년들이 투쟁의 선봉에 나서고 있다. 물론 그 청년들은 이 투쟁의 선구자이자 내 소설의 주인공인 모렐의 이름을 알지 못한다. 그건 중요치 않다. 마음이라는 것엔 다른 이름이 필요치 않으니까. 게다가 그들은 자신이 가진
-
[Opinion] 전쟁 중에도 어린 시절은 계속된다 [전시]
제주4‧3평화기념관 기획전, <전쟁을 겪은 어린이들의 이야기>
사라예보 포위전 지난주 일요일, 엄마 아빠와 함께 제주4‧3평화기념관 국제교류전 기획전시 <전쟁을 겪은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보았다. 1992년부터 1995년까지 1,425일 동안 지속된 사라예보 포위전을 경험한 어린이들의 이야기로 구성된 전시로, 전쟁이라는 역사적
-
[오피니언] 해방의 바다 - 10월의 바르셀로네타 [여행]
겨울 바다가 건넨 치유의 시간
근원을 알 수 없는 생각들에 짓눌릴 때 습관처럼 바다에 가고 싶다고 말한다. 날카롭게 얼굴을 치는 바닷바람이 곳곳에 묻은 고뇌의 찌꺼기를 말끔히 털어내 주고, 사각사각 밟히는 모래는 잡념의 메아리로부터 나의 귀를 잠시 해방시킨다.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 밑에서 태닝을
-
[Opinion] 봄이 왔네요 [음악]
햇살이 따스해지니 난춘을 듣고 싶어졌다
가끔 마음속에 간직하고 싶은 가사가 있다. 새소년의 <난춘>이 그중 하나다. '난춘(亂春)'은 '어지러운 봄'이라는 뜻을 가진다. 제목 그대로, 이 곡은 겨울이 지나고 따스한 햇살이 스며드는 계절, 봄이 왔음을 실감하는 시기에 자주 찾아 듣게 된다. "오 그대여 부서
-
[Opinion] 연구가 이렇게나 무섭습니다. -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공연]
뮤지컬의 음악에 관해서는, 같은 저서에서 질서에 근거한 신의 섭리를 설명하기 위해 비유적으로 음악의 성질을 표현한 문장을 가져옴으로써 해당 뮤지컬의 음악에 대한 감상을 정리하고자 한다. “노래의 각각의 소절들이 질서에 따라 ‘소멸’할 때 함께 이루어내는 음악이 아름다운 것처럼, (...)”
날이 어느 정도 풀린 2월의 어느 날 엄마와 나는 뮤지컬을 보았다. 그러기 위해 나는 반차(반일 연차)를 썼고, 엄마는 대구에서 기차를 타고 올라오셨다. 그리고 우리 둘은 한남동의 사람들로 북적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나서,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뮤지컬 중 하나인
-
[Opinion] 남은 남, 나는 나 [사람]
얘도, 쟤도, 걔도 아닌, 내 삶
["지극히 상식적인 말을 하는 것 같지만, 가지각색의 사람들이 있고 그것으로 세계는 성립되어 있다. 다른 사람에게는 그 사람만의 가치관이 있고, 그에 따른 삶의 방식이 있다. 나에게는 나의 가치관이 있고, 그에 따른 삶의 방식이 있다. (중략) 생각해보면 타인과 얼마
-
[Opinion] 교동아, 생일 축하해 [만화]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아온 캐릭터 브랜드, ‘산리오’. 산리오하면 대부분 헬로키티, 시나모롤, 마이멜로디, 쿠로미 정도를 떠올리기 쉽다. 그런데 3월 초, 성수에선 이들보다는 조금 생소한 캐릭터의 ‘생일 카페’가 열렸다.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아온 캐릭터 브랜드, ‘산리오’. 산리오하면 대부분 헬로키티, 시나모롤, 마이멜로디, 쿠로미 정도를 떠올리기 쉽다. 그런데 3월 초, 성수에선 이들보다는 조금 생소한 캐릭터의 ‘생일 카페’가 열렸다. 1985년 3월 14일생, 올해 40세 생일은
-
[Opinion] 그래서 나에게 문학이란 [문화 전반]
스스로에게 묻는다
최근 교수님께서 '문학이란 장르는 무엇이냐, 그리고 왜 문학을 하냐, 마지막으로 좋은 문학은 무엇이냐'라고 물으셨다. 교수님의 말을 듣고 문학을 옆에 두는 삶을 원하면서도, 나에게 '문학'이란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별로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앞으로
-
[Opinion] 향이 다 타면, 신뢰가 쌓이나요? - 연극 흑백다방 [공연]
중력보다도 큰 힘을 갖고 있는 기억의 이야기
어항 위, 물고기 밥을 뿌린다. 커피잔 위, 설탕을 뿌린다. 다방 바닥 위, 유골을 뿌린다. 모든 것은 하락한다. 위에서 아래로. 중력에 의해서. 모든 것은 흘러간다. 과거는 현재로, 현재는 미래로. 향이 타면 재가 떨어지듯이. 그런데 이 이야기는 현재에서 과거로 흘
-
[오피니언] 인연의 끝은 사라짐이 아니다. [영화]
우리는 인연을 어떻게 대해주어야 할까? 순간을 잘 보듬어보자.
최초의 회화는 전쟁터에 나가는 연인의 그림자를 따라 그린 그림이라고 한다. 조제프 브누아 쉬베, <부타데스 또는 그림의 기원>, 1791년, 캔버스에 오일, 267*131.5cm, 그로닝에 미술관 소장 연인의 그림자를 따라 그리는 일은 아무런 쓰임이 없지만, 왠지 저
-
[Opinion] 내 꽃 같은 젊은 날에 바치는 노래 [공연]
햄릿을 위한, 햄릿에 의한 햄릿의 쇼! [플레이위드 햄릿]
[플레이위드 햄릿]은 햄릿이 4명의 햄릿으로 분열되어, 4개의 자아가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영향을 주고받으며 복수를 향해 나아가는 햄릿의 여정을 진솔하게 그린 이야기이다. 4명의 배우가 모두 햄릿이 되어 꺼내는 이야기들은 어지러운 청춘으로 가득 차 있다. 한마디로 [
-
[Opinion] 계절 속에서 찾은 나만의 돌고래 시간 [문화 전반]
언제나 평온한 돌고래처럼 마음을 정화하고 충전할 수 있는 일상의 공백, 돌고래 시간. 계절 속에서 찾은 나만의 돌고래 시간을 소개한다.
다카하시 아유무의 <러브 앤 프리>라는 책에 나온 ‘돌고래 시간’은 언제나 평온한 돌고래처럼 마음을 정화하고 충전할 수 있는 일상의 공백이라는 의미가 있다. 자신에게는 어떤 것들이 그 역할을 해주는지 잠시 생각해 보고 손으로 적어 보는 것은 약간의 기분 전환에 도움이
-
[Opinion] 피터 후자르의 사진, 공감과 연민의 시선으로 [미술/전시]
런던에서 열린 사진작가 피터 후자르 전시 리뷰
피터 후자르, "Orgasmic Man", 1969, pigmented ink print, image, ⓒ The Peter Hujar Archive 한야 야나기하라의 베스트셀러 소설 "리틀 라이프"의 표지로 유명해진 이 사진은 미국의 사진작가 피터 후자르(1934-
-
[Opinion] 과일에 담긴 우리 사회의 문제들 [도서/문학]
우리가 놓치고 있던 사회의 문제점을 깨닫게 해주는 책
어릴 적 장 보는 엄마를 따라 대형 마트에 가던 날은 성인이 된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르는 소중한 추억 중 하나다. 이제는 내가 원하는 물건이 무엇이든 클릭 한 번이면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었고, 대형마트를 찾을 일도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 그래서인지 그때의 기억이 소
-
[Opinion] 무엇이 되고 싶으신가요? [도서/문학]
기대도 실망도 없는, 나의 오롯한 봄을 위한 이야기
겨울이 점점 길어진다. 매서운 추위 때문인지 모를 유난히 뒤숭숭하던 겨울을 지나 새해를 정신없이 맞이했다. 작년의 묵은 추위, 이제는 조금 가시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를 비웃듯 올 3월에는 앙큼스러운 눈발이 날렸다. 새봄의 설렘도 아직은 사람들의 두꺼운 옷 속에 꽁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