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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변주되며 반복되는 공포 - 알파 [영화]

낙인이라는 병

by 조현정 에디터
2026.09.23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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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을 석고처럼 굳게 만드는 혈액 매개 바이러스가 존재하는 도시. 주인공 알파는 파티에서 문신을 새겨오고, 오염된 바늘을 사용했음을 알게 된 엄마는 곧장 혈액 검사를 의뢰한다.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2주간 학교에는 알파가 병에 걸렸다는 소문이 퍼지고 이는 곧 낙인이 된다. 감염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알파를 피하다 못해 폭력을 가하는 모습은 병에 대한 공포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낙인이 얼마나 사람을 비이성적으로 만드는지를 보여준다.


      공포의, 낙인의 두려운 점은 끝이 존재하지 않는단 점이다. 2주 후 알파는 음성 판정을 받지만, 의사인 엄마는 검사 결과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다시 검사를 실시하면서 알파가 석화되는 환상까지 보게 된 그는 알파를 낫게 하기 위해 미신적인 방법을 떠올리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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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파의 삶이 조금씩 무너지는 동안 그들의 집에 새롭게 등장한 이가 있다. 바로 엄마의 동생, 삼촌 아민이다. 약물 중독으로 몇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기며 위태로운 삶을 살고 있는 그를 보며 알파는 불편함을 느낀다. 어릴 때 본 적이 있다지만 13살의 알파에게는 기억나지 않는 낯선 존재. 그러나 병에 걸렸을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낙인으로 인해 사람들에게 배척당하는 경험을 하며 알파는 삼촌에게 차츰 유대감과 동질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셋의 기묘한 동거는 알파가 엄마의 통제에서 벗어나도록 삼촌이 도와주면서 절정에 다다른다.

       

      악몽을 꾸던 알파를 깨운 아민은 조카를 창문으로 이끈다. 방에서 탈출한 둘은 축구장을 뛰놀며 웃고, 클럽에 들어가 춤을 춘다. 건조하고 삭막한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밝은 장면이 아닐까 싶다. 보균자도 마약 중독자도 아닌 그냥 평범한 사람으로서 존재하는 것. 그러나 이런 즐거운 한때도 잠시, 다시 이전처럼 날카로운 태도를 보이던 아민은 알파에게 이상한 부탁을 한다. 자신이 잠에 들면 절대 깨우지 말라고.

       

      그렇게 영화는 점점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환상인지 가늠하기 어려워진다. 알파가 방황하는 공간이 현재는 맞는지, 삼촌이 진정 존재하긴 하는지, 영화를 보며 당연하게 따라가던 이야기에 의문을 남긴다. 그렇게 도달한 외딴 모텔에서 알파는 과거를 본다. 알파가 어렸을 적 이미 병에 걸린 상태였던 아민은 남은 생애를 병상에서 보내고 싶지 않다며 약물을 통한 자살을 시도한다. 그런 아민을 더 이상 말리지 못한 엄마는 이를 도와주지만 잠에서 깬 후 마음을 바꿔 아민을 다시 살려내고 만다.

       

      과거의 남매 옆에서 현재의 알파는 삼촌을 깨우면 안 된다고 말리지만, 그 목소리는 닿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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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포는 결국 시간 속에서 쌓이는 것이고 또 반복되는 것이기도 하다. 비단 병과 낙인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아민이 가족의 통제와 말에 고통받았던 것은 알파가 고통받는 것과 유사해 보인다. 끝끝내 동생을 보내고 그 고통을 제대로 소화해 내지 못했던 엄마의 모습은, 알파에게 감염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처를 맞대며 끝까지 함께 하자고 말하는, 본인 스스로 부정했던 미신적인 치료를 시도하는 모습으로 드러난다.


      아민이 과거에 죽은 것이 맞다면 영화 속 아민의 모습은 상상 혹은 영화적 환상에 가까울 것이다. 이미 죽은 이를 다시금 불러올 수밖에 없던 것, 그것은 때늦은 추모의 과정이며 동시에 반복되는 시간을 잘라내기 위함이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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