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과 희망은 공존한다. 폐허에서도 꽃은 피고, 쓰레기장에서도 보물을 찾아낼 수 있다. 죽음이 휩쓸고 간 자리에도 생명은 다시 자라나고, 수몰된 삶에서도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건져낼 수 있다.
단요 작가의 청소년 문학 <다이브>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SF 소설이다. 단요 작가의 데뷔 장편소설 <다이브>는 2023년 제3회 문윤성 SF 문학상 장편 부문 대상과 박지리문학상을 수상하고, 2025년 제12회 SF 어워드 장편 부문 우수상을 받은 작품이다. 소설 <다이브>는 기발하고 신선한 상상력과 깊이 있고 철학적인 메시지를 바탕으로, 상실의 아픔을 딛고 함께 살아가는 이들의 회복과 치유를 다뤘다.
<다이브>는 2057년 기후 위기로 인해 삶의 터전 대부분이 물에 잠긴 미래의 한국이 배경이다. 수많은 생명과 찬란했던 과거는 수몰됐지만, 살아남은 이들은 물 위 높게 솟아오른 산에 터전을 이루고 수몰된 서울에서 과거 유물들을 수집하며 살아남는다. 작품의 주인공, 물꾼 선율은 다른 산에 사는 우찬과 더 좋은 유물을 찾는 내기를 하다 물 아래 잠든 기계 인간 수호를 발견한다. 선율과 수호는 잃어버린 기억을 함께 찾아 나선다.
엠비제트컴퍼니 신작 뮤지컬 <다이브>는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창작 뮤지컬이며, 2025년 리딩 쇼케이스를 거쳐 정식 공연으로 2026년 무대에 올랐다. 연극 <미러>·<빵야>·<헤르츠클란>, 뮤지컬 <조선의 복서>·<프라테르니테>·<초록> 등 지속적으로 웰메이드 창작극을 발굴하고 개발한 엠비제트컴퍼니의 <다이브>는 8월 18일 서울 대학로 링크더스페이스 1관에서 개막했다.
뮤지컬 <오즈>·<비밀의 화원>·<유진과 유진> 등을 통해 희망과 위로의 이야기를 건넨 김솔지 작가와 뮤지컬 <빨래>·<렛미플라이>·<랭보> 등 대한민국 창작 뮤지컬을 대표하는 작곡가로서 여러 명작을 남긴 민찬홍 작곡가가 의기투합했다. 또한 뮤지컬 <비밀의 화원>·<접변>·<종의 기원>을 통해 감각적인 무대 언어를 구현해 온 이기쁨 연출가가 합류했다.
이처럼 최고의 창작진이 선사할 특별한 감동에 더해, 다채로운 캐스트가 만들어낼 시너지 효과 또한 기대를 모은다. 뮤지컬 <다이브>는 젠더 벤딩 캐스팅을 시도했다. 젠더 벤딩(Gender Bending) 캐스팅은 2025년 연극 <디 이펙트>에서 성공적으로 구현해낸 바 있다. 캐릭터의 성별과 설정은 고정한 채 다른 성별의 배우가 해당 캐릭터를 연기하는 젠더 프리와 달리, 젠더 벤딩은 배우의 성별에 맞게 캐릭터의 성별이 바뀌며 작품도 각색되는 것을 뜻한다. 뮤지컬 <다이브> 또한 수호와 선율 역할 및 경이모·경삼촌 역할에 젠더 벤딩 요소를 더했다.
2038년에서 기억이 멈춘 기계 인간 수호 역엔 박새힘, 박주혁, 정지우가 캐스팅됐다. 이들은 기억의 공백을 메우며 잃어버린 과거를 만나고, 아픔과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수호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 나가고 있다. 노고산에서 자란 물꾼 선율 역엔 반정모, 조영화, 이세헌이 이름을 올렸다. 다정함과 천진난만함 속에 과거의 상처를 품은 선율의 아픔을 다양한 감정으로 표현하고 있다.
노고산의 유일한 어른이자, 과거에 대한 후회와 죄책감에 짓눌려 살아가는 경이모·경삼촌 역은 임찬민, 강찬, 박은미가 연기한다. 임찬민과 박은미는 ‘경이모’로, 강찬은 ‘경삼촌’으로 출연한다. 이들은 오랜 활동 경력과 탄탄한 내공을 바탕으로 작품의 정서를 한층 더 깊이 있게 이끌어가고 있다.
친누나 유안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과 원망을 안고 사는 우찬 역할엔 이민규, 유동훈, 곽다인이 캐스팅됐다. 우찬의 누나 유안 역은 금보미와 박주아가 연기한다. 금보미와 박주아는 유안 역할과 함께 수호 엄마 역까지 소화하며 1인 2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엠비제트컴퍼니 관계자는 “쇼케이스 이후 작품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대본과 음악을 지속적으로 보완했다”라며 “후회와 죄책감, 기대와 희망 등 여러 감정을 품고 살아가는 인물들을 통해 관객에게도 위로와 공감의 정서를 전하고 싶다”라고 밝힌 바 있다. 개막 후 약 일주일이 지난 시점, 뮤지컬 <다이브>는 원작을 성공적으로 구현하는 걸 넘어 뮤지컬로서도 작품성이 훌륭하단 호평을 받으며 순항하고 있다.
소중한 이를 잃어버린 이들은 상실의 고통과 함께 죄책감에 짓눌려 살아간다.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지 못했다는 슬픔, 그럼에도 나는 살아남았으며 아직도 살고 있다는 죄책감이 숨통을 조여올 때가 있다. 이러한 상실의 아픔을 한 번도 겪지 않고 세상을 살아가는 건 불가능하다. 11월 8일까지 공연되는 뮤지컬 <다이브>는 우리의 아픔도 위로하는 무대가 되어, 내일을 향해 나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희망을 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