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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로맨틱 코미디 희망편 [영화]

넷플릭스, <음성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by 신민정 에디터
2026.08.06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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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음성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의 원제는 Voicemails for Isabelle이라 질과 이사벨의 관계가 더 잘 드러나는 느낌이었다면 한국 제목은 가볍게 볼 수 있는 로코 느낌이 더 강조된 느낌이었다.

 

영화 속 질과 이사벨의 관계는 정말 이상적인 자매였다. 이사벨이 선천적으로 병을 앓고 있지만 마냥 동정심으로 보살핀다는 느낌이 아니라 정말 소울메이트 같았다. 질은 항상 호흡기 줄을 달고 있어야 하고 학교생활도 하지 못한 이사벨에게 좋아하는 남자아이와 키스한 일, 하루 동안 일어난 일, 고민 등 모든 걸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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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은 연말에 파티에 가서 남자랑 키스를 하다가도 뛰어서 집에 들어가 가족과 함께 새해를 맞을 정도로 1순위는 항상 이사벨 그리고 가족이다. 그런 가족들을 놔두고 질은 제빵사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혼자 텍사스를 떠나 샌프란시스코로 간다.


질은 유명 프로그램에도 출연한 스타 셰프의 식당에 들어가 잡일부터 시작한다. 전화로 여느 때처럼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생활, 직장에서 겪은 일들을 전하던 질은 이사벨에게 병의 경과가 좋지 못하다는 말을 듣는다. 바로 텍사스로 가려고 하는 질을 말린 이사벨은 곧 추수감사절이니 그때 오라며 말리고 질은 그러겠다고 한다. 하지만 추수감사절이 되기 전 이사벨이 죽고 질은 무너져내린다.


이사벨의 죽음 후에도 평소처럼 일상을 공유한 질의 음성메시지를 업무용 전화로 쓰고 있던 웨스가 듣게 된다. 텍사스에서 부동산 중개인으로 일을 하는 웨스는 만나는 여자가 있긴 하지만 여자친구로서는 애매한 사이를 유지하다가 차이고 무료한 일상을 보낼 때 질의 음성메시지를 들으며 얼굴도 모르는 질에게 호감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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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인터넷에 이름, 사는 곳 정도만 검색하면 금방 사람을 찾을 수 있는 시대다. 구글 검색도 아니고 인스타그램 검색으로 찾아낼 수 있는 것도 모자라, 그 사람이 본인의 계정에 친절하게 얼굴은 물론 대학까지 올려둔다. 웨스도 이런 식으로 질의 계정을 알아낸다. 만약 질이 예쁜 외모가 아니었어도 웨스가 샌프란시스코까지 갈 정도로 적극적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그랬다면 로맨스 영환데 스토리 진행이 안되니 말이 안 됐겠지만.


웨스는 질이 음성메시지로 남긴 것들을 그대로 실현하며 나타난다. 미남이 자기 로망을 다 실현하며 갑자기 등장해 호감을 드러내면 누가 거부할까 싶었는데 질이 도망가듯 자리를 피해서 의외라고 생각했다. 보통 로맨스 영화에서는 처음 보는 사람이랑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지고 같이 나가는 게 대부분인데, 처음부터 마음을 열지 않고 오히려 약간 경계하는듯한 모습이 신선했다.


물론 웨스가 질이 음성메시지로 말했던 아침 타코 이야기를 꺼내며 경계가 허물어지고 함께 식사를 하는 장면이 나오기는 하지만.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어쨌든 일방적으로 질을 알고 있었던 웨스는 관계가 진전될수록 질이 이사벨에게 보냈던 음성메시지를 들었다고 말할 기회를 노리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결국 질이 그 사실을 알고 실망하며 멀어졌다가 다시 만나게 되는, 전형적인 갈등과 재회로 이어지며 예상한 대로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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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클리셰를 따라가는데도 진부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질이 다니는 남초 직장에서 딱 한 명 있던 여자 동료가 억울한 상황에 처했을 때 질이 나서서 변호를 해주자 여자 동료는 신경 쓰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이후 또 다른 이유로 부당함을 느낀 질이 식당을 그만두고 야심 차게 연 푸드트럭이 생각보다 잘되지 않아 낙담하고 있을 때 그 여자 동료가 찾아와 함께 푸드트럭을 운영한다. 처음에는 또 이런 식의 여자끼리 적으로 두는 상황을 만드는 건가 했는데, 가장 도움이 필요할 때 손을 뻗는 역할이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질은 이사벨에게 더 이상 음성 메시지를 보내지 않겠다고 말하고, 웨스는 이사벨에게 질한테 함께 살자고 할 건데 네 허락이 필요하다, 질에게 잘 해주겠다 같은 다소 오글거리는 말을 하는 장면 후에 로빈 노래가 나오자 같이 춤을 춘다. 그리고 이사벨의 죽음 이후에도 항상 음성 메시지를 보내며 그 시간에 갇혀있던 질이 웨스를 만나고 안정을 얻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이사벨에게 마지막으로 음성메시지를 남기면서 둘의 주제곡 같았던 로빈의 Dancing On My Own이 나오자 질이 하늘을 향해 들리냐고 폰을 내미는 장면은 뭔가 슬펐다. 그래도 가끔은 음성메시지를 남겨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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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나 동생이 있는 친구들을 보면 싸우는 날도 있지만 제일 가까이서 공유하고 얘기할 수 있는 가족이 있다는 게 부러웠다. 실제로 언니나 동생이 있는 사람이 이 영화를 보면 판타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쥬라기 월드>에서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의 조카로 나왔던 닉 로빈슨이 남주로, <상사에 대처하는 로맨틱한 자세>에서 루시 리우의 비서로 나왔던 조이 도이치가 여주를 맡았다. 헐리웃 영화에서도 더치페이스가 잘 안되는 요즘 얼굴합도 좋고 내용도 괜찮았던 로맨스 영화를 봐서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뭔가 매일을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그런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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