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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자신을 지키지 못한 여자 - 연극 '플리백'이 건네는 가장 솔직한 고백 [공연]

웃음 뒤에 감춰진 상처를 따라가며

by 손혜림 에디터
2026.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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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리백(fleabag)’.

 

직역하면 ‘벼룩이 들끓는 가방’이다. 영어권에서는 '지저분한 사람', '문제투성이', 혹은 '누추한 곳'을 뜻하는 표현으로 쓰인다.

 

애초부터 정돈된 삶과는 거리가 먼 단어다. 작품은 이 이름처럼 상처와 혼란을 품은 한 여자의 내면을 정면으로 응시한다. 어쩌면 ‘플리백’이라는 이름은 세상이 그녀를 규정하는 말이 아니라, 주인공이 스스로를 바라보는 가장 가혹한 시선일지도 모른다.


스스로도 손쓸 수 없는 혼란을 품고 살아가는 그녀는 겉으로는 자유롭고 무심한 듯 보인다. 하지만 그 안에는 친구의 죽음, 가족과의 단절, 관계 속의 공허함이 쌓여 있다.

 

그녀가 위태롭게 느껴지는 이유는 단순히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 상처를 돌보는 방법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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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지키지 못한 여자, 플리백


 

플리백은 자신의 상처를 마주하기보다 농담과 충동적인 행동으로 애써 외면한다. 외로움을 인정하기보다 웃음으로 넘겨버리고, 관계의 빈자리를 순간적인 선택으로 메우며 가장 돌봐야할 자신마저 돌보지 못한다.

 

그런 그녀의 모습이 더욱 애달프게 다가오는 이유는 플리백이 스스로를 망가뜨리고 싶어서가 아니다. 그녀는 단지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어 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마음은 외면한 채 살아간다.

 

그래서 플리백을 향한 시선은 비난보다 안타까움에 머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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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플리백>은 이러한 인물을 성적 농담과 냉소, 파격적인 유머를 통해 블랙코미디로 풀어낸다. 런던의 한 골목에서 기니피그 카페를 운영하는 플리백은 충동과 실수를 반복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그 웃음 뒤에는 외로움과 죄책감, 상실, 자기혐오가 숨어 있다.


플리백의 농담은 단순한 유머가 아니다. 상처를 감추기 위한 자기방어이자, 무너지지 않기 위해 가까스로 붙잡고 있는 서툰 방식이다. 작품은 웃음 뒤에 감춰진 상처를 따라가며, 한 사람이 스스로를 무너뜨리는 과정을 집요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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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고 발칙한 고백 속으로


 

플리백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발칙한 내용만이 아니다.

 

작품은 주인공이 직접 관객에게 말을 거는 독특한 형식을 통해 웃음과 고백의 경계를 허문다. 배우는 농담처럼 말을 건네다가도 어느 순간 가장 깊은 내면의 이야기를 꺼내며 관객을 자신의 삶으로 끌어들인다.


관객은 단순한 관찰자가 아니라 그녀의 비밀을 함께 공유하는 '공범'이 된다. 웃음을 나누는 동시에 그녀의 고독과 죄책감을 가장 가까이에서 목격하는 존재가 된다. 극도로 미니멀한 형식은 오히려 감정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고, 관객은 어느새 플리백의 삶을 가까이에서 체험 하게 된다.


결국 연극 <플리백>은 한 여자의 망가진 삶을 보여주는 이야기가 아니다. 자신을 지키지 못하면서도 끝내 사랑과 이해를 갈구하는 한 인간의 이야기다. 웃음과 슬픔, 공감과 불편함 사이를 오가는 동안 관객은 어느 순간 플리백이 아닌 자신의 내면을 마주하게 된다.

 

연극 <플리백(Fleabag)>은 6월 19일부터 9월 6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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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웃음과 침묵의 사이, 가장 솔직한 고백이 시작된다.

 

런던의 어느 거리, 벼랑 끝에 선 한 여자가 있다.'플리백(Fleabag)'이라 불리는 그녀는 파산 직전의 기니피그 카페를 운영하며, 엉망진창인 일상을 버티듯 살아간다. 가족과의 관계는 어긋나 있고, 사랑은 번번이 실패로 끝난다.가족과 연인, 그리고 이미 세상을 떠난 친구까지.

 

그녀의 이야기가 이어질수록, 웃음 뒤에 감춰진 슬픔과 상실, 균열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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