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유행이 아니었다
여전히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말랑이, 왁뿌볼, 키캡 등의 아이템. 처음에는 반짝 인기를 얻다가 사라지는 트렌드일 줄 알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이들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수제 말랑이, 얼린 슬랑이처럼 새로운 형태로 점점 진화하며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제품 자체보다 ‘만지는 재미’와 ‘촉감’을 소비하기 시작한 것이다.
자꾸 손이 가는 이유
요즘은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보고, 끝없이 새로운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대다. 강한 자극이 끊이지 않는 일상에서 사람들은 오히려 아무 생각 없이 힐링할 수 있는 순간을 찾기 시작했다.
말랑이를 만지고 눌러보는 행동에는 특별한 목적이 없다. 그저 손을 움직이는 것만으로 잠시 머리를 비우고, 복잡한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도파민에서 벗어나 편안하고 단순한 감각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말랑이도 어느새 하나의 필수템이 되어가고 있다.
여기에 어린 시절의 기억도 한몫한다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 촉감 놀이를 즐겼던 경험은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지금의 말랑이와 왁뿌볼이 사랑받는 이유도, 어릴 적 아무 걱정 없이 놀던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익숙함이 사람들의 손을 계속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 가나디 스트레스볼 인형
촉감도 취향이 된 시대
흥미로운 점은 촉감 아이템의 종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슬라임에서 시작해 말랑이, 스퀴시, 왁뿌볼 등 종류와 형태는 다양해졌다. 이는 특정 제품이 유행하는 것이 아니라, 촉감을 즐기는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과도 가깝다.
이때 재미있는 점은 사람들이 원하는 촉감도 점점 세분되고 있다는 것이다. 말랑하고 부드러운 촉감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단단한 촉감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이에 따라 같은 말랑이라도 소프트 타입과 하드 타입으로 나뉘고, 원하는 촉감에 맞춰 커스텀으로 만드는 것이 하나의 콘텐츠가 되기도 한다.
이처럼 점점 취향과 문화가 되어가고 있는 ‘촉감’. 앞으로는 어떤 촉감을 원하는지, 어떤 질감이 나에게 맞는지가 새로운 선택 기준이 될 것이다. 음료 취향이나 향수 취향을 고르듯, 촉감 역시 각자의 취향에 맞춰 즐기는 새로운 소비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 품절 대란이 있었던 무한상사X맘스터치 굿즈 (스퀴즈볼)
손끝에서 시작되는 새로운 소비
유행은 금방 바뀌지만 사람들의 습관은 오래 남는다.
말랑이, 키캡 등의 아이템 역시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물건이 되고 있다. 손이 심심할 때 무심코 말랑이를 만지고, 일하다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키캡을 습관처럼 두드리는 모습은 이제 낯설지 않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어떤 제품이 새롭게 등장하느냐보다, 사람들이 계속 손이 가는 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의 문제다.
앞으로도 손끝에서 작은 즐거움과 편안함을 찾는 소비는 다양한 형태로 이어지며 하나의 메가 트렌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