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을 취미로 하다 보면 같은 듯 다른 취향을 가진 사람들과 더 자주 만나게 되는 듯하다. 나의 경우 국악 동아리에 2년 넘게 몸 담으며 국악 전공자뿐만 아니라 서양 음악 전공자나 관련 동아리 사람들과도 만날 일이 많아지는 것을 느끼고 있다. 국악 동아리에서 만난 피아노 연주자라는 특별한 인연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해 보았다.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달빛을 연주하는 피아노 유튜버 Lune Music 룬뮤직으로 활동하는 통계학과 대학생 이찬형입니다. Lune은 프랑스어로 달빛이라는 뜻인데, 은은한 초승달의 빛보다는 화려한 보름달의 빛을 추구하는 의미로 룬뮤직이라고 이름지었습니다.

Part 1. 음악과 룬뮤직
피아노를 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혹은 피아노에 깊게 빠지게 된 계기는?
사실 저도 다른 사람들과 비슷하게 어렸을 때 부모님의 권유로 피아노 학원을 다니게 되었고 그 때는 피아노를 그닥 좋아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기본기를 다져가며 실력이 오르다보니 다양한 곡을 연주할 수 있게 되었고, 연주할 수 있는 곡이 많아지면서 피아노에 흥미가 더욱 생긴 것 같습니다. 음악을 가장 풍성하게 단독으로 연주할 수 있는 악기는 피아노가 유일하다고 생각하는데, 원하는 음악을 제 방식대로 연주할 수 있음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피아노에 깊게 빠졌습니다.
연주하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위로 받았다고 느낀 순간도 있으셨는지.
혼자 가만히 연습할 때보다는 역시 무대 위에서, 그리고 많은 관객들 앞에서 연주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느낍니다. 물론 저도 관객 앞에서 연주할 땐 긴장을 많이 하지만 연주 끝난 후 터져나오는 박수 소리에 정말로 큰 행복을 느껴요. 피아노로 위로 받았던 순간이라면, 제가 직접 겪진 않았지만 다른 연주자가 무대에서 연주하다가 실수가 생겨 연주가 중단됐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 때 관객들이 박수 쳐주며 연주자를 격려해주니 다시 연주를 이어갈 수 있었는데 제가 직접 격려받은 것은 아니었음에도 그 상황에서 큰 위로를 받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아트인사이트 이용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음악을 소개해 주세요.
추천하고 싶은 음악은 정말로 수없이 많지만 딱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스미노 하야토의 'Human Universe'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피아노 곡이기도 합니다. 곡 하나에 바로크, 고전, 낭만의 멜로디가 어우러져있고 박자가 다양하게 변주되면서도 주 선율이 이어지는 게 정말로 매력적인 곡이에요. 이지리스닝은 아니지만 음악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꼭 들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Part 2. 유튜버 룬뮤직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제가 중학교 1학년 때 어떤 자작곡을 하나 만들었는데, 그 당시 페이스북에 연주 영상을 올렸다가 댓글에 유튜브 해보면 어떻겠냐는 추천을 받아서 시작했습니다. 물론 지금 들어보면 머니코드 반복에 음악성이 매우 낮은 곡이지만, 그 때 시작으로 지금까지 도달했다는 게 참 신기하네요.
본인의 채널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영상은?
2023년 9월에 대학교 피아노 동아리 정기연주회 무대에서 연주했던 우에하라 히로미의 'Mr. C.C.' 연주 영상에 가장 애착이 갑니다. 지금은 꽤나 유명해진 곡이지만 그 때까지만 해도 국내에 연주 영상이 거의 없었고, 악보조차도 찾기 되게 힘들었습니다. 저도 우연히 해당 곡을 듣고 깊게 빠져들어 연주회 무대로 올랐는데, 당시 국내에서는 거의 유일한 Mr C.C. 연주 영상이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확 유명해진 걸 보니 유명세의 시작을 끊었다는 느낌이 들어서 가장 애착이 가네요.
기억에 남는 댓글이나 구독자가 있으신가요?
저는 최대한 모든 댓글을 읽고 하트를 달아주며 최근부터는 모든 댓글에 답글을 달아주다보니 많은 댓글이 기억에 나는데, 그중에서도 뉴에이지 편곡 연주 영상에 원곡보다 더 마음에 든다는 댓글이 가장 기억에 남더라고요. 원곡도 물론 정말로 좋은 곡이기에 제가 편곡을 할 수 있게 된 거겠지만, 명곡을 더욱 명곡으로 만들기가 진짜 쉽지 않거든요. 그러다보니 제 편곡이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았을 때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기억에 남는 구독자는 정말 너무너무 많지만 딱 두 명만 뽑을게요. 유튜브 활동 시작을 추천함과 동시에 제 첫 구독자가 되어준 사람, 지금은 '오예린밴드'에서 키보디스트로 활동하는 김현정님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사실 현정누나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룬뮤직도 없었을 거라 생각할 정도로 고마운 사람이에요. 페이스북을 사용하던 시절에 현정 누나는 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생이었고 저는 평범한 중학생이었는데, 천천히 친해졌다가 지금은 서로 다른 곳에서 멋지게 활동하고 있는 게 참 신기하다고 생각해요. 다음으로는 최근에 생긴 구독자인데 제가 수강했던 전공수업을 가르쳐준 장서현 교수님입니다. 유튜브 한다는 사실을 알고 바로 구독해주신 후에 제 모든 연주를 듣고 영상 하나하나 후기를 직접 들려주신 게 너무너무 감사드렸거든요. 그리고 대학교에서 교수님과 이만큼 가까워진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요.
Part 3. 룬뮤직과 인생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도전'이라고 확신합니다. 인생에 도전의 순간이 많이 찾아올 거예요, 제 예시로만 봐도 유튜브 시작이 사실상 도전의 순간이었고요. 그러한 도전의 순간에서 첫 발을 내딛기가 참으로 어려울 텐데, 내딛고 나면 예상보다 별 거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기에 저는 도전의 순간이 찾아오면 머뭇거리기보다는 우선 시작부터 하는 편입니다.
앞으로 꼭 이루고 싶은 꿈이나 목표가 있다면?
앞으로 꼭 이루고 싶은 목표라면, 매년 두 번씩은 단독 연주회를 하는 것입니다. 그 중 상반기 연주회는 필름콘서트 느낌으로 여러 OST를 연주하며 관객들이 배경 영상을 함께 감상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하반기 연주회는 리사이틀 느낌으로 음악성과 난이도가 높은 곡으로 구성하여 진행하는 게 목표예요. 이전에 한 번 단독연주회를 진행했던 기억이 지금까지도 너무 행복하게 남아있어서, 매년 두 번씩은 꼭 진행할 계획입니다.
Part 4. 에디터와 룬뮤직
제 첫인상은 어땠나요?
국악동아리에서 처음 만나게 되었는데, 열심히 가야금을 연습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줄을 하나하나 뜯으며 소리내는 게 되게 신기해서 그 때부터 가야금에도 관심이 가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연습 후에 잠깐 얘기하게 되었을 때 자세히 어떤 얘기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정말로 재밌었다는 기억은 있습니다.
우리가 닮았다고 느끼는 지점 하나, 다른 지점 하나를 꼽는다면?
닮은 점이라면 흥미와 관심사의 교집합이 굉장히 큰 것 같습니다. 둘 다 음악과 영화를 좋아하고 취미활동도 비슷하다보니 더욱 친밀감이 들더라고요. 다른 점이라면 위기 상황을 대비할 때의 마음가짐이 살짝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위기 상황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긍정적인 상태를 가정하여 대하는 반면, 에디터님은 가장 부정적인 상태를 가정하는 것 같더라고요. 물론 두 점 모두 장단점이 확실해서 어느 마음가짐이 더 좋다고 결론지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와의 대화가 찬형 씨의 생각이나 예술 활동에 영향을 준 적이 있는지.
이전까지 저는 독주 위주의 연주를 하면서 무대를 구성하는 최고의 방식이 독주라고 생각해왔는데, 에디터님과 같이 합주하기도 하고 연주회를 보러가기도 하며 독주가 아니더라도 무대에서 충분히 빛나는 연주자가 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무대 위에서 다같이 연주하더라도, 그 안에서 한 명 한 명이 눈에 띄는 연주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Part 5. 엔딩
찬형 씨의 인생을 한 곡으로 표현한다면, 그 제목은 무엇일까요?
제 인생은 제 피아노 자작곡 제목인 '사막 한가운데의 별빛'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방향이 정해져있지 않은 광활한 사막에 떨어졌지만, 그 안에서 초록 별빛을 찾아가는 과정이 제 인생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학 작품 어린왕자를 인상깊게 읽었다보니 거기서 비롯된 가치관이 잡힌 것 같네요.
자유 발언을 부탁드립니다.
인터뷰를 통해 제가 하고 싶은 말을 가득 담아낸 것 같고 아트인사이트에 게재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만들어줘서 감사합니다. 이 글을 읽은 분들께, 달빛을 연주하는 피아노 유튜버 룬뮤직을 방문해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