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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당돌한 불온함이 피워낸 우리들만의 온실 - 올 그린스 [영화]

우리 안의 초록을 향한 응원

by 장연우 에디터
2026.04.24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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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야마 타카시 감독의 영화 <올 그린스>는 우리가 흔히 ‘청춘’이라는 단어에서 떠올리는 정형화된 푸르름을 거부하고, 생존을 위해 기꺼이 불온해지기를 선택한 소녀들의 대담한 질주를 그린다.

 

2026년 5월 6일 국내 개봉을 앞둔 이 작품은 1999년생 작가 나미키 도의 원작을 바탕으로 하여, 기성세대가 규정한 ‘순수한 청춘’의 틀을 깨부수는 동시에 Z세대가 느끼는 고립감과 자립에 대한 갈망을 정면으로 응시한다.

 

영화가 보여주는 초록색은 평화로운 숲의 색이 아니라, 금기시된 ‘대마’의 색이자 세 소녀가 현실이라는 지옥에서 탈출하기 위해 손에 쥔 유일한 무기라는 점에서 이 영화의 비범함이 시작된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답답한 시골 마을은 소녀들에게 안식처가 아닌 거대한 창살 없는 감옥에 가깝다. 주인공 히데미는 가정폭력과 성범죄의 위협 속에 홀로 서 있고, 미루쿠는 부모의 방임 속에 결핍을 숨기고 있으며, 이와쿠마는 가부장적인 억압 아래 자신의 재능을 거세당한다.

 

이들이 선택한 ‘대마 재배’라는 행위는 법적인 잣대로 보면 명백한 범죄이지만, 영화는 이를 단순히 비행으로 치부하지 않는다. 오히려 아무도 자신들을 지켜주지 않는 시스템 속에서 가장 약한 자들이 살아남기 위해 택할 수밖에 없었던, 처절하면서도 발칙한 자구책으로 그려낸다.

 

"가장 약한 자부터 죽는다"는 히데미의 서늘한 독백은 이 범죄가 단순한 일확천금을 넘어선 자율적 생존의 투쟁임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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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미 사라, 데구치 나츠키, 요시다 미즈키라는 일본 최고 라이징 스타들이 보여주는 앙상블은 이 ‘청춘 크라임 무비’에 독보적인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자발적 아웃사이더로서 걸크러시 매력을 뿜어내는 히데미, 화려한 인기인의 이면에 깊은 상처를 지닌 미루쿠, 그리고 냉철한 현실주의자로 팀의 무게중심을 잡는 이와쿠마까지, 세 캐릭터는 각기 다른 이유로 ‘초록색 꿈’ 아래 뭉친다. 이들은 단순한 범죄의 파트너를 넘어, 기성세대의 폭력과 무관심이 만들어낸 상처를 서로 보듬으며 기묘하고도 단단한 연대를 구축한다. 교문이 지옥의 입구인지 출구인지 자문하던 소녀들이 결국 함께 달리기 시작하는 모습은, 불법이라는 그늘 아래서도 역설적으로 가장 청량한 우정의 순간을 완성한다.

 

영화 <올 그린스>의 가장 큰 미덕은 성범죄, 가정폭력, 노동 현장의 위험성 같은 무거운 소재들을 다루면서도 결코 습하거나 비극적인 정서에만 매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영화는 마치 Z세대의 감각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팝하고 발랄한 톤을 유지하며, 그 어떤 불행도 자신들의 창창한 앞날을 가로막을 수 없다는 기개를 보여준다. 청소년 관람 불가라는 등급은 소재의 위험성을 뜻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청춘의 어두운 이면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그 안에서 피어나는 생명력을 왜곡 없이 보여주는 자유의 장치가 된다.

 

졸업식장의 모든 이가 대마의 영향으로 웃고 있는 다소 황당한 장면조차, 현실의 고통을 유쾌하게 비웃는 이 영화만의 독특한 문법으로 읽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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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부에서 영화는 반전을 거듭하며 관객의 예상을 빗나간다.

 

비극적인 최후를 암시하는 듯한 복선들을 뒤로하고, 히데미가 숨이 턱에 차도록 달리는 장면은 이들의 삶이 누군가의 규정대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선언한다. 세상의 기준으로는 실패한 인생이나 범죄자일지 모르지만, 스스로 삶의 방향키를 돌린 소녀들에게 평범한 순응은 오히려 어울리지 않는 옷이다.

 

<올 그린스>는 청춘을 무조건적인 희망으로 포장하는 대신, 가장 어두운 곳에서 스스로 빛을 내기 위해 분투하는 모든 ‘불량한’ 청춘들에게 지지를 보낸다.

 

답답한 현실이라는 시골 마을에 갇혀 있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세 소녀의 발칙한 작당 모의는 그 자체로 눈부신 해방구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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