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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데스노트: 인간을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 [공연]

우리는 방관자인가, 개입자인가.

by 송민주 에디터
2026.04.02 18:04

 

 

우리는 타인의 삶에 어디까지 개입해야 할까.

  

혹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선택은 정말로 중립일까.

 

뮤지컬 ‘데스노트’는 흔히 정의에 관한 이야기로 읽힌다. 야가미 라이토와 엘, 두 천재의 대결과 정의의 충돌.

 

그러나 이 익숙한 구도를 한 발짝 비켜서 바라보면 이 작품이 묻고 있는 것이 한 가지 더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바로 ‘태도’이다.

 

우리는 방관할 것인가, 아니면 개입할 것인가. 이 질문은 인간이 아닌 존재들, 두 사신 류크와 렘을 통해 선명히 드러난다.

 

 

 

류크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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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관장하는 사신 류크는 인간 세계를 ‘재미있어서’ 내려다본다. 그에게 데스노트는 정의의 도구도, 윤리의 문제도 아니다. 그저 억겁의 시간을 살아가는 동안 지루함을 해소하기 위한 장치일 뿐이다.

 

그는 라이토의 선택을 부추기지도, 막지도 않는다. 그저 지켜보기만 한다. 데스노트를 가진 자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 그 흥미로운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이때 중요한 것은, 류크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는 직접 노트에 사람의 이름을 적지 않으며, 라이토에게 누군가를 적으라고 명령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비극은 그의 시선 아래에서 진행된다.

 

류크의 태도는 흔히 ‘중립’처럼 보인다. 그러나 정말 그것을 중립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정말 아무 의미도 없는 선택일까. 혹은 그 역시 하나의 선택 즉, 결과를 방치하는 방식의 참여는 아닐까.

 

 

 

렘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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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렘은 인간에게 감정을 품는다. 아마네 미사를 향한 그의 태도는 인간의 일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사신이라는 존재의 규칙을 넘어선다.

 

렘은 알고 있었다. 그가 인간의 선택에 개입하는 순간 자신은 영원히 사라지게 된다는 것을. 그럼에도 그는 인간의 고통을 지켜보는 대신 끼어드는 것을 선택한다. 이 선택은 단순한 희생이 아니며 오히려 이 작품에서 나타나는 가장 ‘인간적인’ 결단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감정을 갖지 않는 존재인 사신이 가장 인간다운 행동을 한 것이다. 동시에 그의 선택은 우리에게 ‘개입은 어디까지 정당화될 수 있는가?’ 그리고 ‘개입하지 않는 것이 항상 더 옳은가?’


류크와 렘은 같은 세계에 속해 있지만 서로 완전히 다른 윤리를 따른다. 한쪽은 끝까지 지켜보고, 다른 한쪽은 결국 뛰어든다. 이 대비는 단순한 캐릭터의 차이를 넘어 우리가 세상을 대하는 태도를 보여준다.

 

타인의 고통을 보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혹은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개입하는 것. 그 사이에서 우리는 늘 선택하거나 혹은, 선택하지 않은 채 머무른다.


그렇기에 이 작품에서 가장 불편한 지점은 여기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류크가 무자비하고, 방관자라고 비판하면서도 때로는 그의 위치에 더 가깝다. 우리는 수많은 사건을 ‘지켜본다’. 뉴스를 보고, 타인의 불행을 소비하고, 때로는 그것을 나와는 먼 이야기의 일부처럼 받아들인다. 그 순간 우리는 개입하지 않고, 그저 관찰한다. 그것이 옳아서가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판단되기 때문일 것이다.

 

*


뮤지컬 ‘데스노트’는 정의를 묻는 작품이지만, 그보다 더 깊은 ‘태도’를 묻는 이야기로 느껴진다. 어떤 선택이 더 옳은가를 단정하거나 판단하지 않지만, 대신 두 사신을 통해 두 개의 극단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사이 어딘가에 서 있는 우리에게 조용히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류크처럼 방관할 것인가, 아니면 렘처럼 개입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쉽게 내릴 수 없다. 모든 상황에서 절대적으로 옳은 답도 틀린 답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분명히 명심할 필요가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역시 이미 하나의 선택이라는 사실을.

 

 

사진출처: 오디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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