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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5인조 밴드 선셋 롤러코스터(Sunset Rollercoaster 落日飛車)가 3월 14일 (토) KBS 아레나에서 단독 내한공연을 개최했다. 이번 공연은 2023년 이후 3년 만에 열리는 단독 내한으로 지난 8월 발매된 정규 4집 [QUIT QUIETLY]를 기념한 아시아 투어 ‘Q comes Q goes’의 일환이다. 대만을 넘어 아시아 전역과 전 세계 리스너의 사랑을 받고 있는 선셋 롤러코스터 특유의 나른하면서도 서정적인 사운드, 계속 변화를 꾀하는 음악에 대한 한국 관객의 기대가 만발했다.


2009년 대만 타이베이에서 결성되어 2011년 정규 [Bossa Nova]로 데뷔한 선셋 롤러코스터는 리드보컬이자 기타리스트 Kuo-Heng Tseng, 베이시스트 Hung-Li Chen, 드러머 Tsun-Lung Lo, 키보디스트 Shao-Hsuan Wang, 색소포니스트 Hao-Ting Huang으로 구성됐다. 재즈·보사노바를 기반으로 한 신스팝부터 펑크, 트로피컬 록까지 폭넓은 장르 스펙트럼을 지닌 이들은 노을 진 하늘과 열대의 따스한 공기를 연상케 하는 사운드로 사랑받고 있다. 편안하면서도 포근한 감성으로 자신들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하며 2022년 미주·유럽 투어를 매진시켰고, 2023년에는 세계적인 음악 페스티벌인 ‘코첼라 밸리 뮤직&아츠 페스티벌’에 이름을 올리며 글로벌 인지도를 입증했다. 국내에서는 BTS의 RM이 ‘My Jinji’를 추천하며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이후 2024년 밴드 혁오(HYUKOH)와의 협업 앨범 [AAA]를 통해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점점 높아지는 인지도만큼 음악성 또한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2020년 발매한 정규 3집 [SOFT STORM]은 영국의 음악 주간지 NME가 선정한 ‘2020년 아시아 베스트 앨범’ 4위에 올랐고, 해당 앨범으로 2021년 대만의 대표 음악 시상식인 ‘금곡장(金曲獎, Golden Melody Awards)’에서 최우수 밴드상을 수상했다. [AAA]는 국내에서도 비평가와 리스너들의 극찬을 받으며 2025년 제22회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음반 부문 후보에, 수록곡 ‘Young Man’은 최우수 모던록 노래 부문 후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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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은 [QUIT QUIETLY]의 첫 트랙 〈Wind of Tomorrow〉로 시작됐다.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된 무대는 곧 안정적인 밴드 사운드로 채워졌다. 기타와 신시사이저가 공간을 열고, 베이스와 드럼이 리듬의 중심을 잡는다. 여기에 색소폰이 더해지면서 선셋 롤러코스터 특유의 재즈-팝적인 편성이 또렷하게 드러났다. 음반으로 접할 때는 드림팝이나 시티팝 계열의 서정적인 사운드의 인식이 강하게 남았지만, 공연장에서 들리는 음악은 그보다 훨씬 입체적이었다. 리듬 섹션의 밀도가 높았고, 각 악기의 역할이 명확하게 분리되면서도 밴드 사운드 구조가 부드럽게 융화됐다.


특히 색소폰 파트가 공연 전반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여러 곡에서 솔로 연주가 있었고, 곡의 아웃트로를 반복하며 조금씩 다른 변주를 만들어내는 장면도 자주 등장했다. 이러한 편곡,연주 방식은 곡의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확장하며 라이브 공연만의 긴 호흡을 만들어냈다. 색소폰 퍼포먼스 역시 무대의 활기를 높이는 요소였다. 셋리스트도 인상적이었다. 공연은 최신 앨범 수록곡을 중심으로 진행되면서도 초기 곡부터 비교적 최근의 협업 프로젝트까지 폭넓게 다뤘다. 작년 발매된 정규 앨범 위주의 구성이지만 지금까지 조금씩 스타일을 바꾸어온 그들의 디스코그래피를 전반적으로 훑으며 공연은 2시간 반 가까이 진행되었다.


관객들의 반응 또한 다채로웠다. 스탠딩 구역 뒤쪽에서는 각자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며 음악을 즐겼고, 서로를 끌어안은 채 노래를 듣는 관객들도 눈에 띄었다. 동시에 객석 앞쪽에서는 열렬한 환호와 열기로 무대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곡 구성이 다채롭다 보니 선셋 롤러코스터를 알게 된 각자의 경로에 따라 열광하는 포인트들이 달라 보이는 재미도 있었다.


중반부에 등장한 〈Greedy〉는 재즈적인 그루브가 강조된 무대였다. 앞선 프리뷰 기사에서 소개했던 라이브 클립이 상당히 인상적인 곡이었는데, 역시 풍부한 색소폰과 세션의 조화가 압도적이었다. 팝의 요소가 비교적 강한 정규 4집부터, 재즈와 펑크적 요소가 부각되는 정규 2집의 흐름을 함께 들으니, 이들의 음악 세계를 더욱 다채롭게 느낄 수 있었다. 이어진 〈Grow〉는 라이브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곡이었다. 음원에서도 느껴지는 쓸쓸한 부분과 화음이 쌓여가는 곡의 특색이 무대에서는 훨씬 더 풍부하고 깊게 느껴졌다. 특히 베이스의 진동이 공연장 전체에 전달되는 듯, 셋리스트 중 단연 단전부터 느껴지는 깊이가 있었다. 후렴을 함께 떼창하는 관객들의 자연스러운 호응 또한 이어졌다.


후반부에는 협업 프로젝트 곡들도 등장했다. 한국 밴드 HYUKOH와 함께 발표한 〈Candlelight〉, 그리고 이후 이어졌던 프로젝트 앨범 [AAA]의 〈Young Man〉이 연주되자 공연장의 분위기가 한층 활기를 띠었다. 특히 계속 이어진 도시 배경의 화면에서 픽셀 캐릭터들이 등장하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은 특히 사랑받은 앨범의 타이틀 답게, 공연장을 뒤흔들만큼 우렁찬 떼창이 이어졌다.


공연장의 열기를 끝까지 달군 마지막 곡은 〈My Jinji〉였다. 이 곡은 2016년 발표된 EP [Jinji Kikko]의 대표 트랙으로, 선셋 롤러코스터가 한국 리스너들에게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된 곡이다. 서울 공연의 마지막을 로 마무리한 선택은 한국 관객들에 대한 일종의 감사처럼 느껴졌다. 특히 곡 추천을 했던 BTS의 RM에게 감사를 표하며 유머러스하게 공연을 마무리하는 매너 또한 돋보였다. 달콤한 가사와 그루브로 선셋 롤러코스터의 내한 공연이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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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띤 앙코르 요청으로 무대에 돌아온 밴드는 무려 여섯 곡을 앙코르에서 연주했다. 초기 곡인 〈Under the Skin〉 부터 최신 수록곡인 〈Blue Bird〉까지 알차게 공연을 구성한 점에서 배려심과 책임감이 느껴졌다. 〈Blue Bird〉 연주에서는 파란색 톤의 영상과 동화적인 화면 연출이 더해지며 곡의 분위기를 시각적으로 확장했다. 다음으로는 재결성 후 10주년을 자축하며 〈10-Year-Taipei〉를 열창했다. 마지막까지 셋리스트를 꽉 채우는 모습에 관객들조차 놀라워하기도 했다.


마지막 멘트를 하며 보컬 Kuo-Hung Tseng은 관객들을 “팬이 아니라 친구”라 표현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밴드이지만, 공연의 마지막 순간까지 관객과의 관계를 밀접하고 양방향적으로 표현하는 태도는 선셋 롤러코스터다운 모습이었다. [QUIT QUIETLY]의 마지막 곡인 〈Fading Out〉을 연주하는 동시에 화면에 엔딩 크레딧처럼 영상이 흐르며 막이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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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서울 공연은 선셋 롤러코스터가 지난 10여 년 동안 구축해 온 음악적 흐름을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무대였다. 초기 곡부터 최신 앨범까지 이어진 셋리스트, 라이브에서 확장된 색소폰 솔로와 변주, 그리고 안정적이고 풍부한 밴드 연주는 이들의 사운드의 진가가 결국 공연에서 보인다는 가치를 증명했다. 음반에서는 서정적인 분위기가 먼저 들리지만, 라이브에서는 훨씬 단단한 밴드 사운드가 중심이 되는 선셋 롤러코스터의 음악을 들으며 동화되는 시간이었다. 그 차이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공연은 선셋 롤러코스터의 음악을 새롭게 이해하며 그들의 다음 앨범을 기대하게 되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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