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겨울, 12월인데도 왜 이렇게 날씨가 따뜻하냐고 투덜거렸던 말을 누군가 듣기라도 한걸까.
1월이 되니 날씨가 부쩍 추워졌다. 날씨가 온몸으로 체감되는 시기가 돌아오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날씨와 어울리는 음악을 찾아 듣는 것이다. 하늘이 청량한 날에는 톡톡 튀는 음악을, 바람이 뼈까지 시리게 하는 날이면 어딘가 쓸쓸한 슬픈 음악을 듣는 식이다.
그래서 오늘은 날이 추울 때면 자주 찾아듣는 음악 몇 개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Matt Maltese - As the World Caves In
유튜브에서 우연히 듣고서 그대로 플레이리스트에 넣어둔 노래다.
담담하게 시작한 노래가 점점 치달아 하이라이트 구간에서 폭발하듯 연주되는 것을 듣고 있자면, 세상의 마지막을 이야기하는 가사가 직관적으로 와닿는 것만 같다. 슬프면서도 그 안에서 느껴지는 미약한 온기가 필요할 때 들으면 좋은 노래다.
Billie Eilish - idontwannabeyouanymore
다른 때에는 잊고 있다가 꼭 날씨가 추워지면 머릿속을 맴돌기 시작하는 노래로, 올해도 어김없이 겨울철 자주 듣는 노래가 되었다.
빌리 특유의 목소리와 서정적인 멜로디 때문일까 듣고 있으면 조금 외로워지는 기분이 든다.
저드(jerd) - VANS
한창 힙합/랩 음악을 자주 듣던 시기에 알게 된 노래다.
사실 이 노래는 겨울뿐만이 아니라 마음이 울적해질 때마다 듣곤 한다. 서정적인 멜로디도 마음을 울리지만, 무엇보다도 상처 가득한 가사를 담담히 이야기하는 듯한 목소리 때문에 눈물이 나기도 위로를 받기도 한다.
시간이 갈수록 "20대 끝에 설 때쯤엔 뭐가 될 듯해 보였는데 여전히 먼 길인 것 같아"라는 가사가 더더욱 와닿는다.
실리카겔 - I'MMORTAL (feat. sogumm)
하나님 제 기도를 들어 주시렵니까
저는 그 아무도 미워하고 싶지 않아요
온 세상 사람들에게 입 맞춰주소서
사랑해 주소서
축복해 주소서
꼭 안아주소서
기도해 주소서
꼭 안아주소서
기도해 주소서
보통 겨울 플레이리스트에는 차가운 노래 혹은 슬프거나 울적해지는 노래를 넣곤 하는데, 이 노래는 미적지근함과 따뜻함 사이에 있는 노래라는 인상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람이 차가운 날이면 문득문득 생각나는 노래로, 소금의 목소리(위의 가사)를 듣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모든 게 다 괜찮아질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새해가 밝아온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달이 훌쩍 지나버렸다. 아마 다시 달력을 볼 때쯤이면 따뜻한 봄이 완연해 있는 것은 아닐까.
그때까지 모두들 자기만의 노래로 겨울을 무사히 보내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