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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2016 Core Aesthetic : 다시 시작된 2016년의 기록들 [문화 전반]

아이폰 로즈골드와 스킨니진, 10년 전 우리는 이랬었다.

by 하상은 에디터
2026.01.23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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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is the new 2016”  혹은 "2016 core" 라는 문구를 본 적 있는가?

 

최근 인스타그램을 켜면 10년 전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듯한 풍경이 펼쳐진다.

 

특유의 노란끼 필터, 핑크빛 하늘 아래 LA 야자수, 스냅챗 강아지 필터, 아이폰 6S 로즈골드로 찍은 거울 셀카, 그리고 손에 들린 화려한 스타벅스 유니콘 프라페까지. 여기에 벅차오르는 멜로디의 2016년형 팝송이 배경음악으로 흐르는 숏폼들이 대거 등장하며 ‘2016 코어’라는 키워드를 완성했다.

   

그렇다면 2016 코어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왜 다시 2016년의 시대 정서가 유행하는 것일까?

   

 

 

1. 2016 코어의 정체: 낭만과 파격의 공존


 

1-1. 정제되지 않은, 로파이(Lo-fi)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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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아이라인과 헝클어진 머리, 격식 없는 레이어드는 반항적이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당시 젊은 세대의 정서와 자기표현 욕구를 시각적으로 투영했다. 저화질의 노이즈와 거친 플래시, 비정형적인 구도는 매끈하게 가공된 이미지 대신 '지금 이 순간'을 가감 없이 기록했다. 이는 정제되지 않은 감정과 취향을 드러낸다.

 

이처럼 날 것 그대로의 로파이(Lo-fi) 감성에서 고유한 미학을 발견하던 2016년의 파편들은 오늘날 디지털 환경에 피로를 느끼는 세대에게 다시금 소환되고 있다. 10년 전 감각들이 이제 '2016 코어'라는 새로운 미적 원형으로 재호명되고 있는 것이다.

 

 

1-2. 맥시멀리즘 패션의 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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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니진과 다채로운 컬러의 테니스 스커트, 오프숄더 탑과 봄버 재킷은 2016년대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스타일이었다. 캐주얼과 스트리트, 페미닌 요소가 뒤섞인 이 조합은 완성도보다 즉흥성과 자유를 중시하는 당시의 미감을 반영한다. 목에 두르는 초커, 아디다스 슈퍼스타와 닥터마틴 같은 아이템 역시 이러한 분위기를 강화한다.

 

팬데믹 이전, 비교적 안정적이었던 사회·경제적 환경 속에서 형성된 이 스타일에는 자유로운 축제 분위기와 낙관적인 에너지가 투영되어있다.

 

 

1-3. 인플루언서의 태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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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포 베이비'(Nepo Babies)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2016년은 켄달 제너, 카일리 제너, 지지 하디드와 같은 이른바 '금수저 모델(Nepo Babies)' 들이 인스타그램이라는 파도를 타고 단순한 모델을 넘어 전 세계적인 패션 아이콘으로 군림한 해였다. 이들은 런웨이 위의 정적인 모습이 아닌, SNS를 통해 자신의 화려한 사생활과 스타일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대중과 소통하는 소셜 미디어 모델의 시대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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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카일리 제너의 메이크업은 2010년대 중반 뷰티 산업의 지형도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얼굴의 윤곽을 드라마틱하게 깎아내는 과감한 컨투어링 메이크업과 더불어 카일리 제너가 유행시킨 매트립과 오버립은 도톰하고 매트한 입술을 미의 기준으로 만들었다. 이는 내추럴한 메이크업보다 자기표현이 강한 '풀 글램(Full Glam)' 메이크업의 전성기를 이끌며 당시 1020 세대의 미적 기준을 재편하여 하나의 뷰티 표준이 되었다.


 

1-4. 트로피컬 하우스의 청량함과 R&B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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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적으로 '2016 코어'가 저화질의 미학을 추구했다면, 청각적으로는 트로피컬 하우스의 청량함과 세련된 R&B 감성이 차트를 차지했다.

 

당시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가 여자친구였던 셀레나 고메즈를 생각하며 낸 곡 'Sorry'나 체인스모커스(The Chainsmokers)의 'Closer'는 2016년 특유의 정서를 대변한다. 가볍고 경쾌한 비트 뒤에 숨겨진 왠지 모를 공허함과 나른한 보컬은 앞뒤 재지 않고 즐거움을 쫓으면서도 내심 흔들리고 불안정한 청춘들과 닮아 있다.

 

국내 가요계 역시 거대한 전환점을 맞이했다. 트와이스의 'CHEER UP'이 선사한 무해한 유쾌함은 온 국민의 흥을 돋웠고, 동시에 딘(DEAN)과 크러쉬(Crush)가 이끈 트렌디한 R&B는 무심한 듯 시크한 2016년식 쿨함을 완성했다.  무엇보다 2016년은 '쇼미더머니'로 대표되는 힙합 문화가 주류의 정점에 선 해이기도 했다. 거칠고 투박한 래핑과 솔직한 자기과시는 당시 젊은 세대가 분출하고 싶었던 자기표현의 욕구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

 

 

 

2. 왜 지금, 다시 2016년인가?


 

2-1. 비정형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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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SNS는 고도로 설계된 알고리즘 아래 ‘갓생’, ‘클린 걸’, ‘올드머니’ 룩처럼 매끈하고 정제된 이미지들을 전시한다. 이러한 완벽주의적 트렌드와 하이퍼 큐레이션에 피로를 느낀 대중들은 의도적으로 촌스럽고 감정적인 2016년의 로파이 분위기를 진정성 있는 인간미로 인식한다.

 

 

→ 2026년의 시대정신: 정제된, 완벽한, 정형적

→2016년의 시대정신: 날 것의, 불완전한, 비정형

 

 

즉 2026년의 완벽주의적 트렌드에 피로감을 느낀 세대들이 10년 전 불완전했지만 자유로웠던 시대의 감성을 일종의 *카운터 트렌드로 소환한 것이다. 이는 디지털 보편화 시대에 아날로그 감성이 유행하면서 필름 카메라의 소비가 급증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따라서 2016 코어는 2026년의 카운터 트렌드로써 기능하며 그 시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카운터 트렌드: 주류 유행이나 특정 트렌드가 극단으로 치달을 때,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반대 방향의 흐름이나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의미

   

 

2-2. 경제적 불확실성 속 '안정된 과거'로의 도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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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심리학적으로 현실이 불안할 때 대중은 가장 행복했던 과거의 기억을 소환한다. 고금리와 고물가가 지속되는 2026년의 현실 속에서, 2016년은 상대적으로 풍요롭고 행복했었던 호황기로 보정된다. 스타벅스의 유니콘 프라푸치노처럼 화려한 디저트는 당시의 경제적 여유와 맥시멀리즘, 쾌락주의 등을 상징한다.

 

반면 비건, 제로 웨이스트, 미니멀리즘 등 2020년대를 관통하는 가치 중심적 삶은 도덕적 우월감을 주지만 동시에 상당한 자기 통제를 요구한다.

 

현대의 이러한 피로감에서 벗어나 가끔은 쾌락적이고, 눈과 입이 즐거웠던 맥시멀리즘 시대의 풍요를 추억 속에서나마 향유하려는 것이다.

  

 

2-3. 디지털 소통의 '낭만'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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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SNS는 수익 창출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과 정교한 광고 알고리즘으로 점철된 공간이 되었다.

 

하지만 2016년은 SNS가 지금처럼 자본화되기 이전, 수익 창출의 창구가 아닌 '소통 그 자체'가 목적이었던 낭만의 시대였다. 알고리즘에 잠식되거나 피드가 광고로 도배되기 전, 순수하게 자신의 취항을 과시하며 관계 맺기에 집중하던 그 시절의 디지털 낙원적 분위기는 현대인이 끊임없이 회귀하고 싶어 하는 핵심 요소가 되었다. 

 

 

 

3. 다시,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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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속의 2016년도 사실 유토피아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때도 분명 그때만의 고충이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다시 2016년을 소환하는 이유는 2026년에는 사라진 그해만의 공기와 질감이 지금의 우리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10년 전'이라는 상징적 숫자 아래에서 우리는 서툴렀던 당시의 나를 마주하며 기분 좋은 회상에 잠기기도 한다.

 

과거보다 현재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과거의 기억에서 힘을 빌려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도 있다. 인생이란 결국 행복했던 찰나의 기억으로 지금의 삶을 영위해 나가는 과정이기도 하니까.

 

당신의 지금이 조금은 지겨워졌다면 2016년의 그 서툴고 뜨거웠던 감성에 다시 올라타 보는 건 어떨까?

 

10년 전 그 시절의 무근본 유쾌함이 당신의 하루를 낭만으로 채워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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