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전 세계 수많은 사람이 즐기는 명실상부한 인기 취미다. 그 때문에 누구나 아는 ‘지뢰 찾기’ 같은 기본 게임부터 시작해서, 이제는 RPG(Role Playing Game), FPS(First Person Shooter), 오픈 월드, 공포 게임, 힐링 게임, 콘솔 게임 등 장르도 카테고리도 다양해졌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꾸준히 특유의 팬층을 유지하는 장르가 있으니, 바로 ‘도트 게임’이다.
게임 요소 중에는 ‘픽셀’이라는 개념이 있다. 디지털 화면에 찍히는 사각형 모양의 점을 이르는 말로, 다르게는 ‘화소’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픽셀을 점 찍듯이 일일이 채워가며 그림을 그려내는 걸 ‘도트 그래픽’ 내지는 ‘도트 기법’이라고 하고, 이걸 이용해서 만든 게임이 ‘도트 게임’이다. 다소 납작하고 레트로한 감성인데다 표현할 수 있는 색상이 비교적 적고, 화질이 떨어지면 외곽선이 네모나게 일어나는 계단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등의 불리한 점 때문에 메인 주류에 속하는 장르는 아니지만, 특유의 아기자기하고 매력적인 분위기 덕분에 인디 게임 시장을 중심으로 여전히 활발하게 제작, 향유되고 있다.
스타듀 밸리(Stardew Valley)
‘스타듀 밸리’가 ‘도트 게임’ 하면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대표 게임이 아닐까 싶다. 2016년에 ConcernedApe 사에서 개발, 유통된 이 게임은 올해로 어느덧 10주년이 되었다. 도시에서 바쁜 삶에 시달리던 주인공이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오래된 농장을 상속받아 시골로 내려간다는 플롯은 많은 사람들의 이입을 끌어내며 명실상부한 ‘힐링 게임’으로 자리 잡았다. 높은 자유도와 농사·낚시·채집·모험 등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요소, 매력적인 마을 사람들과의 상호 작용과 연애 시스템은 스타듀 밸리의 유명세를 담당한다. 내 마음대로 꾸밀 수 있는 평화롭고 귀여운 도트 그래픽의 농장도 분명한 인기 요소다.
데이브 더 다이버(Dave The Diver)
스타듀 밸리와 더불어 유명한 도트 게임에 속하는 MINTROCKET 사의 ‘데이브 더 다이버’다. 2023년에 출시된 비교적 최신작으로, 스타듀 밸리가 땅 위의 생활을 중점적으로 표현한다면, 데이브 더 다이버는 땅 아래, 물속의 생활을 중점적으로 표현한다. 낮에는 다양한 물고기를 잡으며 바닷속을 모험하고, 밤에는 초밥집을 운영해 돈을 버는 장사 요소까지 포함되어 있어 즐길 거리가 많은 편이다.
메이플 스토리
우리나라에서 잘 알려진 도트 게임을 고르라면 2003년에 넥슨에서 출시된 ‘메이플스토리’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다양한 클래스(직업군), 전투와 레벨 등의 시스템이 있어 원하는 캐릭터를 키울 수 있고, 다른 유저나 NPC 등과도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다. 게다가 메이플스토리는 다양하고 화려한 코디로 특히 유명한데, 다양한 스타일의 옷들이 도트로 찍혀 표현된 것을 보면 무척 섬세하고 보는 재미가 있다.
카이로소프트 스텔라 개척 스토리(위)/ 워터파크 스토리(아래)
‘카이로소프트’는 도트 게임을 전문으로 만드는 일본의 게임 회사다. 2007년에 설립되어 현재까지도 꾸준히 신작을 내놓고 있고, 도트 중에서도 꽤 귀여운 그래픽과 중독성 강한 경영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특징으로 한다. 몇 개월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생각지 못한 다양한 콘셉트로 게임을 출시해 팬층도 두껍고, 항상 난이도를 쉽게 맞춰 대중적으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방향성을 추구하는 편이다.
도트 게임이라고 하면 이렇듯 밝고 힐링 되는, 마음이 편한 아기자기한 이미지를 떠올리기 쉽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도트는 어두운 분위기를 표현할 때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단조로운 색상을 쓰는 것이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그레이브야드 키퍼(Graveyard Keeper)
‘그레이브야드 키퍼’, 일명 무덤지기 게임은 그런 다크한 도트 게임 중 하나다. 평범하게 살아가던 주인공이 갑작스럽게 죽게 된 후, 무덤지기가 되라고 말하는 사신을 만나며 중세 시대로 넘어가게 된다. 낚시, 농사, 벌목 등 자연과 어우러지는 요소가 있어 제2의 스타듀 밸리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묘지 및 시체 관리, 부검 등 그로테스크한 요소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물론 잘 만들어진 게임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오늘날 주목받는 게임들은 주로 화려한 이펙트와 전투 효과, 훤칠한 캐릭터나 유명한 성우들을 갖춘 경우가 대다수다. 이는 물론 당연한 현상이지만, 이러한 게임들이 탄생하기 위해 한때는 한땀 한땀, 아니, 한점 한점 픽셀을 찍는 ‘도트’의 시대가 있었다는 것을 잊지 말자. 요즘도 유명한 마리오나 별의 커비, 포켓몬 등도 모두 도트를 거쳐 지금의 게임이 되었다. 화면 위로 네모 몇 개를 그리면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는 세상이라니, 신기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