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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그냥 맛있는 나고야 여행 [여행]

여행에서조차 무언가를 이뤄내려 했었던 나를 돌아보며

by 김지연 에디터
2026.07.31 14:05

일본 나고야 여행을 다녀온 지 한 달이 넘었지만, 그동안 여행에 대한 내 생각을 정리해 보는 과정을 거쳤기에 이 글을 쓴다.

 

나는 현재 휴학을 신청해 1년의 기간을 앞두고 있다. 휴학 기간 중 무엇이 의미 있는 일일지 고심했고, 그중 하나를 여행으로 설정했기에 이번 나고야 여행에 거는 기대가 컸다.

 

여행조차 명확한 목적이 없다면 마음이 불편한 나란 인간은, 이번 나고야 여행에서 ‘디저트’에 집중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평소 간식보단 밥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이번만큼은 한국에서 접하기 어려운 ‘커피’를 마셔보고 싶었다. 아쉽게도 커피를 자주 마시지는 못했지만, 한국에서 쉽게 접할 수 없던 디저트들에 대한 기억을 글로 남겨보기로 했다.

 

식당 이름은 적지 않았다. 그저 기억 속에 깃든 디저트의 맛만을 기록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사실 원래 목적은 커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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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과 함께 지친 상태로 나고야에 도착했다. 여행의 첫 끼니로 선택한 것은 파르페였다. 디저트라기보다 식사에 가까웠지만, 내가 주문한 복숭아 파르페의 맛은 여전히 선명하게 남아있다.

 

복숭아를 통째로 올려주는 파르페는 가격이 꽤 사악했지만, 아낌없이 들어간 재료 덕분에 풍미가 무척 진했다. 복숭아 한 조각 한 조각이 적당히 부드럽고 달콤했다. 파르페와 대화에 집중하다 문득 카페 내부를 둘러보니, 아기자기한 분위기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소품 하나하나에 깃든 정성을 마주하니, 오래도록 떠나고 싶지 않은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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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식사를 위해 나고야의 명물이라는 오구라 토스트를 맛보러 갔다. 팥과 콩가루 덩어리로 추정되는 잼을 얹은 토스트는 맛이 묵직했다. 토스트만 계속 먹다 보니 조금 물리는 듯했는데, 그 느끼함을 잡아준 것은 바로 ‘커피’였다. 이번 여행에서 새로운 커피를 마셔보겠다는 목표가 있었기에, 아이스 커피에 우유를 추가해 주문했다.

 

예상대로 쓴맛이 강했지만, 텁텁한 토스트와 함께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조합이었다. 손님이 많아 다소 좁은 자리를 배정받았지만, 친절한 직원들과 복작거리는 가게 분위기, 그리고 정겨운 인테리어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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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속 고로 상이 맛있게 먹는 영상을 보고 언젠가 꼭 시도해 보고 싶었던 디저트, ‘안미츠’. 맛은 예상했던 그대로였지만, 우뭇가사리의 식감이 훌륭해 만족스러웠다. 동생이 주문한 와라비 모찌가 더 취향에 맞았기에 안미츠의 존재감은 금세 희미해졌지만, 팥과 과일, 그리고 떡이 이루는 조화가 상당히 좋았다.

 

함께 나온 녹차는 자칫 너무 달게 느껴질 수 있는 디저트의 맛을 정갈하게 중화해 주었다. 녹차를 좋아하는 터라, 차만 마셔도 혹은 안미츠와 곁들여도 참 좋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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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어렵게 찾아낸 멜론 파르페. 현금 결제만 가능한 곳이라 근처 편의점까지 다녀와야 했지만, 그 수고조차 잊게 만드는 맛이었다.

 

멜론은 냉동이 아닌 생과일을 사용하여 적당한 달콤함과 향으로 파르페의 시작을 열었다. 아래에 깔린 멜론 아이스크림과 각종 재료가 입안에서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나고야에서 먹은 음식 중 가장 고가였지만, 골목 속에 숨어있는 보석 같은 곳을 마주한 느낌이었다.

 

현지인들에게는 이미 유명한 곳으로 보였지만, 환전을 위해 멀리까지 다녀온 내게는 더할 나위 없는 보물처럼 느껴졌다.

 

 

 

'여행'에 대한 나의 고찰


 

여행이란 힐링만을 목적으로 해야 마음이 편하지만, 나는 도통 그러한 인간이 되질 못 한다. 그래서 ‘음식’만을 위해 떠나는 여행을 추진했는데, 돌아보니 음식은 물론 그곳의 분위기까지 깊이 새기고 돌아왔음을 깨닫는다.

 

디저트를 먹기 위해 식당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주변을 둘러보는 과정, 그 속에서 나는 여행에 대한 나만의 관점을 얻었다. 예상치 못한 순간에서 힐링을 발견하고, 그것을 이어 나가는 것. 그것이 바로 여행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삶을 강박적으로 살아가는 경향이 있던 내게, 지금은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지는 시기다. 무엇이든 계획대로 될 수는 없으며, 휴식을 위해 떠나는 여행은 더더욱 그렇다는 것을 체감 중이다. 그저 흘러가는 대로 가다 보면 예상치 못한 소중한 것들을 마주하게 된다.

 

삶이란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것보다, 돌이켜보니 내 안에 무언가가 차곡차곡 축적되어 있음을 깨닫는 과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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