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변환]ChatGPT Image 2025년 12월 18일 오후 04_23_40.pn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512/20251218162506_izpsalyc.png)
-“피스타치오 토마토 파스타 하나 부탁드립니다.”
-“지금 두바이 뭐시기 때문에 피스타치오 수급이 안돼서 어렵습니다”
얼마 전 레스토랑에 갔을 때 실제로 겪었던 일이다. 청천벽력이었다. 단지 파스타 한 접시를 못 먹게 되어서가 아니다. 이유가 황당했다. 요즘 유행하는 '두바이 뭐시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피스타치오 수급이 안 된다는 것이다. 디저트의 유행이 식사 메뉴의 재료까지 싹쓸이해가는 세상이라니.
오늘날 한국의 디저트 쇼케이스는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이다. 탕후루의 매끄러운 광택이 지나간 자리를 채운 것은 ‘두바이 쫀득쿠키’다.
그렇다면 두바이 쫀득쿠키는 어떻게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일까?
1. 쫀득함의 인류학
![[크기변환]스크린샷 2025-12-18 165001.pn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512/20251218165133_wsnhobvb.png)
출처: youtube 'Gombom'
지중해의 얇은 국수면인 카다이프를 버터에 볶아낸 뒤 마시멜로피로 속을 감싸 찹쌀떡 모양으로 빗어내 완성하는 두바이 쫀득쿠키는 마시멜로의 쫀득함과 카다이프 바삭함이 충돌하며 입안에서 입체적인 변주를 일으킨다. 한 입 베어 물 때 느껴지는 ‘겉쫀속바’의 미학은 마치 잘 짜인 연극의 한 장면같다.
두바이 쫀득쿠키, 쫀득쿠키, 쫀득빵 등등 오늘날 유행하는 디저트에서 빠질 수 없는 키워드 '쫀득함'.
그렇다면 왜 유독 한국인은 이 ‘쫀득함’에 열광하는 걸까?
![[크기변환]KakaoTalk_20251218_171410913.jp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512/20251218171533_sdydgpmf.jpg)
이는 단순한 개인의 기호를 넘어선 문화적 발현에 가깝다. 쌀을 주식으로 하며 오랜 시간 ‘떡’을 특별한 절기 음식으로 향유해 온 한국인에게 쫀득함은 풍요와 정성, 그리고 고품질을 상징하는 지표였다. 서구권에서 ‘Chewy’함이 젤리나 껌 같은 가벼운 군것질거리에 머문다면, 한국인에게 이는 ‘찰지다’는 언어적 표현처럼 음식의 밀도와 생명력을 의미한다. 저작 운동(씹는 행위)을 통해 느끼는 적당한 저항감은 뇌에 쾌감을 전달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심리적 안식처가 된다. 때문에 이런 쫀득한 식감과 두바이 초콜릿의 조합은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디저트인 두바이 쫀득쿠키로 재탄생 되었다.
2. 강력한 한방이 주는 만족
최근 디저트 시장의 트렌드는 단순히 입가심을 위한 소소한 즐거움을 넘어 심리적 결핍을 한 번에 채우려는 ‘보상형 소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의 디저트가 가볍고 정제된 미학을 추구했다면, 이제는 하나만 먹어도 확실하게 느껴지는 만족감이 선택의 기준이 된 것이다. 특히 두바이 쫀득쿠키의 주 수요층인 10-20대 여성들은 다이어트(절제)와 폭식(해방) 사이를 오가며 디저트를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참아왔던 욕망을 터뜨리는 보상의 영역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두바이 쫀득쿠키는 달콤한 맛과 카다이프처럼 고가의, 혹은 칼로리가 높은 재료를 아낌없이 투입한다. 그리고 소비자들은 이 과한 디저트를 베어 물며 “오늘은 절대 참지 않겠다”는 해방감을 맛본다. 적당히 달콤한 여러 개의 간식보다 죄책감을 느낄 정도로 강력한 한 방이 주는 심리적 충족감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이는 미각의 즐거움을 넘어 스스로에게 허락하는 일탈이 된다.
3. 단면이 주는 퍼포먼스
출처: Youtube 14F 일사에프 채널
두바이 쫀득쿠키를 검색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사진은 그것을 반으로 가른 뒤 카다이프가 쏟아질 듯한 단면사진이다. 쿠키의 배를 가르는 찰나 쏟아져 나오는 초록빛 스프레드와 엉겨 붙은 카다이프의 질감은 강력한 이미지를 남긴다. 대중은 이제 맛을 보기 전 그 질감의 대비를 눈으로 먼저 소비한다. 더 이상 F&B산업은 정적인 정물화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카메라에 의해 완성되고 공유되는 퍼포먼스로 나아간다.
4. 유행의 종말인가, 장르의 탄생인가?
많은 이들이 탕후루나 대만 카스테라의 전례를 들며 이 뜨거운 열풍의 유통기한을 묻는다.
편의점과 대형 프랜차이즈가 보급형 라인을 쏟아내며 대중화를 견인하는 한편, 수제 디저트 샵들은 더욱 정교한 기술과 값비싼 원물을 사용해 변주를 이어갈 것이다. 다만 이러한 두바이의 열풍이 반짝 유행이 될 것인지 민트초코처럼 하나의 맛 장르로 굳어져 스테디셀러가 될 것인지는 아직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필자는 아쉽게도 아직 두바이 쫀득쿠키를 먹어본 적이 없다.
두바이 쫀득쿠키를 먹어본 적도 없으면서 그에 관한 글을 쓰려니 괜히 심술이 난다.
이 심술을 동력 삼아 오늘은 저녁 밥 대신 두바이 쫀득쿠키를 사먹으리라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