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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나만의 규칙 만들기 [사람]

규칙 혹은 고집

by 조현정 에디터
2026.09.25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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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가다 보면 자기만의 고집이 생기기 마련이다. 오늘의 운세에 쓰인 행운의 아이템을 챙기는 것처럼 소소한 것일 수도 있고, 인생의 철학이 담긴 무거운 것일 수도 있다. 오늘은 내가 가지고 있는 사소하고 또 나름대로 거창한 몇 가지 고집을 이야기해 보려 한다.

       

       

       

      1. 글을 쓸 때 AI는 사용하지 말 것


       

      AI에 거부감을 가진 여러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 또한 AI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것의 유용함과 편리함을 인정하면서도, 야기되는 많은 문제들 때문에 가까워졌다 멀어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이미 AI는 우리 삶의 깊숙한 곳까지 들어왔고 AI를 잘 사용하기 위해 모두가 노력하고 있는 걸 보면 이렇게 뒤처지는구나, 하고 자조적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내가 AI를 아예 사용하지 않는단 건 아니다. 문자 메세지, 메일, 영어 공부 등등 사실 따지고 보면 많은 곳에서 활용하고 있다. 다만, 글을 쓸 때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고집을 꼭 지키고자 노력 중이다. 여기서 말하는 '글'이란 순수하게 내 감상을 적어내리는 순간을 의미한다. 지금 쓰고 있는 오피니언, 미디어 컨텐츠를 보고 나서 남기는 후기들, 센치해질 때 적어내리는 일기까지. 글을 쓰다가 말이 정돈되지 않을 때, 마무리가 애매할 때 GPT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오지만, 그럴 때마다 되뇌어본다. 이것만은 온전히 내 힘으로 써야지.

       

       

       

      2. 같은 시간이라면 버스 보다는 지하철로



      버스가 좋아, 지하철이 좋아?

       

      한때 주변 사람들에게 자주 물어보던 질문이다. 물론, 내가 버스파인지 지하철파인지는 이미 예상했으리라 생각한다.


      지하철을 선택한 데 큰 이유가 있는 건 아니다. 다만 내 성향에 불안과 일종의 망신살이 가득하다 해두겠다. 버스라는 공간 자체가 좁기 때문일까. 물론 아무도 신경 쓰지 않겠지만, 왠지 모르게 나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다른 사람들의 시야에 걸리는 것만 같다. 사람들이 가득 찬 상태에서 정류장이 가까워지면 별별 생각이 들고 무사히 내리면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온다. 그렇다. 목적지의 두세 정거장 전부터 내릴 걱정을 하는 사람, 그게 바로 나다. 버스를 타야 할 일이 있으면 걱정부터 생기니 자연스레 지하철을 더 선호하게 되었다. 게다가 교통상황에 따라 예상시간이 달라지곤 하는 버스와 달리 지하철은 웬만하면 일정한 시간을 가지고 있으니, 결국 지하철파가 될 수밖에.

       

       

       

      3. 좋아하는 앨범은 CD로 사기



      CD를 처음 사본 건 아마도 고등학생 때였을 것이다. 그전까지 좋아하던 가수들은 CD가 없거나 CD를 살 만큼 좋아하진 않았었기에 어쩌면 남들보다 늦은 시작이었다. 그렇게 집에 도착한 CD를 보며 기뻐하고, 사진을 찍고, 서랍에 넣어두고, 끝. 이후로 산 모든 CD도 같은 수순을 밟았으니 내 방에 있던 CD들은 제대로 사용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러다 얼마 전 처음으로 CD 플레이어를 사게 되었다. 그렇게 처음 플레이해 본 CD는 신기함으로 가득했다. 물론 매일같이 듣던 노래이고 음질이 아주 뛰어난 것도 아니었지만, CD가 끊임없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며 왠지 감격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선 생각했다.

       

      CD를 듣는 건, 생각보다 불편하구나.


      아무리 좋아하는 음반이라도 한두 개쯤 마음에 들지 않는 노래가 있기 마련. 나의 짧은 인내심은 그 순간을 버티지 못하고 다음 곡으로 넘어가기 일쑤였다. 게다가 한 앨범을 듣다가 다른 음악을 듣고 싶어지면? 당연하게도 다른 CD로 바꾸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터치 한 번에 쑥쑥 다른 곡으로 넘어가던 스마트폰과는 정반대다. 그러다 보니 첫 CD 플레이어에 감격하다가도 불쑥 불편하다는 감정이 들고 만 것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마음에 드는 앨범을 보면 우선 장바구니에 담아놓는 건 역시나 물성이 주는 기쁨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걸 손으로 만질 수 있다는 감각. 디지털로 된 무언가를 '나의 것'으로 감각하기는 쉽지 않은데 손에 잡히는 물질적인 것이 있으면 좀 더 쉽게 '나의 것'으로 인식된달까.

       

      그러니 앞으로도 좋아하는 앨범이 생기면 사고 말 것이고, 안타깝지만 CD 플레이어는 많이 사용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CD를 더 자주 틀어 버릇 하다 보면 익숙해질까? 어쩌면 언젠가 마음을 바꿔 모든 이들에게 CD 플레이어를 전도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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