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의 배경: 일본의 전쟁 후 몰락~찬란한 고도성장
이 드라마를 홀로 이끌어 가는 호소키 카즈코는 1938년에 태어나 2021년에 사망한 인물로 그녀의 삶을 조명함으로써 일본의 전후 빈곤했던 상황과 거품경제, 이후 비교적 현대까지의 모습을 모두 반영할 수 있다. 실제로 카즈코가 사업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데에는 일본의 시대 배경도 도움이 되었다. 드라마에서는 실제 과거의 일본 풍경을 담아 찬란하고 이국적인 풍경과 그 당시의 들뜬 분위기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카즈코의 일생과 빠른 경제성장은 닮아 있다. 남을 속여야만 지렁이 죽 신세를 피할 수 있었던 어린아이에서 부와 권력을 쥔 사업가, 점술가이자 방송인으로 성장한 호소키 카즈코의 삶과 역사가 맞물리며 욕망하는 것을 이루어 낸 여자를 보여준다. 이 글에서는 그녀의 실제 삶을 둘러싼 논란은 논외로 하고, 하나의 허구로서 호소키 카즈코라는 인물의 집념과 결핍에 집중하고자 한다.
그녀의 욕망은 끊임없이 옮겨간다
카즈코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고등학생 시절 유흥업소에서 일한다. 이후 그녀는 자신이 남 밑에서 일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고 역 근처에서 스스로 식당을 운영하며 더 큰 사업장을 가지기 위한 자금을 모은다. 결국 그녀는 긴자에서 번성하던 유흥문화에 힘입어 클럽을 크게 성공시키고 사장이 된다. 사장이 된 그녀에게 곧바로 욕망의 대상이 나타나는데, 집안에 막대한 부를 가지고 있는 한 손님이다. 운이 좋게 그 남자는 카즈코에게 반하고 카즈코는 빠르게 결혼하여 그 집안의 사람이 된다. 이 시점에서 카즈코는 원하는 만큼의 부를 얻고 만족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드라마의 결말까지는 한참 남아 있었고 그것은 카즈코가 욕망을 멈출 여자가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결혼 후 더 이상 사업을 할 수 없었고 집안에서 생활하며 아이를 낳는 데에만 집중해야 했던 그녀는 미련 없이 이혼을 택한다. 나는 이 지점에서 카즈코가 원하는 것이 단순히 돈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카즈코의 욕망은 단순하지 않다. 카즈코는 배불리 먹고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는 생활을 넘어 더 많은 권력, 더 많은 재미를 찾아 계속해서 움직이는 여자였고 그것을 위해 미련 없이 떠날 수 있는 여자였다.
갖고 싶은 것, 속이고 싶은 사람이 나타나면 입가를 닦는다
사업 이후 한 점술가와 우연히 만난 카즈코는 이를 운명으로 여기고 점술가로 활동을 시작하기 위해 유명한 점술 선생을 만난다. 첫 만남에서 선생은 치매 증상을 보였고 카즈코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상대의 약점을 눈치채고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 거라는 느낌이 들자, 카즈코는 야수가 입맛을 다시듯 입가를 닦는다. 이 행동은 상징적이고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움직여야겠다.’ 사냥을 결심한 야수처럼 누군가를 이용하기 전 입가를 닦는 그녀는 아무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그녀는 사람 마음을 조종하는 재주로 선생을 사로잡는 데에 성공했고, 선생과의 스캔들을 이용하여 명성을 얻고 TV에 출연하여 방송인으로서의 입지를 다진다.
모든 것을 가진 그녀가 결국 가지지 못한 것
카즈코는 이 드라마에서 총 네 명의 남자와 감정을 나누거나 결혼했다. 그중 결혼한 두 남자는 카즈코가 사랑한 남자가 아니었다. 카즈코에게 결혼은 원하는 것을 얻도록 도와주는 수단일 뿐이었다. 카즈코가 진심으로 사랑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그녀의 돈을 노리고 접근한 사기꾼이었고, 카즈코를 지옥에서 꺼내준 야쿠자 두목은 그녀의 욕망을 견디지 못해 그녀를 떠난다. 모든 것을 가진 카즈코였지만 그녀는 자신이 진심으로 사랑했던 남자와 결혼하는 것은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카즈코를 조사하던 중 함께 호스트바에 가게 된 작가는 말한다. “여기에서 놀며 남자들에 대한 복수를 하는 건가요?” 하지만 카즈코는 뜻밖의 대답을 한다. “그럴 리가. 난 남자를 정말 좋아해.” 이 장면에서 ‘타고난 욕망의 괴물이었던 카즈코가 끝내 채우지 못한 결핍은 진정한 사랑에 대한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돈, 권력, 수많은 남자와의 관계, 자녀까지 얻어냈지만 진정한 사랑은 얻지 못한 카즈코. 아슬아슬하게 달려간 드라마의 결말에서, 모든 것을 얻은 그녀는 시청자들을 비웃는다. 하지만 인생의 마지막 순간 그녀는 흡족했을지, 끝까지 결핍을 안고 있었을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