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효신의 베토벤은 가창력과 연기력에 놀라는 시간을 선사하였다. 특히나 베토벤의 절망과 또다시 희망을 품는 과정은 박효신이라는 배우가 음악을 하며 많은 경험을 한 삶과도 연결되어 이를 지켜보는 사람에게 위로를 전하는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하나의 목표를 이루고 또 다른 어려운 목표를 바라보는 상황에서 뮤지컬을 관람하였는데 좋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내면에 힘을 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절망을 넘어 환희로
2026.06.09부터 2026.08.11까지 공연한 뮤지컬 베토벤은 베토벤이 청력을 잃어가며 대중들의 웃음거리가 되고 훌륭한 음악가라는 지위를 잃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 절망 속에서 어릴 때부터 서로 의지하던 남동생 카스파의 지지와 음악적 영감이 되어준 토니의 도움으로 다시 일어날 힘을 얻는다. 토니는 베토벤의 음악의 가치를 알아주고 순수한 예술을 할 수 있도록 옆에서 든든한 지지가 되어주는 친구였으며 카스파는 결혼을 반대당한 이후 베토벤과 서먹해지지만 이후 병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도 형을 생각하며 끈끈한 형제간의 우애를 보여주었다. 결국 베토벤은 세계인이 사랑하는 음악인 교향곡 9번 '합창' 4악장 (L.v.Beethoven, Symphony No.9 in d minor Op.125 4th mov)을 작곡하며 절망을 넘어 환희로 나아간다.
몰입을 더하는 무대연출
피날레의 합창을 더 벅차게 하는 것은 이전의 베토벤이 느낀 당혹감과 음악활동을 유지하는 것이 고통스러운 감정을 함께 느끼게 하는 무대연출이라고 생각한다. 베토벤이 청력이상을 느낄 때마다 관객도 소리를 먹먹하게 듣게 하는 음향효과와 불안정한 조명은 배우의 감정 전달을 도왔다. 연출 덕분에 위태로웠던 베토벤의 상황을 더 실감나게 느낄 수 있었다.
서로 힘이 되어준다는 것의 의미
잔인한 내 사랑 이라는 넘버에서 박효신은 목소리와 숨소리로 감정을 전달한다. “난 아무것도 두렵지 않아……내 유일한 사랑 나의 영원한 빛이 돼주오” 라는 가사는 청력을 잃은 상황에서 느끼는 울분과, 카스파와 토니를 생각하며 얻은 용기를 표현하는 느낌이었다.
하루하루 일상을 견디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위로
베토벤은 꼭 음악이 아니더라도 자신만의 역경을 극복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공연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재능있는 음악가의 휘황찬란한 모습보다 절망의 기간에 집중하며 한 인간의 나약함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관객들은 감탄을 자아내는 화려한 역사보다 사람들 간에 나누는 위로와 사랑을 기억하게 된다. 나 또한 잠시나마 ‘앞으로 나아가야만 하는 나’에서 벗어나 ‘지금까지 열심히 노력한 나’에 집중하여 스스로에게 위로가 되는 시간이었다. 대단한 어려움을 멋지게 극복하지 않아도, 아끼는 사람들과 희망을 주고 받으며 살아가는 모든 삶이 의미있음을 알려주는 뮤지컬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