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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국립현대미술관에 가다. [공간]

만 24세 이하라면 한번은 가봐야 하는 공간

by 최다정 에디터
2025.11.28 18:18

 

 

이번 주에는 무엇을 쓸지 고민하던 차에 국립현대미술관이 생각이 났다. 만 24세 이하는 무료이기 때문에 가장 쉽게 심도 있는 예술을 접할 수 있는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전시를 보러 간다고 생각하니 왠지 신나는 기분이었다. 여러 전시가 있었지만, 그중에 올해의 작가상과 김창열 작가의 회고전을 관람하고 왔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위치: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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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작가상 2025

2025-08-29 ~ 2026-02-01 | 서울 지하1층, 3, 4, 5전시실

 

‹올해의 작가상›은 국립현대미술관과 SBS문화재단이 2012년부터 공동으로 주최해 온 대표적인 현대미술 작가 후원 프로그램이자 수상 제도로, 매년 작가 4인(팀)을 선정하여 신작 제작과 전시를 지원하고 있다.

 

«올해의 작가상 2025» 선정 작가는 김영은, 임영주, 김지평, 언메이크랩이다. 네 작가는 각기 다른 매체와 주제를 경유하며 감각되지 않는 것—감춰지거나 누락되고, 소외되거나 잊혀진 세계의 층위들—을 추적한다. 이들은 “비가시적인 세계는 어떻게 드러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따라 재현의 역학을 파헤치고,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 자체에 의문을 던진다. 더 자세한 내용은 국립현대미술관의 전시 상세 페이지에 적혀있다.

 

개인적으로는 김영은 작가의 <청음훈련>이라는 작품과 언메이크랩의 <신선한 돌>이 가장 인상 깊었다. 가장 먼저 들어가자마자 사람들이 헤드셋을 쓰고 앉아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음성이 나올 거라고 생각하며 헤드셋을 썼을 땐 불규칙한 삐- 소리만 들렸다. 가만히 듣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헤드셋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무슨 의미인지 생각해보았다.

 

전시의 해설 가이드를 보며 해당 의미를 알게 되었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일본의 청음병이 듣던 소리라고 한다. 청음이란 말 그대도 음을 귀로 듣는 것을 의미한다. 음을 더 정확하게 인식하는 능력을 기르는 훈련을 청음 훈련이라고 한다. 일반적인 청음 훈련이라 하면 음악 교육에서 악보를 보지 않고도 음정과 리듬, 화음과 선율을 식별하는 훈련을 말한다. 하지만 전쟁 당시, 악기의 음을 구별해내는 능력을 활용하여 비행기 엔진 소리나 기계음을 구별해내는 것이 훈련의 주목적이었다.

 

김영은 작가는 해당 작품의 영상과 소리의 괴리를 통해 소리와 그 소리를 듣는 감각마저 군사력의 일부가 되어야 했던 시대를 비판하고 있다. 다음 작품인 언메이크랩의 <신선한 돌>은 객체 인식 인공지능이 깨어진 돌 위에 케첩을 뿌리면 대상을 핫도그로, 소금을 뿌리면 도넛으로 인식한다는 점이 재미있어서 기억에 남아있다. 이는 객체 인식 인공지능의 메커니즘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작품으로 인간의 끊임없는 개발 욕구와 인공지능의 추출적 본성을 우회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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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열(1929-2021) 작가 회고전

2025-08-22 ~ 2025-12-21 | 서울 지하1층 6, 7 전시실 / 2층, 8전시실

 

김창열 작가는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로, 해당 회고전의 한국의 근현대사와 미술사의 맥락 속에서 그의 작업을 재조명하였다. 20세기 중반, 전쟁과 분단, 산업화와 도시화로 이어지는 한국 사회의 급격한 근대화 과정에서 김창열 작가의 내면에 깊은 상흔을 남겼고, 이는 그의 고유한 조형 언어로 승화되었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충격을 받았던 건 물방울의 의미였다. 처음 SNS에서 김창열 작가의 물방울 작품을 보았을 때는 굉장히 사실적인 그림이라는 감상에 그쳤다. 하지만 전시장에 들어가 김창열 작가가 살아온 이야기를 알고 보니 단순한 물방울이 아니었다.


“6.25전쟁 중에 중학교 동창 120명 중 60명이 죽었고, 그 상흔을 총알 맞은 살갗의 구멍이라고 생각하며 물방울을 그렸다. 근원은 거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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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 들어가 해당 글을 보고 큰 충격을 느꼈다. 이러한 깊은 의미를 담은 형상이라는 사실을 알고 보니 슬픈 마음이 들었다. 단순히 물방울이 아니라 상실과 아픔을 담은 물방울을 보고 있자니 전쟁과 급격한 근대화의 과정 속에서 느꼈던 작가가 느꼈던 상실과 슬픔이 다가오는 것 같았다.

 

전시를 보면서 느꼈던 점은 의미를 알고 볼 수록 느끼는 깊이가 다르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처음으로 느끼는 경험과 의미를 듣고 보는 경험은 다르기 때문에 모르고 보이는 것과 알고 보이는 것을 모두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깊이의 전시를 보는 게 재밌다고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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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를 미술/전시로 할까 했지만, 전시 자체에 관한 내용이 적기도 하고 국립현대미술관이 주는 공간감이 좋았기 때문에 공간으로 분류해 보았다. 더하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가장 좋은 점은 의자가 많다는 것이다. 전시장 내외부에 앉아 있을 수 있는 공간을 많이 만들어놓아 다양한 사람들이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그리고 꼭 전시장에 들어가지 않아도 볼 수 있는 전시도 있었기 때문에 가볍게 방문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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