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마라탕이 단순 유행이 그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어제 문득 마라탕을 먹다가 생각했다. 마라탕을 먹은 지 꽤 오래됐는데, 마라탕이 아직도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메뉴로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마라탕(Málàtàng)이란 솥에 국물을 담고, 고기와 채소를 넣고 끓여 먹는 중국식 탕 요리이다. 마라는 중국어로 “얼얼한 맛”을 뜻하는 “마”와 “매운맛”을 뜻하는 “라”를 합친 말로, 얼얼하고 매운맛을 가리킨다. 얼얼한 맛은 향신료인 화자오의 산쇼올이, 매운맛은 고추의 캡사이신이 낸다고 한다. 마라탕이 전국민적으로 유행했을 때는 2018년부터이니 벌써 7년이나 지난 셈이다. 2018년부터 SNS 유행에 힘입어 많은 유튜버가 먹방을 시도했고 여러 마라탕 프랜차이즈가 나오기 시작했다. 비슷하게 탕후루라는 중국 디저트도 유행했었지만, 요즘에는 가게조차 보기 어려운 것 같다. 어떻게 마라탕은 유행을 넘어 스테디가 되었을까?

1. 내 맘대로 골라 먹을 수 있는 커스텀 메뉴
마라탕을 먹는 가장 큰 이유를 꼽자면 바로 골라 먹을 수 있다는 점을 이야기할 것이다. 숙주, 청경채, 배추 같은 채소부터 여러 종류의 버섯뿐만 아니라 다양한 면 종류 등 여러 식재료를 직접 골라서 먹을 수 있다. 나는 마라탕을 먹을 때, 목이버섯과 옥수수면을 무조건 추가한다. 옥수수면뿐만 아니라 중국 당면, 뉴진면 등 다양한 면을 넣어 먹는 것을 좋아하는데, 다른 지인의 경우 채소와 고기만 넣어서 먹는다고 해서 엄청나게 놀랐던 기억이 있다. 또한 백탕인 0단계부터 크게 3단계까지 매운맛을 선택할 수 있다. 요즘에는 매운맛과 얼얼한 맛을 나누어 단계 선택이 가능하기도 하다. 2025 배민테이터에 따르면 2025년을 주도할 키워드로 초개인화를 뽑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커스텀 메뉴를 많은 사람들이 선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개개인의 입맛에 따라서 커스텀할 수 있다는 점이 마라탕이 스테디가 된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2.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매콤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메뉴
사실 한국에서 유행하는 마라탕은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현지화된 음식이기도 하다. 한국식 마라탕은 중국 본토 마라탕보다 훨씬 얼얼한 맛이 적다고 한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 얼얼한 맛은 낮추고 매운맛은 높인 것이 한국식 마라탕의 특징이다. 또한 중국에서는 마라탕의 국물을 먹지 않는 경향이 있다. 왜냐하면 중국 본토 마라탕의 경우, 탕의 건더기만 건져 먹는 훠궈류에서 유래되기도 했고, 기름을 한국보다 많이 넣는다. 또한 염도가 높고 조미료, 향신료가 많이 들어가 있어 건강에 좋지 않다고 여기기도 한다. 반면 한국식 마라탕의 경우, 사골 육수가 베이스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국물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3. 단체 & 혼밥도 모두 자연스러운 곳
1인 가구의 증가와 개인화의 이유로 매년 혼밥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최근에는 어느 식당을 방문해도 혼밥하는 사람을 한 번씩 볼 수 있다. 마라탕의 경우에는 인기가 증가하면서 관련 프랜차이즈가 많아지고 1인 가격도 나쁘지 않아서 혼밥을 해도 이상하지 않은 곳으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로 마라탕 전문점에 방문하면 식사하는 반은 단체고 반은 혼자인 모습을 많이 봤다. 단체가 익숙한 대한민국의 사회적 시선에서 마라탕은 대표적인 혼밥 메뉴로 자리 잡게 된 것도 마라탕이 스테디인 이유 중 하나이다.

마라탕 이야기를 했으면 훠궈도 빼놓을 수 없다. 마라탕보다 훠궈를 더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마라탕이 스테디가 된 이유에 훠궈의 영향도 크다고 생각한다. 훠궈의 경우 혼밥을 하기 어려워 대체품으로 마라탕을 먹는 경우도 종종 보았다. 훠궈는 앞서 설명한 일반적인 탕 요리 중 하나로 한국에도 여러 프랜차이즈가 있다. 대표적으로 하이디라오, 용가훠궈가 있다. 훠궈 프랜차이즈의 경우, 마라탕처럼 재료 선택뿐만 아니라 소스도 골라서 커스텀이 가능하다. 가장 유명한 소스 커스텀 중에서는 하이디라오의 건희 소스가 있다. 원어스라는 남자 아이돌 그룹의 멤버인 건희가 하이디라오를 좋아하여 자신이 만든 소스가 맛있다고 소개하며 엄청난 유행으로 번지게 되었다. 건희소스를 팬이 아닌 사람도 찾아서 먹을 정도로 인기가 많아지면서 훠궈를 좋아하는 여러 아이돌이 자신만의 소스를 만들기도 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이 만든 소스를 리뷰하는 콘텐츠도 많아지면서 콘텐츠적인 부분에서도 트렌디한 음식이라는 인식을 얻게 되었다.

그래서 마라탕은 유행을 넘어 스테디 음식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마라탕이 스테디 음식이라는 주장을 어떻게 생각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