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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나의 플레이리스트 : HONNE - 잔잔한 여름의 기억을 다시 깨운 그들의 음악 [음악]

여유롭고 잔잔한 초록색 분위기

by 이호준 에디터
2025.10.25 19:29

 

 

2017년 잠시 뉴욕에서 지낼 때가 있었다.

   

당시 음악에 일가견이 있던 룸메이트 형을 따라 뉴욕에서 열리는 한 음악 페스티벌에 간 적이 있다. 거기서 가장 먼저 관람한 공연이 지금 소개할 ‘혼네(HONNE)’의 무대였다. 형의 말에 따르면 요즘 대중음악 시장에서 가장 핫한 뮤지션이라고 했다.


나는 당시 혼네의 음악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때의 분위기는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처음으로 간 해외의 음악 페스티벌, 드넓은 초원 위에서 나른한 오후 시간에 맞이한 그들의 몽환적인 사운드.


그때의 분위기가 내 머릿속에 남아있는 마지막 음악 페스티벌의 기억이다.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 입대를 하였고, 전역을 한 이후 코로나 시대가 열렸으며, 코로나 시대가 끝날 때쯤 회사에 입사하여 직장인의 삶을 살게 되었다. 그때 이후로 음악 페스티벌을 즐길 수 없게 된 것이었다.


시간이 지난 2023년 여름, 가장 좋아하는 밴드 중 하나인 블러가 일본의 한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오른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렇게 나는 여름휴가 일정을 맞추어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무려 6년 만에 가는 음악 페스티벌이었다.


악명높기로 소문난 일본의 여름 더위 속에서 맞이한 넓은 들판 위에서, 저마다의 모습으로 음악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 슬슬 머릿속에서 지워지려 했던 페스티벌의 낭만이 다시 한번 느껴진 순간이었다. 그 기대와 설렘 속에서 혼네를 다시 한 번 마주할 수 있었다.


해당 페스티벌에 혼네가 출연한다는 사실은 이전부터 공개된 출연 라인업을 통해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엔 그들의 음악을 미리 들어보았다. 페스티벌 애호가들 사이에서 흔히 말하는 ‘예습’이란 것을 하고 간 것이다.

 

 

HONNE 'Warm On A Cold Night'

 

 

우선 그들의 데뷔 앨범에 수록된 ‘Warm On A Cold Night’을 들었다.

 

이미 국내 CF를 비롯하여 다양한 곳에서 해당 음악이 사용되었고, 나 역시 아는 노래였다. 이 곡이 2016년에 발매되었으니, 내가 혼네의 무대를 처음 보았을 때도 이 곡을 라이브로 들었을 것이다.

 

 

HONNE 'Day 1'

 

 

다음으로 들은 곡은 ‘Day 1’.

 

이 곡 역시 국내에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곡이다. ‘Warm On A Cold Night’과 더불어 혼네를 대표하는 곡으로, 위 두 곡은 대부분의 공연 셋리스트 중 후반부를 장식하는 곡이다. 특히 신스팝을 주력으로 하는 혼네의 음악 중에서도 ‘Day 1’은 밝고 신나는 분위기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Day 1’과 동일 앨범에 수록된 ‘Me & You’ 또한 밝은 분위기의 그루브를 갖고 있는 곡이다. 특히나 국내 팬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 해당 곡의 뮤직비디오를 광주에서 촬영했기 때문이다.

 

혼네는 이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해에 거쳐 내한 공연을 펼치는 등 남다른 한국 사랑으로도 유명하다.

 

 

HONNE 'Me & You'

 

 

이에 국내에서도 많은 팬을 보유한 혼네이지만, 무엇보다 국내에서 혼네의 음악이 많은 인기를 구사할 수 있었던 것에는 그들의 음악에 있다.

 

신스 사운드에 기반한 심플한 사운드에서 비롯된 그들의 음악은 전형적인 팝 음악에 비해 훨씬 정서적이고 따뜻한 느낌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혼네의 음악 스타일이 국내 인디 신에서 유행하던 로우파이 스타일의 음악과 절묘하게 맞물리며 자연스럽게 국내 대중음악 팬들의 취향 속으로 스며든 것이다.


세련미와 따뜻함을 동시에 품은 혼네의 음악에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잠시 멈춰 숨을 고르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마치 내 머릿속에 기억되던 음악 페스티벌의 여유롭고 잔잔한 초록색 분위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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