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Opinion] 9월을 닮은 플레이리스트 [음악]

9월을 물들여준 다섯 장의 앨범들

by 김희정 에디터
2026.10.02 11:22
이 브라우저에서 최근 읽은 글입니다.
      이전에 읽던 글입니다.

      나는 달마다 듣는 곡의 분위기가 꽤 바뀌는 편이다. 아무래도 날씨의 영향도 있지만, 새로운 달이 시작되면 평소 듣던 곡이 아니라 다른 곡을 들어보고 싶기 때문이다.

       

      9월에는 지난여름과는 또 다른 새로운 곡들을 많이 찾아 들었다. 가을이라는 계절에 맞게 슴슴하면서도 청명한 곡들을 플레이리스트에 잔뜩 추가했다. 그래서 9월에 들었던 앨범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산보 – 룸펜


       

       

       

      지난 9월을 산보의 달이라고 소개해도 될 정도로 산보의 앨범들을 정말 질리도록 들었다. 산보는 친한 언니가 추천해 줘서 알게 된 밴드였는데, 너무 내 취향이라 계속 찾아 듣다가 최근엔 라이브 공연까지 보러 갔었다.

       

      룸펜 앨범은 첫 트랙 ‘Getawayfromme’부터 청명한 가을의 느낌이 가득하다. 어딘가로 달려가는 듯한 분위기가 시원한 가을 하늘을 떠올리게 한다. 룸펜 앨범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트랙이기도 하다.

       

      룸펜의 곡들은 왠지 우울하면서도 청량하다. 이런 묘한 분위기가 굉장히 매력적이다. 곡의 가사들도 솔직하고 날것의 느낌이 가득해서, 듣고 있으면 괜히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일기장을 곡으로 옮겨 둔 느낌이 들어 좋다.

       

       

       

      산보 – 아니카


       

       

       

      산보의 두 번째 앨범이다. 아니카 앨범은 룸펜보단 좀 더 밝고 시원하다.

       

      두 앨범 모두 서로 다른 매력이 있어서 좋다.

       

      아니카 앨범에서는 ‘고상’을 가장 좋아한다. 산보 특유의 청량함이 잘 느껴지기도 하고, 무엇보다 도입부가 정말 좋다. 나는 곡을 들을 때 도입부를 꽤 중요하게 생각한다. 첫인상이 좋으면 그 분위기를 따라 곡을 끝까지 듣게 되기 때문이다.

       

      비슷한 느낌으로 ‘저기요’와 ‘앗차차’라는 곡도 좋다. 시원하고 슴슴한 도입부가 내 취향이다.


       

      자전거에 올라타면
      어디든지 갈 수 있다고
      소리치던 널 보고 싶었어

      고상한 카페에 앉아
      부끄러운 게 재밌었던
      너희는 지금 어디에 있어

       

       

      ‘저기요’의 가사도 정말 공감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어릴 적 늘 함께였던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쉽지 않아진다. 다들 저마다의 삶이 있고, 각자의 하루가 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학교에 모여 같은 것을 공유하던 친구들과 이제는 점점 다른 세상을 보게 된다는 게 새삼 슬프다. 그래서인지 왠지 그 시절의 동심을 잃고 싶지 않다. 그런 부분을 잘 표현한 것 같아서 이 가사가 유독 마음에 남는다.

       

      산보의 곡들은 전부 내 취향이다. 얼른 다음 앨범도 나오면 좋겠다.

       

       

       

      다브다 – ON(百)


       

       

       

      다브다라는 밴드는 올해 펜타포트에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빠른 비트와 청량한 사운드가 좋아서 요즘 자주 듣고 있다.

       

      나는 ‘DDDD!’라는 곡을 정말 좋아한다. 왠지 항해하는 듯한 느낌의 신나는 비트와 꿈을 좇는 듯한 가사, 신비로운 분위기가 굉장히 잘 어우러진다. 다브다의 곡들은 전체적으로 사이키델릭한 느낌이 강한데도 묘하게 한국적인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이 독특한 분위기가 좋다.

       

      왠지 모험을 떠나는 듯한 앨범의 구성이 참 좋다. 다브다의 라이브 무대를 꼭 보고 싶다. 정말 멋질 것 같다.

       

       

       

      실리카겔 – Ballad for you


       

       

       

      실리카겔은 특유의 분위기를 꾸준히 이어가는 밴드 같다. 하나의 색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게 사실 쉬운 일이 아닌데, 실리카겔의 곡들은 늘 몽환적이고 사이키델릭한 분위기가 묻어난다.

       

      사실 이번 앨범은 ‘쇠맛’이 덜 느껴지긴 한다. 하지만 왠지 초창기 곡의 느낌이 나서 나는 오히려 이번 앨범이 더 좋았다. 실리카겔 노래치고 잔잔하고, 가을에 듣기 좋은 느낌이다.

       

      나는 두 번째 트랙 Melatonin 88mg을 가장 좋아한다. 신디 소리가 정말 좋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내 취향이다. 제목처럼 왠지 멜라토닌 먹고 꾸는 꿈같아서 빠져드는 느낌이다.

       

      타이틀 곡도 좋다. 만파식적이라는 제목처럼 동양적인 느낌이 강한 곡이고, 뭔가 흐릿하고 뿌연 느낌이 든다. 전체적인 앨범의 느낌도 푸른 안개가 낀 새벽녘 느낌이라, 신비로운 분위기 속으로 빠져드는 기분이다. 정말 좋다.

       

       

       

      라이프 앤 타임 – LAND


       

       

       

      경쾌한 락 사운드와 잔잔한 분위기가 함께 어우러지는 재미있는 앨범이다. 고등학생 때 이 앨범의 ‘빛’이라는 곡을 정말 많이 들었는데, 이렇게 전 곡을 들은 건 이번 9월이 처음이다.

       

      나는 이 앨범에서 1번 트랙 ‘급류’와 2번 트랙 ‘My Loving City’가 이어지는 느낌을 정말 좋아한다. 강렬한 도입부와 경쾌한 기타 소리가 정말 좋다. 특히 ‘My Loving City’는 영국 락 밴드의 음악을 듣는 듯 하면서도 영화 주제곡 같은 느낌이 들어서 듣고 있으면 정말 신난다.

       

      가장 유명한 트랙 ‘빛’은 왠지 허무한 느낌이 드는 곡이다. 사실 이 곡으로 라이프 앤 타임을 처음 알게 되어 우울하고 잔잔한 느낌만 강한 줄 알았는데, 강렬한 느낌의 곡도 많아서 매력적인 밴드라는 생각이 들었다. 꽃, 빛, 숲으로 이어지는 트랙의 흐름도 굉장히 좋다.

       

      라이프 앤 타임은 아쉽게도 지금은 활동하지 않는다고 한다. 라이브를 언젠가 꼭 보고 싶은 밴드다. 제발 다시 활동을 시작했으면.

       

      *

       

      이렇게 9월에 들었던 앨범들을 모아 보았다. 플레이리스트에 새로운 앨범이 하나씩 쌓이는 걸 보고 있으면 괜히 마음이 풍족해진 기분이 든다. 10월에도 어떤 앨범으로 플레이리스트를 채워 나갈지 기대된다!

       

       

       

      네임카드.jpeg

       

       

      이 이야기는 어떠셨나요?

      김희정 에디터의 인기글

      많이 읽힌 글 3편
      1. 01 [Opinion] 우리들의 여름의 꿈 - 썸머워즈 [영화]
      2. 02 [Opinion] 지난여름의 플레이리스트 [음악]
      3. 03 [Opinion] 열등감은 어떻게 이야기를 삼키는가 - 맨 끝줄 소년 [드라마/예능]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