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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내가 중학생 시절까지만 해도 내 또래의 남자들은 대부분 뮤즈의 음악을 즐겨 들었다. 그들의 대표곡 ‘Plug In Baby’, ‘Time Is Running Out’ 등은 MP3 플레이리스트에 담아놓고 허구한 날 따라 부르기 일쑤였다. 그렇게 뮤즈는 자국이 아닌 아시아의 동쪽 끝 한국에서 ‘국민 밴드’가 되었다.

 

지금은 해외 록의 인기가 비교적 줄어들고, 팝 음악을 주로 하는 솔로 아티스트가 국내에서 대세가 되었다. 그럼에도 지난해 뮤즈가 내한 공연으로 한국을 방문했을 때, 여전한 인기를 체감할 수 있었다. 뮤즈의 음악을 듣고 자란 내 또래는 물론, 우리 또래의 앞길을 걸었던 선배들과 뒤따르고 있는 후배들까지. 비록 뮤즈의 음악적 전성기는 지났다고 할지언정 지금까지도 국내에서 그들의 인기는 여전히 높았고, 그 위상 또한 이어지고 있었다.

 

이처럼 뮤즈는 국내 거의 모든 해외 록 팬들이 사랑하는 밴드이자, 내한 공연 떼창 문화의 원조 격이라 할 수 있다. 그들의 커리어 혹은 대표곡에 대한 정보는 이미 국내 각종 포털 및 플랫폼에 차고 넘친다.

 

나 또한 어린 시절부터 뮤즈의 오래된 팬으로서, 각 앨범별로 상당히 주관적인 나의 ‘최애곡’을 소개해 볼까 한다.

 

 

 

'Fillip' (1집 'Showbiz')



 

 

뮤즈의 전성기는 2집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에, 1집 수록곡들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오래된 골수 뮤즈 팬들은 1집을 상당한 명반으로 쳐주고 있는데, 그만큼 1집에는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명곡들이 존재한다. 나 역시 다른 앨범에 비해 오히려 1집에서 최애곡을 뽑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그렇게 어렵게 선택한 곡은 3번 트랙 ‘Fillip’이다. 뮤즈 초창기 곡들에 묻어 있는 날것의 개러지 사운드는 물론, 뮤즈 음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변화된 송폼 속에서 곡의 분위기를 바꾸어내는 퓨전적인 효과까지 즐길 수 있는 곡이다.

 

아마도 나뿐만 아니라 많은 뮤즈 팬들이 1집 시절의 이러한 날것이면서도 신선한 사운드를 그리워할 것이다.

 

 

 

'Citizen Erased' (2집 'Origin of Symmetry')


 

 

 

2집의 최애곡 ‘Citizen Erased’ 역시 1집의 ‘Fillip’을 최애곡으로 뽑은 것과 비슷한 이유에서 선택한 곡이다. 우선 다른 곡들과 달리 이 곡은 드럼 비트를 먼저 작업한 후 악기 세션을 구성했기 때문에 상당히 독특한 리프를 갖고 있다.

 

날것의 1절, 절제된 2절을 지나 모든 악기와 보컬이 폭발하는 3절을 거치고 나면, 음악은 날카로운 기타 사운드에서 잔잔한 피아노 사운드로 변화하며 전혀 다른 분위기로 이어진다.

 

7분이 넘는 긴 곡이지만, 이 곡을 다 듣고 나면 마치 한 편의 뮤지컬을 본 듯한 긴 여운이 마음속에 남는다.

 

 

 

'Thoughts of a Dying Atheist' (3집 'Absolution')


 

 

 

뮤즈의 최고 명반으로 손꼽히는 3집에서도 내가 가장 애착하는 곡은 ‘Thoughts of a Dying Atheist’이다.

 

이 곡이야말로 나만 알고 싶은 뮤즈 초창기의 명곡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앨범부터 뮤즈는 록과 팝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음악적 시도를 했고, 그 결과 ‘Time Is Running Out’으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앨범 후반부의 ‘The Small Print’와 더불어, 나의 최애곡인 ‘Thoughts of a Dying Atheist’는 뮤즈 초창기 앨범 중에서도 가장 날것의 소리를 잘 간직하고 있는 보석과도 같은 곡이다.

 

 

 

'Map of the Problematique' (4집 'Black Holes and Revelations')


 

 

 

이 앨범의 ‘Map of the Problematique’ 역시 어릴 적 굉장히 많이 듣던 곡이다.

 

무엇보다 인트로의 짧고 굵은 피아노 리프와 베이스 리프가 인상적이다. 특히 베이스로 연주 가능한 음역대 중에서도 가장 높은 음을 사용하는 인트로 부분은, 나에게 이렇게도 베이스 사운드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었다.

 

이 곡의 앞 트랙인 ‘Supermassive Black Hole’과 ‘Starlight’는 전형적인 밝은 브릿팝 느낌으로 국내를 포함한 전 세계의 사랑을 받았다. 이 두 곡이 포함된 4집 앨범이 뮤즈 커리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뮤즈의 암울하고 몽환적인 사운드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Map of the Problematique’가 이 앨범의 베스트 트랙이다.

 

 

 

'MK Ultra' (5집 'The Resistance')


 

 

 

뮤즈의 찐팬이라면 5집 수록곡 ‘MK Ultra’의 가치를 절대로 낮게 평가할 수 없을 것이다.

 

뮤즈는 5집 앨범의 ‘Uprising’을 필두로 그래미 어워드를 수상할 정도로 세계적인 반열에 올라섰고, 그들의 위치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음악 스타일 또한 이전에 비해 파격적으로 변화한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MK Ultra’의 기타 리프에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옛 뮤즈 특유의 날카로우면서도 뭉클한 감정이 담겨 있다.

 

마치 2집의 ‘Plug In Baby’를 떠올리게 하듯 말이다.

 

 

 

'Animals' (6집 'The 2nd Law')


 

 

 

‘Madness’의 대히트로 다른 수록곡들이 특히 많이 묻혔던 앨범이지만, 이 앨범에도 여전히 좋은 곡들이 많다.

 

내가 뽑은 최애곡은 ‘Animals’이다. 적당한 긴장감을 주는 드럼 비트 위에 현란하게 움직이는 베이스 리프, 그리고 중간중간 덧붙여지는 기타 라인이 솔로를 시작할 때면, 최소한의 악기들이 최대한의 역할을 해내며 곡을 이끌어간다.

 

사운드는 절제되어 있지만, 오히려 그만큼 더 꽉 차 있는 느낌을 받게 되는 곡이다.

 

 

 

'Aftermath' (7집 'Drones')


 

 

 

7집 앨범은 다른 앨범들과 달리 각 수록곡들이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해 나가는 콘셉트 앨범이다.

 

마지막 두 트랙은 이 이야기의 서로 다른 두 가지 결말을 제시하는데, ‘Aftermath’는 그중 한 곡이다. 이 곡은 앞선 트랙들에서 쌓아온 긴장과 서사를 풀어내며, 비교적 서정적이고 여운을 남기는 분위기로 마무리되는 곡이다.

 

앨범 전체의 흐름 속에서 들었을 때 그 의미가 더욱 크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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