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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오피니언] 누군가를 위해 부르는 우리의 노래가 영원한 청춘의 순간으로 기억되길 - 데이식스 FOREVER YOUNG [공연]


‘나는 영원을 믿는다.’


이 첫 문장을 보자마자 김지민 에디터 님을 뵙고 싶었다. 그다음, 다음, 다음 문장에서는 내 속내를 들킨 기분에 흠칫 놀랐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이 있느냐 없느냐를 논쟁하자는 것이 아니라 이 순간 나를 스치는 감정이, 생각이, 그리고 나를 둘러싼 것들이 영원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꽤 최근까지 영원한 것은 절대 없다고 다분히 회의론자처럼 굴었던 나의 모습이 문장 위로 겹쳐 보였다. 그렇게 티타임 기회가 주어지고, 나는 주저 없이 김지민 에디터 님을 뵙기로 마음먹었다.

 

 

 

밴드, 덕질, 그리고 낭만


 

김지민 에디터는 티타임 요청에 흔쾌히 응해주었고, 덕분에 우리는 후덥지근한 5월의 광화문에서 더없이 시원하고 유쾌한 시간을 보냈다. 이야기할수록 우리는 더 많은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 거주 지역부터 학창 시절 좋아했던 아이돌 그룹, 그리고 베이스를 좋아하는 것 까지 겹치는 무언가가 꽤 많았다.

 

[오피니언] 이 순간이 영원할 것처럼 [공연]

 

그렇게 우리의 이야기는 물 흐르듯 ‘밴드 덕질’ 이야기로 흘러갔다. 김지민 에디터는 성인이 된 이후, 다시는 전처럼 케이팝 아이돌을 좋아하지 않을 줄 알았다고 했다. 그런 그를 또다시 팬으로 만든 팀은, 바로 ‘데이식스’였다.


김지민 에디터는 밴드 입덕 초기인 내게 거리낌 없이 직접 촬영한 영상을 보여주었다. 데이식스 콘서트에서 멤버들을 가까이 찍은 영상부터 360도로 돌아가는 무대 영상 등. 영상으로만 봐도 청춘의 기쁨과 슬픔, 고통과 행복을 노래하는 데이식스에 대한 애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청춘을 노래하는 데이식스의 결성부터 그들이 걸어온 길, 멤버들의 일화와 그들이 발매한 곡들까지. 우리의 이야기는 계속해서 밴드부터 덕질까지 관련된 새로운 주제들로 뻗어나갔다. 특히 김지민 에디터는 오피니언 ‘내 꿈★은 락스타’에 대해, 밴드 음악을 좋아해 기타까지 배우게 된 이야기를 풀어냈다. 


[오피니언] 내 꿈★은 락스타 [음악]


기타를 배운 지는 이제 막 5개월 차에 접어들었지만, 벌써 네 곡이나 연주할 수 있다고 했다. 나 역시 베이스 기타에 관심이 있어 기타 학원에 대해 이것저것 질문을 드렸는데, 사소한 질문에도 친절하게 답해주셨다.

 

자연스레 이야기는 밴드 음악으로 이어졌고, 데이식스는 워낙 명곡이 많기로 유명하다 보니 문득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가장 좋아하는 곡 한 가지를 고르라고요? 너무 어려운데요(웃음). 데이식스 노래는 장르와 분위기가 다양해서 고르기 어려운 것 같아요.”


고심 끝에 김지민 에디터는, 콘서트에서 듣고 싶은 곡으로 영케이의 ‘let it be summer’를 말했다.

 

 

  

 

한평생

Let it be summer

눈물마저 얼어

버릴 날이 와도

잊지 않게

녹여 버릴 수 있게

계속 간직할게

오늘의 여름을

 

-  Young K(DAY6), 'let it be summer' 中

 

 

집에 돌아오는 길에 들어본 ‘let it be summer’는 영케이의 청량하고 신나면서 어딘가 아련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곡이었다. 소중한 순간의 기억을 영원히 간직함으로써 눈물마저 얼어버릴 날들을 이겨내겠다는, 더없이 청량하지만 그 속에서 간절함이 느껴졌다. 밝은 에너지 속에 어딘가 단단한 심지가 느껴지는 김지민 에디터와 꽤 닮은 음악이었다.


‘덕질’은 멀리서 보면 그저 닿을 수 없는 대상을 좋아하는 것 이상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현실에서 이상을 이뤄나가는 사람들을 응원하고, 또 그런 마음으로 ‘나’를 응원하는 일이기도 하다. 김지민 에디터에게 있어 그런 ‘낭만’을 품고 살아가는 일이 중요함을 느낄 수 있었다.


 

 

아트인사이트 에디터로서 글을 쓰는 일



[오피니언] 밴드 붐은 온다 ① - 아이돌 밴드 편 [음악]

[오피니언] 밴드 붐은 온다 ② - 인디 밴드 편 [음악]


김지민 에디터는 오피니언 ‘밴드 붐은 온다’ 시리즈를 통해, ‘데이식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내 밴드를 소개했다. 1편에서는 아이돌 밴드, 2편에서는 인디 밴드들의 특징과 추천곡을 다루었고, 본 시리즈는 밴드를 사랑하는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기도 했다.


“이렇게 많은 분이 제 글에 관심을 가져주실지 정말 몰랐어요.”


김지민 에디터는 오피니언 ‘밴드 붐은 온다’ 시리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예상보다 많은 관심을 받은 글이 아직도 어색하다는 그는, 사실 모든 밴드를 잘 아는 건 아니라며 겸손하게 말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함께 글을 쓰는 에디터 입장에서 ‘글의 무게’에 대해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김지민 에디터는 다수에게 공개되는 플랫폼에 글을 쓴다는 일에 꽤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는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며 비평과 평론에 관심을 키워온 영향도 컸다. 매번 원문을 읽고 단어의 의미를 분석하는 리포트 과제를 시행하다 보니 자연스레 해당 방향으로 관심이 가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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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생각하는 잘 쓴 글의 기준은, 짜임새 있는 글이었어요. 주제와 구조가 일치하고 명확한 글이죠.”

 

평론이야말로 깊은 사유와 견고한 짜임으로 이루어진, 어찌 보면 꽤 무거운 글이다. 실제로 김지민 에디터의 오피니언 중 ‘뮤지컬에 드러난 그로테스크 미학: 겉모습 뒤에 숨겨진 진실’은 문화예술 작품의 특징을 깊이 있게 다루고자 했던 의도가 느껴졌다. 

 

[오피니언] 뮤지컬에 드러난 그로테스크 미학: 겉모습 뒤에 숨겨진 진실 [공연]

 

김지민 에디터는 세상에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너무 많게 느껴진다고도 말했다. 나 역시 같은 과정을 거치고 있는 에디터로서 큰 공감이 가는 대목이었다. 


“이런 걸 써도 되나 싶었는데, 아트인사이트 대표님께서 ‘좋아하는 걸 하시면 된다’고 말씀해 주셔서 조금씩 생각을 바꿀 수 있게 되었어요.”


아트인사이트의 에디터로 활동한다면 한 번쯤은 고민해 봤을 지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멋진 글을 쓰는 사람은 너무 많고, 그에 비해 나의 글을 어딘가 부족해 보이기 일쑤다. 같은 과정을 겪고 있는 또 한명의 에디터로써 크게 공감했다.


‘글’에 대해 조금씩 생각의 폭을 넓혀가고 있는 김지민 에디터. 그의 다음, 그다음 글들이 계속해서 기대되고 기다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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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글을 써야 한다는 자각도 잊은 채,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 나눈 시간이었다. 처음 뵈었지만 10년은 알고 지낸 사이처럼 느껴진 건, 따뜻하고 유쾌하게 대해주신 김지민 에디터님 덕분이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이번 티타임을 통해 단지 취향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 서로의 세계를 들여다보고 그 세계를 조금씩 넓혀가는 경험을 했다. 좋아하는 노래를 이야기하고, 글쓰기에 대한 고민을 나누며, 서로에게 새로운 배움이 되었다는 느낌이 남는다. 다음 만남에는 어떤 노래를 함께 듣게 될지, 또 어떤 이야기를 나누게 될지 벌써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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