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라이브 공연을 사랑하는 음악 팬들에게 가장 설레는 계절이다.
콘서트, 페스티벌, 대학축제 등 가수들의 라이브 공연을 가장 다채롭게 즐길 수 있는 계절이 바로 봄이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페스티벌은 다른 형태의 공연보다 좀 더 자유롭고, 다양한 음악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하루 동안 시간대별로 여러 아티스트들이 무대에 올라 각자의 음악을 선보이고, 관객들은 공연장 안과 밖을 자유롭게 오가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매력을 지녔다.
지난주 토요일, 그런 봄 페스티벌의 시작을 알리는 ‘2025 Soundberry Theater’ 현장에 다녀왔다. 실내에서 열리는 페스티벌답게 날씨 걱정 없이 쾌적하게 즐길 수 있었고, 아티스트들과 관객 사이의 거리감도 훨씬 가깝게 느껴졌다.
이날 무대에 오른 아티스트들은 봄이라는 계절의 분위기와 딱 어울리는 감성과 에너지를 선사했다. 나와 일행은 소수빈이 무대를 맡는 시간대에 도착해 공연을 관람하기 시작했다.
부드럽고 따뜻한 음색의 소수빈은 본인의 자작곡과 ‘싱어게인3’에서 불렀던 곡들을 선보였다. 음색과 특유의 감성이 탁월한 뮤지션임은 알았지만, 라이브 실력 또한 대단했다.
뒤이어 등장한 죠지는 몽환적이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로 공연장의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음원으로는 익숙한 목소리였지만, 관객과 눈을 맞추고 웃으며 소통하는 순간에서도 그의 또 다른 매력이 드러났다.
페스티벌에는 밴드 사운드가 빠질 수 없다. 엔플라잉은 군전역 후 멤버 전원이 함께하는 첫 완전체 페스티벌이라는 점에서 팬들의 기대가 컸고, 그 기대에 부응하듯 폭발적인 에너지로 무대를 가득 채웠다.
50분이 넘는 시간 동안 멘트 타임도 거의 없이 공연을 했는데도 지친 기색이 하나 없었다.
오랜만에 페스티벌에서 만나는 로이킴의 무대는 진심이 담긴 목소리 덕분에 더 깊게 와닿았다. ‘봄봄봄’, ‘그때 헤어지면 돼’ 등 그의 대표곡들을 따라 부르는 관객들의 목소리가 공연장을 채웠고, 미발표 신곡 또한 라이브로 선공개하며 팬들의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마지막은 단연코 페스티벌의 베테랑이라고 할 수 있는 10CM였다. 유쾌하면서도 감미로운 특유의 음악과 라이브에서만 느낄 수 있는 소소한 애드리브와 멘트들이 관객들과 완벽한 호흡을 만들어냈다.
탄탄한 라인업 뿐만 아니라 공연 운영 측면에 있어서도 주최 측의 세심한 노력이 돋보였다.
페스티벌을 즐기는 관객들이 원활하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질서 유지에 힘을 기울였으며, 입장과 대기, 소지품 검사 등 다소 민감할 수 있는 부분에서도 관객을 배려하는 마음이 돋보였다. 덕분에 전반적으로 쾌적한 분위기 속에서 페스티벌을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
올해 첫 음악 페스티벌인 사운드베리 씨어터는 봄의 시작을 감미롭게 열어주었다. 몸은 가볍게, 마음은 풍성하게 채워진 하루였다.
다가올 봄이 더 기대되는 이유가 또 하나 늘었다.